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2의 신토불이로 우리농업에 새로운 활력을 기대하며
기고-제2의 신토불이로 우리농업에 새로운 활력을 기대하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4.15 16:00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성규/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진주사무소장
박성규/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진주사무소장-제2의 신토불이로 우리농업에 새로운 활력을 기대하며

지난 1월 20일 국내에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완전 종식되지 않은 채,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유행하는 팬데믹 현상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른 농업계의 어려움도 날로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감염이 우려되면서 화훼농가는 졸업과 입학 시즌 특수를 누리지 못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또 2번에 걸친 학교 개학 연기에 이어 지금은 온라인 개학으로 바뀌어 학교 급식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친환경농산물은 판로에 어려움을 격고 있으며, 외식업계의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농산물 전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다.

그 간 정부에서는 이러한 농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화훼농가 돕기 릴레이 캠페인 전개와 범국민적 꽃 생활화 촉진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고, 개학연기 등으로 친환경농산물의 판로가 막혀 가격이 하락하는 등 친환경 농가의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판로지원센터를 운영하여 판매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으며, 이 중 하나가 각 지자체에서 앞 다퉈 시행하고 있는‘친환경농산물 꾸러미사업’이며, 지금도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이스루우 판매까지 등장하면서 지역 농산물 소비촉진 활동에 저마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이러한 감염병 와중에 최근 들어 주목할 만한 일상 중 하나는 국내 식품 트렌드가 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가정 내 소비 활성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외국산 보다는 국산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칫 농산물 소비 불황이 지속될 수 있는 여건 속에 매우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국산 농산물의 애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규모 범국민 운동이 필요하다. 지역 내 생산, 지역 내 소비라는 로컬농업의 재현과 다소 비싸지만 더 안전한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가까이서 손쉽게 구매하고, 한돈·한우라면 기꺼이 소비하는 국내산 농산물에 대한 반짝 수요를 붙들어 매야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요컨대‘제2의 신토불이’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이의 연장선에서 중요하게 대두되는 과제는 식량안보라 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세계 최대 밀생산국인 러시아와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수출제한 조치를 취했고 각 국마다 자국의 농산물의 수출을 금지 또는 대폭 규제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곡물 비축량이 확대되면서 국제 곡물가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는 추세 속에 우리도 이러한 상황을 잘 극복하려면 여건을 냉정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 실천의 핵심은 첫째,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의 조성과 안전한 국내산 농산물의 소비 활성화에 그 답이 있다고 하겠다. 농업활동을 통해 농지의 형상 및 기능을 유지하여 안정적인 생산 기반의 조성과 식량 자급률을 높이고, 화학비료와 농약 등 화학자재의 사용기준 준수를 통한 안전한 먹거리의 공급 등 농업·농촌의 공익 증진을 위해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공익직불제이며, 우리 농업인들도 새로운 마인드로 임하여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두 번째는 우리 소비자의 국내산 농산물에 대한 신뢰를 한층 더 끓어 올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농산물 개방화 시대에도 큰 흔들림 없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도 소비자들의 국내산 농산물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핵심은 국내산 농산물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 항구적인 고정 고객으로 다가올 때, ‘제2의 신토불이 운동’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 확신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우루과이라운드 농업협상 타결 이후 나날이 증가하는 수입농산물에 대응하여 94년부터 농식품 원산지표시 단속을 통해 올바른 유통질서 확립과 생산단계 농산물에 대한 사전 농약 등 유해물질 검사로 안전한 농산물만 유통되도록 촘촘한 지도와 검사 망을 구축하여 시행하고 있다. 특히 PLS 시행으로 농산물에 대한 잔류농약기준이 강화되어 안전성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 친환경농산물도 수시 사후관리를 통해 인증기준에 적합한 농산물만 출하하고 있으므로, 우리 농산물에 대한 행여나 하는 불안감은 가지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말씀드리건 데, 지금 코로나로 어려움을 격고 있는 농업인을 생각하신다면 오늘 저녁 친환경 상추와 한돈 삼겹살로 가족애를 다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