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 세상 끝까지 남을 사람은 남편과 아내
현장에서-이 세상 끝까지 남을 사람은 남편과 아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5.24 15:5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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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제2사회부 창원취재본부 본부장
최원태/제2사회부 창원취재본부 본부장-이 세상 끝까지 남을 사람은 남편과 아내

가정의 달 5월, 지난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의 날이 21일인 것은 ‘둘(2)이 하나(1)가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95년 5월 21일 세계 최초로 창원 의창구 도계동에서 부부의 날 발원지’로서 목회 활동을 하던 권재도 목사가 주창하여 시작해 2007년 5월 2일 대통령령 제200456호에 의거, 국가 기념일로 공포됐다.

부부란 참 묘한 관계다. 서로 싸울 땐 원수보다도 미운 사람이었다가 또 풀 때는 더없이 사랑하는 이가 된다. 그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순간순간을 아름답게 때로는 원수처럼 동반자로서의 길을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이 무엇임을 알고 참으로 행복을 잡는 부부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부부는 한발씩만 양보해서 바라보면 안 보일 게 없는데 살면서 그게 왜 그리 어려운지? 아내, 남편 모두 전혀 다른 환경에서 반평생을 보낸 사람들이 만나서 나머지 반평생을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말처럼 쉽지가 않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 틀렸다고 하기 보다는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고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나가야 한다. 부부란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관계이지 누가 누구를 내 입장으로 끌어들이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랑은 내 입장에서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부부의 로맨스는 연애시절이나 신혼초기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평생 동안 유지해야 할 의지고 결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부는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기에 시간적 여유와 감정적 여유가 없다.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보면 한때는 바위보다 더 견고해 보이던 관계도 모래성처럼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 아내가 자기의 감정을 너무 내세우는 것도 문제지만 남편이 아내의 감정을 너무 내던지는 것은 더욱 큰 문제다. 진정한 사랑의 원료는 열정이라기보다는 이해하는 것이다. 이해의 깊이가 사랑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부부는 항상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어차피 다른 얼굴, 다른 가치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만난 것이니 모든 것이 일치할 수는 없다. 그러나 노력한다면 이해하는 것은 충분하다.

부부란 실과 바늘의 악장(樂章)이라 할 수 있다. 바늘이 너무 빨리 가면 실이 끊어지고, 바늘이 너무 느리면 실은 엉키고 만다. 그렇다고 바늘 대신 실을 잡아당기면 실과 바늘은 따로 놀게 된다. 더구나 실과 바늘은 자신의 역할을 바꿀 수도 없고 바꿔서도 안 된다. 실과 바늘의 조화, 여기에 부부화합의 비밀이 있는 것이다.

아내가 남편에게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등이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힘이 드는 것도 아닌데 어색하다고 표현하지 않는 남편이 나이가 들수록 야속한 것이다. 남편은 아내를 향해 ‘사랑해’라고 말하자. 사랑은 표현해야 빛난다.

남편도 아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상처를 입고 아내의 칭찬에 살고, 칭찬에 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큰소리 뻥뻥 쳐도 남자는 어쩔 수 없이 일생의 3분의 1은 어머니 품에, 3분의 2는 아내의 치마폭에 묻혀 산다.

아내들은 남편에게 ‘당신이 최고야’라고 기(氣)를 세워주자. 아내와 남편은 서로 사랑하여 둘이 하나 되었을 때 발생하는 그 엄청난 에너지로 부모에게는 효도할 것이고, 자녀들을 건강하게 키울 것이며, 세상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부부는 하나이며 영원하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는 이미 옛말이 된 지 오래이며, 부부해체로 인한 가족해체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우리나라 부부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정서, 즉 대화 부족으로 인한 정서의 불안정인 것 같다. 우리나라 부부의 하루 평균 대화 시간은 30분~1시간이 33%로 가장 많다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위에서 부부가 다정스럽게 대화를 하면 ‘부부지간에 뭔 할 말이 저렇게 많을까’라며 냉소적인 눈길을 보내기가 일쑤다. 탈무드에 보면 ‘부부가 진정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으면 칼날 폭만큼의 침대에서도 잠잘 수 있지만, 서로 반목하기 시작하면 10미터나 폭이 넓은 침대로도 너무 좁아진다’는 말이 있다. 반목은 사소한 갈등에서 비롯된다. 이 세상 끝까지 남을 사람은 남편과 아내뿐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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