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찾다(16)-남해군 ‘보물섬 황칠농장’ 김용준·이나미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16)-남해군 ‘보물섬 황칠농장’ 김용준·이나미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05.13 17:52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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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도 경영…자신감 있는 작목으로 소득 올려야”
▲ 보물섬 황칠농장의 김용준·이나미 대표가 땅두릅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IMF 후 제2의 삶 찾아 남해로 귀농 12년차

땅두릅·황칠·비파나무 등 연간 1억 이상
대한민국 입업인 대상·국무총리상 등 성과
황칠나무 다양화…관상·조경수 활용 노력


남해군에서 황칠나무, 비파, 땅두릅, 산양삼 등 농사를 짓고 있는 ‘보물섬 황칠농장’의 김용준(63)·이나미(60) 대표는 귀농 12년차이다. 처음에는 몇 차례 실패를 겪었지만, 꾸준하게 제품 개발에 힘써 2018년 산림자원조성유공부문 국무총리상, 대한민국 임업인 대상 수상 등 성과를 인정받았다. 현재 연간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재구매도 늘고 있어 안정화를 이뤘다. 제품의 고급화·다양화 등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희 부부는 남해군 고현면에서 ‘보물섬 황칠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귀농 12년차 김용준·이나미입니다. 현재 비파나무와 땅두릅(독활), 산양산삼, 메리골드 등을 재배하고 있고요. 면적은 약 3.9ha정도 되는데 이중 친환경 유기농 인증 면적이 3ha입니다.

-혹시 농사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1997년 IMF가 찾아오기 전 저는 부산에서 식품기계 및 화학 장치류 제조공장을 운영했고 아내는 은행원으로 17년간 근무하며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IMF때 대부분의 재산을 잃고 아내의 고향인 남해로 내려와 노후에 자신만의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제2의 삶을 ‘황칠나무’ 한주를 심고 가꾸면서 조금씩 늘려가는 즐거움으로 지내오고 있습니다.

-황칠나무? 생소한데요. 어떤 나무인가요
▲네, 예전에 옻나무와 함께 목공예품을 만들 때 색을 칠하거나 표면을 가공할 때 사용된 것으로서 황칠나무 표피에 상처를 내면 노란(황금)색의 액체(진액)가 나오는데 이것을 모야 가구나 금속·가죽의 도료로 사용된 전통의 나무입니다.

최근 황칠나무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많이 알려졌는데요. 혈액순환 개선, 혈압 조절, 간 기능개선, 면역력 강화 등 다양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약재, 음식 등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황칠나무에는 옻이 오른다고 할까요.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몸에 열이 많은 분, 어린이, 임산부 등도 조심해야 하구요. 건강이 좋지 않아서 섭취를 원하시는 분들은 의사와 상의 후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남해에서 황칠농장을 이루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들어 갔나요
▲처음 귀농 준비를 할 때 지인들로부터 조경수를 심으면 돈이 된다는 조언을 듣고 무작정 가시나무를 심었다가 재배도 어렵고 자금 회전이 늦어 당장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다시 빼내었습니다. 이후 전국 각지를 조경수 농장을 돌아다니면서 보물섬 남해와 잘 맞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 약용작물로 황칠나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황칠나무로 유명한 전남 보길도를 찾아가 묘목 3500주를 구입해 정성을 다해 키웠지만 다음해 봄에 대부분 말라죽어 실패의 아픔을 맛보기도 하였습니다.

이후에 작물재배에 대한 기술을 유명한 황칠나무 농장을 찾아가 숙식을 하며 병해충 방제 등 각종 재배기술을 배웠습니다. 황칠나무와 약용식물로 주 소득원을 삼고자 경상대 평생교육원에서 약용식물을 공부하고 황칠나무에 대한 교육은 임업기술교육 정보센터에서 재배기술을 함께 익혔습니다. 그리고 땅두릅(독활)은 당장 수익이 되는 것이어서 남해의 주변 농장을 직접 방문하여 기술을 습득하였으며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열심히 땅을 일구면 농사는 성공하리라 생각했지만, 실제 농사를 지어보니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황칠나무 재배 컨설팅을 받고 있는 김용준 대표.
황칠나무 재배 컨설팅을 받고 있는 김용준 대표.

-농사를 시작한지 10년 이상 흘렀으면 이제는 작물 재배기술이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이제는 10년이라는 시간 속에 두 사람이 농장을 함께 운영하면서 서로 전문가라고 칭찬을 해줄 때 뿌듯할 지경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0.1ha이던 면적이 이제는 3.9ha 면적으로 늘었고, 작목도 황칠나무를 비롯하여 땅두릅, 비파나무, 산양산삼, 메리골드 등도 경작하고 있는데요. 작물재배 기술 습득은 나름 많이 되어있는데 자연 조건의 변화와 농자재의 안정성 및 공급이 자주 문제시 되어 적정한 가격의 농자재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농산물 생산량이 정해져 있어 연중 계속 공급이 되지 않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황칠나무는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번식할 수 있지만 특히 한국에서 자생하는 나무에만 약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 농장의 바램은 황칠나무 제품을 좀 더 고급화하고 다양화 하여 재배하는 농민들의 주 소득원으로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황칠나무와 비파나무를 관상·조경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화분에 재배하여 가정에서도 키울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농업활동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언제였나요
▲보물섬황칠 농장이란 이름으로 황무지를 일군 지도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이제는 농장견학을 오시는 분들도 있고 생산·판매 제품도 황칠나무 묘목, 황칠나무차, 비파나무차, 땅두릅, 산양산삼을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홍보한 결과 제품 소비가 증가해 재구매를 원하는 단골소비자가 늘고 있어 노력한 보람을 느낍니다.


황칠연구가로서 당당히 인정을 받은 2017년 임업인상을 수상하고, 2018년 6월에는 산림자원조성유공부문 국무총리상을 수상 후 그해 ‘2018 대한민국 임업인 대상’을 받았습니다. 근면 성실함과 제품개발 연구에 힘써 온 우리부부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남해는 땅두릅(독활)으로 농사가 많은데요. 땅두릅과 황칠나무 농사를 얼마정도 비율로 하고 있습니까
▲우리 부부가 농장을 경영하는 이곳은 남해에서 60여 년 전부터 땅두릅 주산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귀농 초기 나무를 심기 위하여 땅을 구입하면 땅두릅이 식재되어 있었는데요. 이때 땅두릅 가격이 하락하여 주위의 농업인들이 많이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우리 부부는 생각을 달리하여 황칠나무를 심어서 소득을 올리려면 5년에서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입 농지의 50%는 황칠나무 2500주를 심고, 나머지 50%는 지역에서 많이 생산하는 땅두릅을 재배하여 온라인 판매를 통해 제값을 받고 판매를 하고자 했습니다. 아울러, 무농약 인증, 유기농 인증으로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산물과 맛과 향이 뛰어난 땅두릅 농장으로 인증 받아 전국적으로 소비자가 점차 늘어나 이제는 생산량을 늘려야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습니다.

(웃으며) 저희는 보물섬 남해의 특산물 브랜드 3종인 땅두릅, 황칠나무, 비파나무로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부부는 노령화로 인한 경영이 어려울 때를 대비해 인력이 많이 드는 땅두릅 재배 면적을 줄이고, 황칠나무, 비파나무 재배 면적을 늘리고 있는데, 그중에서 특히 가공 및 이용 기술이 뛰어나면서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비파나무 재배면적을 좀 더 늘리고 있습니다.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에 참가해 제품을 홍보·판매하고 있다.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에 참가해 제품을 홍보·판매하고 있다.

-현재 대표님의 소득은 얼마정도 인지
▲귀농 12년차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을 줄여 가면서 꾸준한 노력과 집념의 투지로 살아 온 결과 이제는 연간 약 1억3000만원 정도(황칠 50%, 비파·땅두릅 40%, 기타 10%)의 소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황칠과 비파 묘목은 산림조합에 납품으로, 땅두릅은 온라인 직판과 농협공판장으로 기타 생산물도 온라인 판매를 통하여 유통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차츰차츰 노동력은 줄이고 시간적 육체적으로 여유 있는 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우리 부부가 즐기지 못한 행복을 누리면서 연간 약 5000만원 정도까지의 소득을 목표로 규모를 줄이면서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도 즐기면서 살고 싶습니다.

-최근 국내 경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어떠신지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어 전체적인 매출은 급감했지만 내년의 새로운 생산품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로 삼기 위하여 항상 긍정적으로 농장을 관리하면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감사를 표할 곳이나 선후배 동료가 있다면
▲보물섬황칠 농장을 조성하고 경영하면서 많은 분들의 자문을 받았고 생산물을 판매했습니다. 직접 방문하여 많은 조언과 자문을 해 주신 강소농지원단 선생님과 산림부분의 박사님들, 보물섬황칠나무의 생산물을 믿고 구매하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면서 우리 부부는 힘들고 고된 농장을 경영하면서 행복을 찾았고 황칠나무 제품을 고급화, 다양화 하는데 더 노력할 것입니다.

-후배 농업인에게 한마디
▲농사도 시장 원리에 따라 안전하며 보기 좋고 맛과 영양이 뛰어난 생산물을 생산, 판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사를 짓다보면 기후, 토양환경, 병해충 등에 따라 실패도 많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파종도 해야 하고 수확도 해야 하며 판매도 해야 하는 등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많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은근과 끈기로 투쟁하면서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면서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농사를 지으면 성공하는 농업인이 되리라 봅니다.

강소농 홍보판매전에 참가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이나미 대표.
강소농 홍보판매전에 참가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이나미 대표.

-귀농인에게 한마디
▲수십 년간 하던 일에서 귀농하여 농산물을 생산 판매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계획한 작물을 연구하고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식물의 재배 특성과 판매처, 경영성 분석을 통한 자신감이 있는 작목을 선정하여 소득을 올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준비한 만큼 실패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어려움이 있을 때 귀농하여 즐거운 생활을 하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근래에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나요
▲현재에 만족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노령화가 될 것인데 노령화 시점을 맞추어 재배 면적을 줄이면서 제품은 고급화하여 소비자가 만족하는 제품으로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시장 경제 원리에 맞추어 작물 재배하고 품질을 고급화하여 특성화 된 제품으로 우리 지역의 특산물로 생산 판매할 수 있는 지역 판매장이 증가하여 손쉽게 판매하고 홍보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농사도 경영입니다. 자신의 재배 작물에 대한 경영 방법을 정확히 수립하여 생산하여 판매할 수 있는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하며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품질 좋고 맛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여 판매로 이어져 소득이 연차적으로 증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황원식기자

땅두릅.
땅두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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