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두고 보자
진주성-두고 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4.27 16:0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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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두고 보자

어른들 말씀에 ‘건넛집 누구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거짓 없고 착하고 정이 많은 분을 그렇게 불렀다.

오리온 초코파이 홍보에 정(情)이라는 이미지로 대박을 쳐서 지금도 ‘초코파이’하고 생각하면 ‘정’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시대가 변한 요즘은 법 없이는 당하기 쉽고, 정으로만 대했다가는 배신감이 너무 크다.

최근 젊은이들은 굶주려 본 적 없고, 형 누나로부터 물려받은 옷이나 작아서 못 입는 옷을 입은 본 적이 없다.

맛있는 음식을 특별한 날 손꼽아 기다려 본 적 없고, 형제자매의 살붙임과 혈육의 뜨거운 맺음보다는 휴대폰 속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형제자매를 대신하고 세상을 화면 안에서 배우게 된다.

옛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라곤 신문배달이나 전단지 돌리기 등의 단순한 업무에 일자리도 구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요즘에 웬만한 아르바이트는 골라가며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업종의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일이 힘들다거나 일한만큼 보수가 적으면 일 년 일할 것처럼 들어왔다가 하루하고 그만두거나, 한 달하고는 무단결근 후 급여를 넣어 달라는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간혹 있다. 때로는 일하는 중에 휴대폰만 바라보거나 지각과 결근이 잦은 이들을 권고사직을 시키게 되면 ‘두고 보자!’며 거친 말과 욕을 하고 나가는 청년들을 볼 수 있다.

옛말에 ‘두고 보자’는 말하는 사람치고 무서울 게 없다는 속담처럼, 지금 해야 할 일을 나중에 미루는 사람치고 성공하는 사람이나 잘 되는 사람 보지를 못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공부나 업무를 내일로 미루면서 ‘두고 봐라! 내 너보다 성공할 꺼다’라며 다짐하면서 학교나 가게를 뛰쳐나가본들 그 사람에게 더 좋은 기회나 조건은 주어지지 않는다.

‘두고’ 불확실한 미래의 시간으로 그 말을 내 뱉는 이는 대부분 즉흥적이거나 자신의 성질을 다스리지 못한 이들이다. 또한 매사에 불만이 가득하여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 좌불안석이니 미래의 확실한 설정과 목표가 없을 때 나오는 말들이다.

회사나 작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진정으로 고마운 사람은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무엇이든 배우고 자신의 이름을 손님에게 기억되도록 하는 직원일 것이며 그런 직원들이 설령 퇴사하면서 단골손님들을 데리고 가더라도 아까울 것이 없는 직원일 것이다.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의 ‘권리위에서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의 명언처럼 앞으로는 ‘법 없이는 살 사람’이 아닌 ‘법대로 사는 사람’이 살아남을 것이며, 노력만으로 장사하는 시절이 아닌 기본적인 노동법과 민, 형사법은 알고 장사를 해야 하는 시절이다.

‘두고 보자’다짐하는 이보다는, 그만두고 나가면서‘일 년 뒤에 막걸리 사서 찾아뵙겠습니다’ 라는 이가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인간적인 법을 지키는 사는 사람이며 그런 사람들이 미래에 크게 성공할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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