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선거공약은 유권자에 대한 부채다
칼럼-선거공약은 유권자에 대한 부채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6.09 15:2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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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선거공약은 유권자에 대한 부채다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이겨야한다. 만약 패배한 날에는 지금보다 더 비참한 사태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수 없고, 행복할 수도 없어서 주위가 아프면 ‘나’도 아픈 것이다. 우리 모두는 철통같이 단결하여 하루빨리 이 전쟁을 종식시켜야 된다. 제21대 총선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고, 이제 막 4년의 임기가 시작되었다.

국회의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여야의원들도 협동 단결하여 국가와 국민을 우선하는 정치를 펼쳐주길 간곡히 당부한다. ‘흐루시초프’는 정치가란 결국 시냇물이 없어도 다리를 놓겠다고 공약하는 따위라고 말했지만, 제21대 국회의원들은 자신이 제시한 공약을 잘 지켜나가서,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분발을 촉구한다.

국회의원들은 국익 우선의 의무와, 청렴의 의무를 지키며, 공사(公私)를 구분하여, 사적이익과 자기 당파의 충성에 앞서,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먼저 챙기며 헌신할 것을 당부한다.

법률제정논의 과정에서도 사를 공에 앞세우지 말라. “법이란 사(私)를 폐하기 위해서 세우는 것”이다. 법에 사적인 요소가 끼면 법의 정당성과 권위가 사라져, 법의 효력을 기대할 수 없다. 법이 제대로 작동되면 공적질서가 확립되고, 국가는 부흥의 길로 갈 수 있다.

‘처칠’은 “의회의 직무는 좋은 법률을 통과시킬 뿐 아니라, 악법을 저지시키는 일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된다”하였다. 공사(公私)구분을 명확히 하여, 개인의 의리와 양심에 따라 공무를 정당하게처리, 공정한 질서를 확립하여 강대국의 기초를 다져가라.

그러면 스스로도 당당하고 떳떳할 것이다. 진영의 이익과 승패만을 우선하지마라.

지난날, 윗분 눈치만 살피며, 그분 뜻 따라 단식, 삭발, 주말집회에 참석, 허공에다 주먹질한 결과가 무엇인가. 소신을 갖고 공적인 사고로 바람직하고 옳은 일만 골라해 나가라는 부탁이다. 현재 국민들 눈에는 국회의원들은 ‘싸움만 일삼는 집단’으로 보여서 매우 싸늘하다. 패거리 정치로 국가의 안정을 뒤흔들며, 혼란만 조성하는 무리들로 보인다는 말이다.

21대국회는 출발부터 꼿꼿하고 바르게,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뚜벅뚜벅 바른 길만 가서, 격랑에 휩싸인 나룻배보다 위태로운 지금의 정치권을 제 자리로 돌려놓기 바란다.

그래서 난파를 면하고, 순항할 수 있도록 조심스러운 언행 속에 ‘원칙’을 지켜가라. 신용이 생명이다. 선거공약은 유권자에 대한 부채이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부채는 저승까지 따라가고, 내생까지 연결된다. 적과의 약속도 지키는 법이다. 유권자들에게 태산처럼 약속해놓고 무덤처럼 실천한다면 미래보장은 없다. 4년 뒤 박수 받고 떠나고, 다음선거에도 당선되고자하면 ‘말을 삼가하고 몸을 낮추어라’ 지난번 선거에서 막말과 악담을 일삼은 자들이 대거 낙선하였다. 증거 없는 의혹제기와 타인을 모욕한 후보와 정당이 크게 패한 것도 막말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였다. ‘법률에 복종하는 정치를 하라’ 사람이 너무 강하고 사나워서 하고 싶은 말을 다해버리면 제명대로 살지도 못한다. 짧은 말속에 더 많은 지혜가 들어있다. 특히 초재선 의원들이 앞장서서 새바람을 불러일으켜보라. 그동안 지도자답지 못한 지도자들이 득실거려서, 진짜와 가짜의 구별이 어려웠고, 지도자 탈을 쓴 짐승 같은 인간들 때문에 세상이 혼란스러웠으며,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당리당락, 사리사욕에 매몰되지 마라. 최악의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흑백이 분명해도 어두운 눈에는 구분이 되지 않는다. 출세욕, 재물 욕에 함몰되지 마라. 지혜의 눈으로 진실을 밝게 보고, 그릇된 길을 과감히 거부하면서, 엄하고도 험한 진실의 길을 가도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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