기고-경남지역 교통안전문화 향상이 시급
기고-경남지역 교통안전문화 향상이 시급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4.02 16:02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상권/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안전관리처장
박상권/한국교통안전공단 경남본부 안전관리처장-경남지역 교통안전문화 향상이 시급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만 169명이 사망하였지만 경남에서는 아직까지 사망자가 없어 다행이다. 하지만 경남은 교통사고로 인해 올해 초부터 삼개월동안 73명이 사망하였고, 전년 동기간에 사망한 55명보다 18명이나 급증하였다. 이런 사실의 심각성을 도민 모두가 인식하고 코로나 사태 못지않게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교통안전문화를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심각한 음주운전 행태는 근절되어야 한다. 음주운전으로 인명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윤창호법’이 지난 2018년 12월 18일(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2019년 6월 25일(도로교통법 개정안)에 시행 된지도 벌써 이 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계속해서 홍보하고 있지만 경남지역에서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여전히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난 2월 29일 오후 5시 30분경 거창군 웅양면 군암리 구수마을 입구 내리막 도로에서는 3명이 죽고 3명이 중상을 당한 대형교통사고는 고령운전자(70대, 남, 혈중알코올 0.09%)의 음주운전이 주요원인으로 판명되었다. 사고 트럭(1톤 포터 더블캡)은 도로 우측으로 이탈해 조수석 쪽 바퀴가 배수로에 빠져 내려가면서 전신주와 철제기둥을 잇따라 충돌하였다. 탑승객인 모씨(50대, 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거창읍으로 이동하던 중 발생한 이번 사고로 축하받아야 할 당사자도 고인이 되었다. 3명을 죽이고 부상당해 살아남은 고령 음주운전자 자신도 죽고 싶은 심경일 것이다.

탑승객 전원 안전벨트 미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생명끈인 안전띠의 중요성을 상기시킨 사고였다. 음주운전을 안했으면 사고는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탑승자가 안전벨트만이라도 맸더라면 사고피해는 최소화 될 수도 있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운전자의 음주를 인지했음에도 설마 무슨 일이 있겠는가라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동승한 결과,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사람들의 보험금 등 사후처리도 난항을 겪고 있다. 작은 농촌마을에서 일어난 대형교통사고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들 가족의 슬픔과 고통 등을 생각하면 교통안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사고원인에서도 보여주듯이 경남지역의 교통안전문화의 수준을 단면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년도 경남지역의 (운전행태, 보행행태, 교통안전 등 다양한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교통문화지수는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14위로 하위권이었다. 19년에는 9위로 중위권에 진입한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항목별로 보면 정지선 및 안전띠 착용률 등을 나타내는 운전행태는 15위, 무단횡단 등을 나타내는 보행행태는 9위였다. 다행히도 교통사고 실태 등을 나타내는 교통안전은 6위를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시민의 교통문화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하위권에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교통문화지수가 상승한 결과는 교통위반 단속강화 등으로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감소시킨 성과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경남지역 19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82명으로 18년 320명에서 38명이나 줄였고, 08년(551명) 이후 11년간 계속 감소시키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급증한 교통사고 사망자로 인해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교통문화지수를 향상시킨 견인차 역할을 했던 교통사고 감소세가 금년부터 급증가세로 전환되어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22.4%로 전국 평균 36.6%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운전행태 및 무단횡단 금지 등 보행행태와 더불어 집중적인 교통문화개선이 필요하다. 나아가 교통안전을 위한 도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사고를 줄이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깨달아 교통법규는 물론 기본적인 교통안전수칙을 지켜 나가야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