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꽃상여와 시묘살이
진주성-꽃상여와 시묘살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5.14 16:04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꽃상여와 시묘살이

사람이 죽어 산천으로 갈 때 상여(喪輿)를 메는 사람들은 상여꾼 대매꾼 상두꾼 등 부르는데 12명 또는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상여 앞이나 위에서 상여꾼을 지휘하는 사람을 선소리꾼, 요령잡이라고 한다. 요령이나 꽹과리를 치면서 상여 소리의 앞소리를 메긴다.

요령소리를 신호로 12명의 상여꾼들이 양쪽으로 6명씩 나누어 무릎을 쪼그리고 앉는다. 어깨위의 상여에 매여 있는 광목끈을 걸머메고서 무릎을 펴고 허리를 곧추세우면 꽃상여가 일어선다. 상두꾼들의 어깨 위에 올려진다. 상여가 12명의 상두꾼 발놀림 따라 일렁이듯 흐느끼듯 조심스레 좌우로 움직인다. 종구잡이의 앞소리에 따라 상두꾼의 어-노하는 소리와 애고 애고하는 상제들의 곡소리가 한바탕 뒤섞이게 된다.

그러면 흔들어대는 요령소리에 박자를 맞춰 애간장 우려낼 듯 청승스럽고 애달프기까지 한 소리를 내며 상여는 출발한다. 요령잡이가 하던 선소리는 죽은 자에 대한 예송(例送)이며 그가 살아간 한 평생을 희로애락으로 농축한 삶의 고백이며 위령의 노래 영가를 위한 진혼곡이다. 이승에서의 삶을 기승전결(起承轉結)로 정리했고 저승세계서 받게 될 심판내용까지 담겨있어 살아남은 것들을 위한 가르침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사(大事)를 치르기 위한 커다란 지혜이기도 했다. 또한 호상(好喪)놀이가 있었는데 이는 가정형편이 좋으며 오래살고 복이 있는 사람이 사망하였을 때 하는 놀이이다. 출상시(出喪時) 험난한 길을 무난히 갈 수 있도록 전날 밤 빈 상여를 메고 선소리꾼과 상여꾼들이 모여 밤새도록 만가(挽歌)를 부르며 발을 맞추는 놀이이다.

시묘살이(廬幕)는 부모가 돌아가시면 자식이 탈상을 할 때까지 3년 동안 묘소 근처에 여막을 짓고 산소를 돌보며 공양을 드리는 일을 말한다. 유교의례에서 말하는 3년시묘 기간은 부모가 자식을 품 안에서 기르던 3년에 대한 보은(報恩)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가끔 집에 가서 옷 식량을 가져와서 하루 세끼 부모 묘에 공양을 올리고 인사를 드리며 무덤을 관리한다. 시간이 나면 글을 읽어 주로 하는 것은 부모 묘를 돌보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3년상 제도는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 49제, 100일, 1년 등으로 상(喪)을 마치는가하면 심지어는 부모의 장례를 치르고 삼우제(三虞祭)에 탈상을 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상기(喪期)에 3년복은 옛날 이야기였고 백일 3일 등 사라진 상태가 오래되었다. 전통사회에서 유교에 의한 예법을 준수했다고 하나 장례절차는 우리의 토속신앙과 불교의식이 많이 가미되었다. 특히 현대에 와서 의식보다 간편한 것으로 행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