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가정과 가족
진주성-가정과 가족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5.17 15:0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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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스님/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가정과 가족

흔히들 5월을 ‘가정의 달’ 이라고 한다. 산천초목이 초록빛으로 물들어 가는 5월은 계절의 여왕이자, 사랑이 가득 담겨 있는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한 마디로 사람을 중심으로 가정의 화합과 행복, 건강을 위한 기념일이 연이어 이어진다.

가정은 가족 구성원 모두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세상에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보금자리다. 그만큼 가정과 가족은 소중하다. 이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있기 때문에 우리는 가족 안에서 평안과 행복을 추구한다. 그래서 화목한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쉽게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족이라는 버팀목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과 가족의 참 의미는 갈수록 퇴색되고 있다. 최근들어 우리 사회가 선진국형으로 바뀌면서 효사상을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가정문화가 갈수록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가족 중심의 혈연사회가 퇴조하고 개인주의가 팽배하는 문화로 바뀌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이 같은 현상은 대도시에서 두드러졌지만 최근에는 지방의 소도시나 시골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의 세태는 가정과 가족의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가정이 황폐화되고 있다. 가장 아늑하고 평온한 보금자리가 되어야 할 가정에서 가족간의 폭력현상이 번번하게 일어나고 평생해로 하겠다는 약속을 뒷전으로 하고 이혼하는 부부가 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늙고 병든 부모를 구박하거나 폭행하는 비정한 자식의 이야기는 이제 흔한 이야기가 됐다. 가족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더 이상 의미 없는 허상이 되어가고 있다.

과거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대가족을 이뤄 살던 시절에는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것이 있었다. 최소 단위의 공동체인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을 위한 예절을 배웠으며, 저절로 인성교육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요즘처럼 천륜을 거스르는 반사회적 범죄는 물론, 부모의 유산을 탐하는 자식 이야기나 부모가 자녀의 불효를 법에 호소하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우리 사회가 전통의 미덕인 효사상이 사라지면서 파생되는 부작용은 너무도 크다.

가정의 달 5월에 다시 한번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가정의 소중함을 마음속 깊이 새기면서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가정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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