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 전격 사퇴…"성추행 사죄"
오거돈 부산시장 전격 사퇴…"성추행 사죄"
  • 이광석기자
  • 승인 2020.04.23 18:06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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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공무원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
오거돈 부산시장이 전격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전격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사퇴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23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행동이 경중에 상관없이 어떤 말로도 용서받지 못할 행위임을 안다”며 “이런 잘못을 안고 위대한 부산시민이 맡겨주신 시장직을 더 수행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어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남은 삶을 사죄하고 참회하면서 평생 과오를 짊어지고 살겠다”며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며 흐느꼈다.

그는 “3전 4기로 어렵게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시민을 위해 시정을 잘 해내고 싶었지만,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너무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지난해에도 미투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해 10월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 등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오 시장 미투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가세연은 2018년 지방선거 때 오 시장 선거캠프에서 거액의 돈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오 시장이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 변호사와 김 전 기자 등은 지난해 10월 3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지난해 3일 오후 개막식장 주변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다.

오 시장 측은 이들의 계속된 주장을 ‘가짜 뉴스’라고 규정하고 강 변호사 등 3명을 대상으로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오 시장 측은 당시 “개인을 넘어 350만 부산시민을 대표하는 시장과 부산시 명예를 훼손하고 시정 신뢰를 떨어뜨려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력 대응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미투 의혹은 세간의 기억에서 잊히며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오 시장은 6개월 만에 스스로 다른 성추행 사실을 밝히며 자진 사퇴했다.

오 시장은 앞서 2018년 한 회식 자리에서 여성 노동자들을 양옆에 앉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사퇴 소식에 한 여성단체는 “오 시장이 그동안 보여준 낮은 성 인지 감수성을 보면 어느 정도 예견 가능한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이광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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