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개막’ 프로야구, 코로나19 살펴 ‘단계적 관중입장’ 준비
‘무관중 개막’ 프로야구, 코로나19 살펴 ‘단계적 관중입장’ 준비
  • 연합뉴스
  • 승인 2020.04.27 17:05
  •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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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으론 ‘야구 생태계’ 흔들…‘1m 거리두기’ 일률 적용 재고해달라
▲ 프로야구 무관중 개막을 열흘 앞둔 지난 25일 관중석이 텅 빈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연습 경기를 펼치고 있다.
내달 5일 어린이날에 무관중으로 2020년 정규리그를 개막하는 프로야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이를 살펴 ‘단계적 관중 입장’도 준비한다.

KBO 사무국과 10개 구단 사장들은 21일 이사회를 열어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일을 5월 5일로 확정하고, 개막 초반 안전한 리그 운영을 위해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이어 코로나19 추이를 본 뒤 관중 입장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사회 의결을 바탕으로 프로 10개 구단 마케팅팀은 최근 사회 분위기와 코로나 사태 진정 추이를 검토해 점진적인 관중 입장 방안을 논의했다.

26일 야구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프로 10개 구단은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무관중 경기가 오래 이어지면 야구 산업 생태계가 완전히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 공감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드는 때에 구장 전체 수용 인원의 20~25% 정도의 관중만 입장하도록 하고 이후 상황을 보고 단계적으로 입장 관중 수를 늘리기로 뜻을 모았다.

프로 10개 구단은 철저한 구장 방역, 입장 관중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줄 서기 일정 간격 유지 등의 방식으로 감염 확산을 확실히 통제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KBO 사무국과 프로 구단은 관중 입장과 관련한 보건 전문가의 권고도 들었다.

질병관리본부장 출신으로 현재 KBO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일원인 전병율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야구는 겨울철 실내 스포츠와 달리 실외에서 하는 종목이고, 계단식으로 조성된 야구장 객석과 경기 중 그라운드를 주로 바라보는 관중의 관전 자세 등을 고려할 때 침방울을 통한 코로나19 비말 전파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재 정규리그 개막 시점을 정하지도 못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벌써 수입 감소를 걱정할 정도로 입장료, 구장 매점 이용료 등을 아우른 입장 수입은 프로 구단 운영에 큰 영향을 끼친다.

MLB 사무국과 30개 구단은 입장 수입이 없으면, 선수들의 연봉을 깎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MLB 선수노조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하는 등 시즌 시작 전부터 논쟁의 불씨가 됐다.

현재 모기업을 둔 KBO리그 구단의 한 해 운영비는 약 30%(입장 수입)-30%(방송 중계권료)-40%(모기업 지원금과 마케팅 수익)의 비율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관중 경기 기간이 길어지면 각 구단은 물론 일정 임대료를 내고 야구장에 입점한 매점 주인, 야구장 주변 상권, 각 구단 야구상품 제작업체와 응원단을 운영하는 기획사 등이 큰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이러면 1982년 프로 출범 후 38년간 야구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한 집단이 무너질 수 있고 곧 야구 산업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게 야구계의 일관된 시각이다.

야구계는 또 관중 입장을 준비하면서 정부의 완화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야구장에 일률 적용하긴 어렵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주말 종교 단체에 집회 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기간보다 1m 준 ‘사람 간 1m 거리 두기’를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코로나19 사태 진정에 큰 효과를 발휘했다. 다만, 생활방역 이후 사회 전 분야에 이를 똑같이 적용할지, 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예외를 둘지를 놓고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또 다른 야구계 관계자는 “정부의 1m 거리 두기가 장기화하고, 이를 야구장에도 적용한다면 각 구단은 관중 입장이 허용되더라도 구장 수용 인원의 10%밖에 채울 수 없다”며 “야구 산업 존립 측면에서 1m 거리 두기를 일괄 적용하는 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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