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마음은 물과 같다
칼럼-마음은 물과 같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4.21 16:0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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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마음은 물과 같다

사람이 태어나면 성장하면서 교육도 받고 투쟁도하며 성인이 되면 이성간의 만남과 이별, 노쇠와 질병, 죽음과 영혼으로 불감 증세에 놓이게 된다. 동물 중에 자기 자신을 알고 이웃을 알며, 과거와 미래의 가능성까지 아는 동물은 사람뿐이다. 짐승들은 그걸 모른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니 평등한 권리를 누리고 살아야하며 차별받으면 안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거나 뜻이 맞지 않은 사람을 차별하면서, 또 다른 사람으로부터 본인도 역차별 받기도 한다. 내가 조금 뛰어났거나, 재산이 많더라도 다른 사람을 괄시하지말자. 배운 것을 실천에 옮기지 않는 지식은 이력서용이며, 장식용이다.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히고 생각해보라. 물이 맑고 고요해야 달이 나타난다. 달은 아무런 취사선택이 없고, 출현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물이 탁하고 출렁이면 달을 볼 수 없다.

우리들 마음도 물과 같아서 마음이 출렁이고 있으면 사물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져서 남이 잘못한 일만 보이고, 자신이 잘못한 일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남의 단점만 보고 지적한다. 발전 지향적 삶을 원한다면 남들이 지적한 나의 크고 작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실수를 통해 배움이 없는 것을 두려워해야한다. 최고가 되는 길은 수많은 실수들을 통해 내공이 쌓여야만 가능하다. 인생의 전환점은 어렵고 힘든 일과 심한고생 끝에 나온다.

더 큰 성장과 변화를 위해서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숨기거나 부끄러워하며 갈등하지 말고 그것들을 과감하게 인정해버리면 그 한계를 극복 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솟게 된다.

갈등심한 떠돌이 의식만큼 나쁜 바이러스도 없다. 성공 자들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목적 외에는 결코 소모적인 방황을 하지 않는다. 실패자들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사라지고 짜증이 자리를 잡고, 화난 얼굴에 날카로운 감정과 큰 목소리로 상대의 잘못만 지적하며 얼음처럼 차가운 인상에다 언행도 가볍고, 주위에 대한 감사를 전혀 모르는 파렴치한 성격이다.

그들은 넓은 이 세상을 숨 막히는 공간처럼 비좁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좋은 인맥은 겸손한 자세와 따듯한 대인관계에서 형성된다. 자기성질대로 살면 결국 고립과 고독밖에 없다. 어리석은 자가 조금출세를 하거나 부를 축적하면 기고만장하여 탄탄대로를 활보한다.

그때는 주변에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며, 가는 곳마다 환영의 물결 속에 더욱 우쭐하면서 그것이 대박이고, 큰 행복인줄 알고, 가슴 부풀고, 더 큰 성공에 대한 욕망을 키워간다.

그러나 어쩌랴, 그 욕망이 자신을 겨눈 칼이 되는 걸 모르고 날뛰다가 한순간의 실패로 주저앉게 되면 주변에 그 많던 사람들도 바람처럼 사라지고 마침내 반전의 기회마저 잃게 된다. 세상사 날뛸 것도 없다. 슬픔과 절망으로 분노할 것도 없다. 모든 걸 내려놓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편안하게 살아갈 때 화합의 길이 열리고 평화로운 삶이 전개된다.

“노인도 죽고, 청년도 죽고, 갓난아이도 죽는다”목숨에 끝이 있음을 알고 편안하게 살아가자. 이 사실을 잘 알면 모든 탐욕을 놓아버릴 수가 있다. 탐욕의 저변에는 ‘나’라는 생각이 있다. ‘나’를 고집하는 순간 화를 내게 되며, 화는 다툼으로 이어지고, 그러면 손가락질 과 비웃음만 받게 된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유전자는 바로 마음의 씨앗이다.

변사체는 시간이 갈수록 시체가 부풀어 오르고, 검푸르게 썩어 들어간다. 그런 것을 생각해 보면서, 나의 육신도 그렇게 되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는 걸 알아야한다. 있는 대로 베풀고 아는 대로 실천하자. 자기감정에 휘말리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이성을 잃고, 헤매게 된다. 더 큰 부와 출세만 탐하지 말자. 얼음을 잘게 깨는 데는 망치보다 바늘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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