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찾다(15)-송정파프리카 정대원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15)-송정파프리카 정대원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04.15 17:24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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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 수출…기본에 충실하면 가능성 있어”
▲ 정대원 송정파프리카 대표가 생산한 파프리카를 선보이고 있다.

IMF때 직장 잃고 고향 진주서 농사 18년째

농기원 등 기술습득…5200평 연간 180t 수출
평당 60kg 이상 생산·50만불 수출탑 수상
앞으로 일본에 이어 중국으로 수출길 열려


송정파프리카 정대원(60) 대표는 진주시 지수면에서 5200평 규모로 파프리카 농사를 짓고 있다. 경남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경남마이스터 대학 등 적극적으로 교육을 받으며 새 기술을 습득하고, 수출에 나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본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정 대표는 진양수출농단 대표이자, 경남수출파프리카 생산자 연합회 임원으로서 파프리카 농가의 숙원해소와 수출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신선농산물 수출 제1위 도시 진주시 지수면 송정마을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해 수출하고 있는 농업인입니다. 아울러 저는 진양수출농단 대표와 경남수출파프리카 생산자 연합회 임원을 맡아 파프리카 농가의 숙원해소와 수출확대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농장규모는 연동시설하우스 2동에 면적 5200평으로 파프리카만 재배하는데 주로 내수보다는 수출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연간 수출량은 180t 정도입니다.

-하루 일상은 어떤가요
▲계절마다 다르지만 지금은 오전 7시경 하우스에 들러 농장에서 저녁까지 정해진 시간에 맞춰 재배포장을 순회하면서 생육상태나 병해충의 발생 유무, 그리고 온습도를 점검하고 함께 일하는 외국인노동자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병해충 예찰을 매일 실시하고 있으며 혹시 병해충이 발생되면 즉시 방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작물재배에 있어 조기예찰은 병해충방제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업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틈틈이 수출농단에 사무실이 있는 선별장에 들러서 선별작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수출관련사항과 지원사업 등 행정사항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됩니다.

경남농업기술원 강소농 컨설팅을 받고 있는 정대원 대표.
경남농업기술원 강소농 컨설팅을 받고 있는 정대원 대표.

-농업을 시작하기 전 어떤 일을 하셨나요
▲우리나라 산업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 1997년 IMF 이전까지는 부산에서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만, 저 역시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외환위기 때 직장을 잃고 2003년부터 고향인 진주로 귀향한 후 파프리카를 재배하게 되었습니다.

-파프리카로 수출농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귀향을 하고 지역에 비어있는 비닐하우스를 2003년에 인수했습니다. 본격적인 영농은 2004년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당시 국내 겨울채소 가격 불안정에 따라 어려움을 겪을 시기라 저는 일본 수출 작물로 각광을 받던 파프리카를 입식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소비량에 비해 생산량이 많아 가격이 불안한 국내시장 보다는 수출가격이 정해지는 국외 시장이 전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출하기 전 농업·농촌에 대하여 갖고 있던 생각과 직접 농사를 하면서 피부로 느꼈던 것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수출농업을 하기 전에는 우리 농산물을 외국에 판매 할 수 있다는 사실과 수출농산물이 국내농산물의 가격안정에 크나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막상 수출전선에 뛰어들어보니 우리 농업이 외국보다 수출 경쟁력 등에서 불리한 부분도 있으나 기본에 충실 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유리한 점을 살려간다면 국내 농산물가격 안정과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연기후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은 농사는 예기치 못한 변수로 인하여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분야임에도 틀림이 없습니다.

-수출 파프리카 농사를 지으신지 꽤 오래 되셨는데 이제는 농업기술에 대해서는 안정화가 되었을 듯 한데 어떻습니까
▲농사를 지은 지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애로사항은 있고 오히려 처음 시작보다 지금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것이 알면 알수록 어려움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모든 이들이 느끼는 부분입니다만 진정한 농사기술은 기본에 충실히 하는 일 외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본을 이해하지 못하는 응용은 실패하기 쉽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농산물 수출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농산물 재배 시 많은 분들이 느끼는 부분이겠지만 처음 파프리카를 도입했을 때 작물에 대하여 너무나 모르는 부분이 많아 실수가 반복되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때 경남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하는 네덜란드의 첨단농업기술 교육과정인 PTC+ 과정에 참여하여 열악한 농업환경을 극복하고 첨단 시설원예 농업에 대한 내용을 연수하고 나서 나의 농장과 비교하여 문제해결을 위해 생각하게 되었고 변화를 했습니다.

이후에도 농업기술원에서 실시하는 스터디그룹 활동이나 마이스터 대학 교육을 통해 파프리카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전문기술교육을 습득 할 수 있었으며 파프리카 농업경영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초창기에 대다수의 농가는 파프리카를 7월말에 파종하여 8월 말에 정식, 11월 중하순에 수확하는 작형으로 대부분 농가가 12월 중순의 수출량이 적은 때에 수확량이 일시에 홍수 출하되어 수출가격이 kg당 100엔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국내 소비는 파프리카라는 작목에 대한 인식이 낮아 소비량이 적었던 시기였습니다.

이에 홍수출하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조기 파종에 의한 조기수확을 목표로 6월말에 파종하여 7월말에 정식, 10월 중순경부터 수확하게 되어 수확시기를 1개월가량 앞당기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이 작형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고온기에 시설 내 온도를 내려 착과를 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에어컨을 설치하여 주위 분들에게 미친놈이란 소리도 들었습니다.

파프리카의 생산비중 가장 많은 비용이 난방비입니다. 기존 경유에 의한 온풍기 난방은 유가의 변동에 따라 부담이 커지는데 공기열 히트펌프를 도입 난방비를 60%가량 절감하였습니다. 고온기에 바이러스는 피해가 많은데 이를 위해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충 방제를 철저히 하여 사전에 차단하였고 또한 시설 주위의 공터에도 약제를 살포하여 온실 내로의 유입되는 것을 최소화 할 수 있었습니다.

정대원 대표는 지난 2013년 경남도에서 시상하는 50만불탑을 수상하는 영광을 가졌다.
정대원 대표는 지난 2013년 경남도에서 시상하는 50만불탑을 수상하는 영광을 가졌다.

파프리카 조기 생산농법 도입 후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늘어 2008년 경상남도에서 수상하는 농수산물 수출탑 시상식에서 1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였으며 이후 수출량이 해마다 증가하여 2011년 40만불 수출탑, 2013년에 5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영광을 가졌습니다.

비닐하우스 온실에서 평당(3.3㎡) 60kg 이상의 파프리카를 생산하는 최고 수준의 농부가 된 것입니다.

최근에는 경남의 대중국 파프리카 수출가능 농단 8개 농단중에 속하게 되어 중국으로의 수출이 기대되고 있습니다만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연되고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최근 국내 경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어떠신지
▲글로벌시대에 경제사정은 국·내외 사정의 변화에 따라 바뀌게 마련인데 지금의 국내 사정도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지난해 일본과의 무역 마찰시 피해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 있었습니다만 다행히 농산물에 대해서는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금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 하였습니다만 다행히 아직까지는 수출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매년 그러하듯이 12월 이후 일조량이 짧은 기간을 지내면서 가격은 좋은 편이지만 수량이 적은 것이 흠입니다. 아무튼 지금의 어려움을 조금만 참고 견디면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맡은바 일에 충실하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후배 농업인에게 한마디
▲배움에는 끝이 없으니 공부하는 농업인이 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영농을 추진하는 시대이며 또한 판매에 있어서도 SNS를 모르면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휴대폰을 농기구로 농사에 접목하여 활용하는 시대이니 만큼 각종 정보화관련 교육에 철저히 참여하고 훈련해야 하며 농업에서 미래를 개척해야 하는 후배님들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정보와 기술에 항상 마음을 열어 놓고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그리고 혼자가면 빨리 갈 수는 있겠지만 멀리 갈 수는 없으니까, 같이 가면서 멀리 갈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감사를 표할 곳이나 선후배 동료가 있다면
▲IMF이후 영농에 종사하면서 재배하고 있는 파프리카 작물에 대한 기초부터 고급기술까지 습득할 기회를 주신 경남농업기술원, 강소농민간전문위원, 진주시농업기술센터, 경남마이스터대학 관계자에 감사함을 표합니다.
그리고 2005년 수출농단 조성 이후 지금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과 기쁨을 같이 해온 동료 회원들에게도 고마움을 보냅니다.

파프리카 상품 상차 모습.
파프리카 상품 상차 모습.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근래에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나요
▲파프리카 수출을 해 온 이후 줄곧 느끼는 사항입니다만, 수출 주거래 국이 일본에 국한되어 있음은 항상 불안한 사항입니다. 특히 수출가격 결정에 우리의 의견이 반영되기가 어려워 해마다 수출단가가 떨어져 농가에 어려움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수출 선 다변화는 늘 바라던 일이었습니다. 농업인의 입장으로서는 우리가 생산하는 파프리카는 안전하게 생산한 물건이니 만큼 여러나라에 수출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만, 수출이라는 것이 생산농업인, 판매업체, 구매바이어 삼박자가 잘 맞아야 성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쉽지가 않은가 봅니다.

수출에서 제일 중요한 사항은 가격인데 일본 이외의 국가인 호주, 미국, 캐나다로 수출 할 경우 운송비 부담이 커서 결국 수출이 어려워 가까운 일본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진주시에서 2000년 초부터 중국을 대상으로 파프리카 수출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 이제야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열리게 됩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좋은 소식 들려 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농산물은 PLS로 무장해 수입국의 농약안전사용 기준에 맞추어 생산함으로서 그 어떤 국가에 수출하더라도 끄떡없는 안전성이 확보 된 일등농산물입니다.

파프리카 영농에 있어 비용부담이 큰 부분은 인건비, 난방비, 양액비료비 등이며 지속적인 난방비와 탄산가스사용량 절감 등 생산비절감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만 앞으로는 수량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광(빛)환경 개선을 위한 비닐세척용 적정 세제와 양액비 절감을 위한 재사용 순환장치 등을 응용 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농산물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민감한데요. 파프리카의 경우에도 과잉출하로 가격이 폭락하는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생산자 단체만으로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농산물 수급안정에 대한 노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좀 더 세밀한 부분까지 배려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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