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소통의 미학
도민칼럼-소통의 미학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5.31 18:1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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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애/작가·진주 배영초 교사

안정애/작가·진주 배영초 교사-소통의 미학


어렵게 등교수업은 이루어졌다. 여러 시행착오와 전달의 오류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움은 있었으나 보석 같은 아이들 얼굴을 보니 무척 반가웠다. 정부시책과 달리 지난 5월28일 등교를 하게 되었다. 다소 민감한 시기라 더욱 허점과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점검과 결정할 만한 소소한 것을 점검했다. 사안에 대한 언급이 없었지만 소문은 일파만파…그러나 등교 전날 명확한 알림을 한 후 2일차 등교수업이 되는 날에 비로소 늦게 등교했다. 오늘을 맞이하기 위하여 보건교사의 남다른 애씀은 언론에 나오는 총 책임자 못지않은 큰 영웅으로 인정한다. 감염병과의 사투, 또 예방을 위한 세부지침과 준비하는 모습은 전쟁터에 나가는 군장 같았다. 입학식 없이 바로 이루어지는 입문기 첫 걸음, 1학년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실은 반가움과 설렘의 두근 반 세근 반 이었다. 2일 지낸 이야기를 하고자한다. 하얀 종이 같은 마음을 지닌 꼬맹이 친구들과의 소통은 청노루 눈망울 바로 그것이다. 등교 후 금요일 오후이니 사랑스러운 얼굴들을 조용히 떠올려본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갑자기 뒤쪽의 한 친구가 소리를 내며 펑펑 운다.

“어, ○○아! 왜 그러니?”여러 번 물어도 성큼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두 번 세 번 다그치니…겨우 답을 한다. “여기가 아프단 말이에요!”, “휴! 그래. 다행이다” 혼자서 안도의 숨을 내 쉬며…보건 선생님 지침에 의해 교실에 상비해 둔 약통을 가져다 아이 가까이 다가간다. “그래! ○○아, 여기 약 발라도 될까?”
말없이 고개만 끄덕한다. “약, 발라주마!”훌쩍 훌쩍하던 얼굴에 약을 발라주니 금세 표정이 달라졌다.

다음에는 울지 말고 선생님 앞에 나와서 말을 먼저 해 주세요. 내 얼굴을 멀거니 보더니 고개만 끄덕 끄덕한다. 그리고 한참 학교생활을 위한 적응 자료를 제시하는 중 또 갑자기 앞쪽 한 아이가 울기 시작한다. 갑자기 이러한 광고가 떠올랐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우리는 맛있는 초코파이’ 친구랍니다라는 뜻은 맛난 초코파이가 매개가 되어 브릿지 소통을 한다는 의미로 잘 알지만…군중과 무리에서나, 부부지간, 친구지간에서는 분명하고 명확한 의사를 나타내어야 한다. 그래야 무엇이 가렵고 아픈지를 알게 된다. 갈수록 생활 방식과 삶의 양상은 디테일 해진다.

사람들과 가장 친밀한 개의 의사소통을 알아보면 그들은 소리, 몸짓, 표정, 후각 등을 적절히 활용하여 의사소통을 한다. 여러 의사소통 수단 중에서 개는 냄새 맡기가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개는 인간과 다른 부분이 후각 능력이다. 사람의 경우도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여성들의 월경 주기 동기화 현상이 페로몬 작용 때문이며 남녀 간의 민감한 이끌림 배후에는 일정 부분 의식하지 못하는 냄새의 화학작용이 있다는 학설도 있다. 사람과 사람의 의사소통과 관계에도 이러한 일반적인 방법이 있다.

그러한 의미로 아로마 등 좋은 방향(芳香) 사업 마케팅에도 적용하는 이유가 이러한 사례이다. 같은 맥락에서 긍정과 감사 코드가 흐르는 사람끼리 또 매력이 있는 꾸러미끼리 어울리는 경우와 이끌림에 자기장은 흐른다고 한다. 그리하여 유유상종이라는 말도 있다. 의사표현과 전달을 하는 나름의 소통기재를 누구보다 잘 하는 자를 우리는 사회성이 뛰어난 사람이라 한다. 상대의 마음을 잘 읽고 헤아려 그 핵심 안에 잘 움직일 때 관계의 고수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 안에 살아간다. 갈등과 관계에서의 고리와 소통의 본질에 접근하여 휴머니즘에 호소할 때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다. 그러한 소통의 접근을 잘 한다면 아주 품위가 있다. 그러나 대 다수 사람은 옳고 그름보다 유(有) 불리(不利)로 접근하다보니 갈등과 소통에 막힘을 가져와서 계속 악순환을 낳게 된다. 소통은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인정해 나가는 데 있다. 그러한 과정 안에 경청의 자세를 낮추어 상대를 존중하면 더 좋다. 오늘도 해맑은 청노루 눈망울들과의 소통에 크게 감사한다.


작가 이력 : (2005.시조문학지 등단. 현대 시조 시인임)
발간한 도서: 2011 시사집 꽃등. 2019 소설집 그 큰사랑.
현재 활동은 한국 문협, 경남문협, 진주문협 회원임
2018~ 현재까지 경남 도민신문 오피니언 부분 칼럼을 재능 기부로 연재 중임
다양한 영역에 관심이 많아 다수의 수상과 자격소지, 남은 재직 감안하여 부족하나 다음 세대들의 꽃으로 다가가고파.. 늘 배우고 나누고 또 공유하고 소통하고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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