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재건 중책 맡는 김종인 ‘통합당 체질 바꾸기’ 고심
보수재건 중책 맡는 김종인 ‘통합당 체질 바꾸기’ 고심
  • 연합뉴스
  • 승인 2020.04.26 18:13
  •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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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패인 분석·비대위 구성 등 과제…‘대선주자 찾기’도 관심
초재선·청년층 비대위원 발탁 가능성…당안팎 강한 반발 ‘부담’
▲ 4월 24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정치토론회'에서 김종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이사장이 개회사를 듣고 있다.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결국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택하면서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통합당은 오는 28일 전국위원회를 통해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추인할 예정이다.

김 전 위원장은 4·15 총선 결과 ‘영남 정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도권에서 철저한 외면을 받은 통합당의 체질을 바꾸고 보수 가치를 재건하는 과제를 떠안은 상태다.

당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여의도 차르(러시아 전제군주)’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강력한 리더십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만큼 당 쇄신을 제대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우선 총선 패인 분석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의 외면, 통합당에 대한 비호감 등을 초래한 당 내외 상황을 복기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선거 과정에서 김 전 위원장 스스로 “나도 이 당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비대위원 인선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선거 이후 비대위 전환에 열흘 이상 소요된 것은 물론, 그 과정에서 당내 혼란을 이어진 만큼 비대위의 면모를 갖춰 당의 중심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당 당헌에 따르면 비대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에 대해 “당내 인사와 외부 인사를 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사정을 꿰뚫고 있는 수도권의 중진급 인사, 중도·개혁 이미지를 가진 초·재선 현역 및 국회의원 당선인 등의 참여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상식을 흔들고, 당에 쓴소리하겠다”고 밝힌 김웅 서울 송파갑 당선인의 이름이 벌써 거론된다.

나아가 총선 참패 이후 혁신은 물론 ‘830세대’(1980년대생·30대·2000년대 학번)가 통합당의 키워드로 부상한 만큼 당 안팎의 청년 인사들을 비대위원으로 발탁할 수도 있다.

오는 2022년 대선에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도 김 전 위원장 앞에 놓인 과제다.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수락 전부터 “다음 대선을 치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권주자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70년대생·경제전문가가 다음 대선 후보로 적합하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당 안팎의 계속된 반발은 김 전 위원장이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다.

현재 당 지도부 중 유일한 당선인인 조경태 최고위원은 “차라리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하라”며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비대위 전환을 위한 28일 전국위 개최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총의를 모을 때까지 ‘김종인 비대위’ 결정을 보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이 ‘위기의 통합당’을 이끄는 데 적합한 인사냐는 근본적인 의문과도 맞닿아 있다. 또한 10년 새 8번째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피로감도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통합당 소속은 아니지만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복당을 추진 중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정계에 기웃거리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린 상태다.

홍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이 검사 시절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뇌물 사건의 자백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비대위원장에 반대한다”며 ‘국회의원 당선인 대회를 통한 당 고문 중심의 비대위’를 제안했다.

이러한 반발에 김 전 위원장은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김종인 비대위’의 동력을 언제든 약화시킬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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