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불사(佛事)의 거룩한 의미
진주성-불사(佛事)의 거룩한 의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5.03 18:0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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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불사(佛事)의 거룩한 의미


불사(佛事)는 불교에서 도량을 설치해서 본존을 권청하거나 불당을 도량으로 하고, 승려가 주체가 되어서 행하는 행사를 말한다. 불사의 목적은 삼보의 공양을 비롯해 자행ㆍ이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미치며, 경축, 기원, 축복, 보은, 참회, 수선, 수학, 수행, 전계, 전법 등 다양하다.

불사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행사가 해인사 팔만대장경 정대불사(頂戴佛事)이다. ‘정대’는 존경의 의미로 대장경판을 머리에 이고 받든다는 의미이다. 참석 대중들은 팔만대장경을 머리에 이고 이운의식을 재현한다. 정대요잡은 조선 태조 7년(1398년) 장경판을 강화도 선원사에서 해인사로 이운 할 때 신도들이 경판을 머리에 이고 옮긴데서 유래했다. 이후 팔만대장경 정대불사는 1961년부터 양력 4월 둘째 주 금, 토 이틀에 걸쳐 열리고 있는 행사로 올해는 코로나19로 행사가 축소됐다.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불사는 개금불사(改金佛事)와 단청불사(丹靑佛事)이다. 개금불사는 대웅전을 비롯한 사찰에 봉안돼 있는 부처님께 금빛 옷을 갈아 입혀드리는 일이다. 부처님께 금빛 옷을 갈아 입혀 드리는 의식뿐만 아니라 불자들의 마음을 청정하게 밝혀 진리의 세계에 들어가는 수승한 인연을 맺는 불사이다. 노납이 주석하고 있는 여래사도 지난 4월 초파일에 명망 높은 스님들과 신도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석가모니 부처님을 비롯한 삼존불 개금불사 점안법회를 가졌다.

단청불사는 오행에 따라 청, 적, 황, 백, 흑의 오방색을 기본으로 배합하여 목조건물인 법당을 다양한 문양으로 칠하는 것을 말한다. 단청불사에 관한 경허대사와 제자 만공스님에 얽힌 일화가 있다. 어느 날 두 스님이 탁발을 나섰는데 경허대사가 만공에게 “우리 단청불사 한번 해볼까” 하고 말하면서 주막으로 들어가서 술을 청했고 만공 스님도 따라 마셨다. 경허대사가 얼굴이 붉게 물든 만공스님을 보며 “만공 자네 얼굴을 보니 단청불사가 잘 되었군”이라고 했다. 경허대사가 만공스님의 얼굴이 붉게 타오르는 것을 보고 단청불사가 잘 되었다고 한 것은 대웅전 법당이 부처님을 모신 곳이듯 우리들 각자 몸 안에는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종교란 믿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다. 여래사 대중이 일체유심조를 새겨 함께 수행하고 정진한 공덕으로 석가모니 삼존불 개금을 무사히 회향할 수 있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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