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좋은 운명을 끌어당기는 명당의 조건(2) 생기(生氣)라는 것은 천기(天氣)라고도 하는데, 우주자체에서 발생하는 기운이다. 이 기운은 물질을 관통하면서 영혼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역에서는 이 기운을 천의 기운이라고 하며, 자연과학에서는 타키온(tachyon, 빛보다 빠른 가상의 소립자)이라고 한다. 맥의 기운은 흐를 만한 곳에서 흐르지 아무 곳에서나 흐르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흐르고, 물이 흐르고, 구름이 흐르고, 철새가 흐르고, 기온이 흐르고, 야생동물이 흐르고, 자동차가 흐르고, 형상이 흐르고, 영혼도 흐르고, 별도 흐른다. 흐르는 모든 것을 풍이라고 한다.
터를 고르는 두 번째 조건은 택(宅) 즉 ‘안처(安處)’이다. 즉 편안한 장소를 의미하는데, 안처는 주역에서 택, 즉 연못으로 표현하는바, 이는 기운을 쌓아두는 기능을 한다. 안처는 적당히 막혀 아늑함이 있어야 한다. 바람이 심하게 통하는 곳은 안처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최소한 두 면이 가려 있어야 한다. 사면이 다 막혀 있으면 이는 맥이 나쁜 것이고, 사면이 다 열려 있으면 안처가 성립 될 수 없다. 영혼은 아늑하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고 어디론가 이동하고 싶어 한다. 인체는 나쁜 장소에 있을 때 체력소모가 극심해진다. 아주 나쁜 곳은 정신에도 손상을 준다. 무덤은 맥을 중시하고 산 사람의 집터는 안처를 더 중시한다. 서울은 산으로 둘러져 있어 거대한 안처이다. 산이 병풍 역할을 한다. 서울 주변에는 명산(북악산·남산·인왕산·낙산)이 둘러싸고 있어서 이들 산의 기운이 서울로 쏟아 붙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땅을 고를 때 조물주가 만든 아름다움을 잘 보고 선택해야 한다. 산의 아름다움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은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한반도를 ‘신선의 땅’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산의 아름다움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하늘의 섭리가 깃들어 있다. 아름다움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햇빛이다. 좋은 땅에는 반드시 햇빛이 잘 들어야 한다. 어둠침침하면 명당이 될 수 없다. 서산대사는 금강산보다 묘향산이 아름답다고 말 한 바 있고 그곳에서 평생 머물렀다. 유명 사찰이 있는 곳은 대부분 아름다운 곳이다. 아름다운 터는 우리가 그것을 소유할 수는 없어도 자주 찾아가 보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축복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의 어는 철학자가 말했다. ‘대자연은 아름다워지기 위해 존재하므로, 인간은 이를 따라야 한다’
다섯 번째 조건은 위엄(威嚴: 賴)이다. 대체로 지역을 억누르는 듯한 느낌을 주면 위엄이 있는 것이다. 무덤의 터도 주변을 압도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좋다. 이리저리 통로가 많은 터는 권위가 없다. 역사 속의 주요 성(城)들은 위엄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위엄 있는 터는 주변을 호령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지리산은 장엄하고, 금강산은 아름답고, 백두산은 위엄이 있기는 하지만 아름답지는 않다. 평지 중에도 권위가 있는 곳은 광화문 사거리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는 곳은 이름과 함께 권위가 있다. 권위가 있는 곳에 살면 건강해지고 권력운이 생긴다. 약한 터에 살면 운도 약해지고 강한 터에 살면 강해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여섯 번째 조건은 거대함이다. 거대함이란 땅의 면적이 넓은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육중함을 뜻하는데, 주역의 괘상으로 산이다. 산은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을 상징한다. 백두산이 여기에 해당한다. 앞쪽으로 좌청룡(左靑龍)과 우백호(右白虎)가 있다면 그것을 거느리는 터는 육중하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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