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좋은 운명을 끌어당기는 명당의 조건(3)
칼럼-좋은 운명을 끌어당기는 명당의 조건(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4.13 15:4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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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좋은 운명을 끌어당기는 명당의 조건(3)

집이란 벌판에 홀로 있어서는 안 된다. 하다못해 바윗덩어리라도 옆에 있어야 한다. 기댈 곳이 없으면 흔들리는 법이다. 소도 들판에 혼자 있으면 불안해하고 근방에 흙더미라도 있어야 편안해 한다. 필자가 산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 소를 산에 풀어 놓고 해질 무렵에 찾으러 가보면 풀을 배불리 뜯어 먹고는 쉬고 있는데 그곳은 무덤 옆이거나 흙더미가 도톰한 곳이었음을 터를 공부하면서 새삼 깨닫게 된다. 터란 부동의 자세가 필요하다. 안으로 굳건히 자세를 지키고, 밖으로 위엄을 나타내야 한다. 한옥의 예를 들면 돌담이란 집의 요동을 막아주고 지붕위의 기와는 위엄을 나타낸다.

터에 바윗덩이가 있는 것은 그 자체가 산의 의미가 되므로 안정력을 증강시킨다. 그래서 우리는 정원에 아름다운 정원석 한 개를 많은 돈을 투자하여 놓으려고 한다. 어려서 돌을 많이 보고 자란 사람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민족이나 국가도 기댈 산이 없으면 융성하지 못하는 법이다. 칭기즈칸이 한때 세력을 크게 뻗쳤지만 결국 쓰러지고 말았는데, 이는 산의 기운이 약했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사용한 깃발도 산의 역할을 하는바, 군인들은 깃발 있는 곳에서 안정을 취할 수 있다. 집 바로 옆에 바위들이 많으면 좋은 터다. 큰 나무들도 산의 역할을 한다. 특히 오래되고 큰 나무가 있는 곳은 영혼이 의지할 수 있는 곳이다. 육중함에는 요동을 막아주는 힘이 있다.

산에서 떨어져 있어도 그 기운을 받는 거리에 있으면 좋은 터다. 산에 바위가 없고 흙더미가 흘러내리는 곳은 아주 나쁘다. 산은 작아도 단단해야 한다. 군대가 주둔하는 곳도 산이 있어야 한다. 방벽 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막힌 곳이 있으면 터는 그곳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열린 곳에서는 기운이 새어나간다. 산의 역할은 막아주고 흔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필자가 우연히 계룡산 깊은 골짝에 자리하고 있는 군부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깜짝 놀라고 말았다. 천혜의 요새이며 명당이었다. 우리 민족은 강인함이 특징인데 이는 우리 국토가 산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국토는 벌판이 적어 외교력이 빈약한 면이 있다. 소통보다는 고집이 센 민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즉 우리 국토의 풍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강한 면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품성인가! 인간은 강해지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산의 요소를 품고 살아야 한다.

일곱 번째 조건은 땅(地)이다. 먼저 땅의 조건은 넓이다. 아무리 좋은 터라도 어느 정도 넓어야 한다. 광활하지는 않아도 옹졸한 집 한 채를 겨우 지을 수 있는 터는 명당 구실을 못한다. 그리고 땅이 기울어져 있거나 길쭉하면 안 된다. 특히 기울어져 있는 땅은 그곳에서 머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평평하고 넓어도 반듯하지 않거나 들쑥날쑥하면 나쁘다. 대체로 사각형이 좋다. 주역(周易) 원전에 곤위지(坤爲地) 괘를 설명하는 대목에 ‘직방대(直方大)’라는 글이 있는데, 이는 사각형으로 반듯하고 넓다는 뜻인데 정사각형 보다는 직사각형이 좋다는 뜻이다. 또한 흙의 재질도 중요하다. 마르고 단단한 흙이 좋다. 질퍽거리는 흙은 나쁘다. 좋은 터란 배수가 잘 되어야 하며 나무와 풀이 잘 자라고 햇빛이 잘 들어야 한다, 해충이나 땅벌레 등이 많으면 나쁘다. 그리고 땅의 높이는 가급적 높은 곳이 좋으나 꼭대기는 피해야 한다. 반면 땅이 너무 낮은 곳에 있으면 기력이 약한 땅이다. 생명력이 있는 땅은 새들이 날아와 앉는 땅이다. 이런 곳은 천기(天氣)가 서려있는 곳으로 보아야 한다. 땅의 모퉁이에 샘물이 솟아나면 무병장수하고 대인관계가 좋아진다.

여덟 번째 조건은 전망이다. 먼 곳까지 훤히 보여야 하고 아름다운 경관이 보이면 더욱 좋다. 시원해야 하고 습기가 많으면 안 된다. 바람이 많이 몰아치는 곳은 사람을 들뜨게 하거나 기운을 소모하게 한다. 그러나 새 소리가 들리는 곳은 자연의 음악으로서 하늘의 음악이다. 새들은 하늘 위에서 흐르는 기운을 감지한다. 개미나 야생동물들은 땅에 흐르는 기운을 감지한다. 하늘의 음악이 들리는 곳은 축복받은 곳이다. 이런 곳에서는 몸과 마음의 회복도 빠르다. 반면 비행기 소리가 들리는 곳은 피해야 한다. 정리하면 풍수의 8가지 조건은 첫째 풍(風) 즉 맥(脈), 두 번째 택(宅), 세 번째 수(水), 네 번째 화(火), 다섯 번째 뢰(賴), 여섯 번째 산(山), 일곱 번째 지(地), 여덟 번째 천(天)이다. 우리민족은 몽골에서 시작해 중국을 거쳐 하늘이 내린 천혜의 땅 금수강산 한반도에 이르게 된 축복받은 민족이다. 영원히 번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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