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착각은 자유다
아침을 열며-골프, 착각은 자유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5.21 14:59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골프, 착각은 자유다

그토록 말썽을 부리던 코로나19의 사태가 살짝 진정되어 가는 분위기다.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 이후 어제와 오늘의 신규 확진자는 해외유입을 포함하더라도 10여명 내외이다. 이에 맞추어 고등학교 3학년은 20일부터 순차적으로 등교를 시작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2.중3.초1~2.유치원생은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6월 3일, 중1과 초5~6학년은 6월 8일 등교한다고 발표했다. 아마도 철저한 생활 방역으로도 코로나19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국민들의 개인위생 능력을 믿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고민스럽다. 초․중․고등학생의 경우 거주지가 거의 일정한 반면 대학생은 전국 방방곳곳에서 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빨리 대면수업에 대한 열망과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리라 믿는다.

요즘 골프연습장에서도 점점 늘어나는 내방객으로 빈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미 지나가고 있는 봄의 정취와 잃어버린 골프의 계절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이 열심히들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다. 00골프연습장의 경우 일일이용권을 제외하면 한번에 제공되는 연습 시간은 90분이다. 참고로 일일이용권자는 60분을 제공하고 있다. 90분 정도면 평균적으로 200~300개 정도의 골프공을 칠 수 있다. 실제 골프장에서 치는 드라이버, 유틸리티, 아이언의 35~45타(퍼팅 제외)에 비하면 엄청난 숫자다. 대개 중급 정도의 아마추어의 타수가 평균 타수가 88타라면 각종 골프채를 휘둘러대는 스윙(shot)으로 42타, 그린에서 퍼팅으로 36타(2퍼팅 가정)가 되기 때문에 연습장에서의 200~300개 정도는 5~7배 정도가 된다.

게다가 1000원짜리 내기(bet)라도 걸려있는 상황에서의 긴장된 샷은 스윙을 더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여기서 골퍼(golfer)들의 착각(錯覺)이 시작된다. 착각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지각하거나 의식하는 행위’로서 자신의 연습 행위에 대해서 잘못 알게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실력이 하찮은데 좀 잘 한다고 착각을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긴장감이 전혀 없는 평평한 매트에서 10번 이상씩 동일한 연습을 하면 잘 맞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우리네 각자는 필드(field)에서 속상한 마음에 속으로 이렇게 되뇐다. “연습장에서 그렇게 잘 맞던 것이 필드만 오면 왜 이렇게 안 맞는지 모르겠다”며 탄식(歎息)을 한다. 아마도 거의 모든 골퍼들의 착각일 것이다. 필자 역시 이런 상황을 깨닫는데 꽤 오랜 세월이 걸렸다. 골프를 몰라도 너무 몰랐을 때의 일이다. 제발 오늘부터라도 이런 착각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이런 착각에서 벗어나야만 골프에 대해 겸손해진다. 골프에서 통하지 않는 것이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다. 착각이고 만용(蠻勇)이라고 본다. 아직도 잘 이해를 못하는 골퍼를 위해서 쉬운 예를 들어본다. 만약 골프연습장에서 드라이버샷을 연습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아마도 편안한 마음, 평평한 매트 그리고 수없이 반복된 연습으로 이리 치든, 처리 치든 대충 잘 맞아 나갈 것이다. 그러나 1번홀에서 드라이브샷은 팽팽한 긴장감, 연습장 매트와 다른 자연의 감각 그리고 단 한번의 샷으로 결정되는 상황이라면 잘 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울퉁불퉁한 잔디 위, 경사진 언덕이나 오르내리막에서 샷을 해야 한다면 그 샷 이후 예측되는 상황은 골프연습장에서와 전혀 다를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필드에서의 샷은 단 한번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고 단 한번의 샷이 고스란히 자신의 점수(타수)와 연결되기 때문에 엉뚱한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골프연습장에서 연습도 필드에서의 실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연습해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자신의 골프가 향상이 있고, 행복이 있다. 결국 그 시작은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