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아이가 열이 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건강칼럼-아이가 열이 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6.11 15:0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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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태/삼천포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
장원태/삼천포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아이가 열이 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응급실과 외래에서 보호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해열제를 언제 먹일까요?” 와 “언제쯤 병원에 와야할까요?”이다. 정답은 나이마다 상황마다 다르다이며, 이를 보통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간단하게 일단 병원에 내원하실 것을 추천 드리곤 한다. 그 방법이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다.

발열(Fever)은 의학적으로 직장 체온 38℃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며, 고열은 40℃가 넘는 경우를 일컫는다. 정상 체온의 범위는 직장 체온 36.6~37.9℃이다. 하지만 보통 37.5℃가 넘으면서 추가적인 증상이 있다면 곧 발열이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엄마, 아빠는 알아야한다.

그렇다면 많이 들었던 질문의 첫 번째 답에 대해 먼저 간단히 답하자면, ‘건강한 아이의 39℃ 이하의 열은 해열제를 반드시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이다. 해열제는 발열 증상 완화에만 효과가 있을 뿐, 결국 발열의 원인은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료제가 될 수 없다. 해열제보다 중요한건 충분한 양의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온수 목욕을 병행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아이와 미온수 욕조에서 15분 정도 같이 목욕하는 것도 안정감을 주는 방법이 된다. 그런 후에는 땀을 잘 흡수하는 옷감으로 가볍게 입히고, 반드시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하여 열의 정도를 파악해야한다.

이렇게 하고도 열이 높게 난다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세토펜 등)을 최소 4시간 간격으로, 6개월 이상의 아이에서는 이부프로펜(부루펜, 맥시부펜 등)을 최소 8시간 간격으로 체중 당 정해진 양을 먹일 수 있다. 해열제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되도록 한 가지 약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최근 유행처럼 떠도는 교차복용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의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보호자는 열이 나는 시간과 열의 정도, 약을 먹인 시간 등을 기록하면서 열의 발생 결과를 잘 관찰하는 것이 아이의 병의 해결에 도움이 된다.

다음은 병원으로 즉시 방문해야하는 경우이다. ▲생후 3개월 미만의 영아가 한번이라도 38℃ 이상의 발열이 확인되는 경우 ▲발열로 인한 열성경련이 하루 중 짧게라도 두 번 이상 발생하거나, 5분 이상 길게 지속하는 경우 ▲열과 함께 출혈성 자반이 나타나는 경우 ▲아이가 처지거나, 소변보는 횟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우(하루 2-3회 이하) ▲의식저하 등 각종 신경학적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기타 동반 증상 없이 열이 2~3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41.5℃ 이상의 열이 지속되거나, 열로 인해 열경련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 정도를 제외하고는 고열로 인해 인체가 직접적인 손상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쉽게 말해서 머리가 나빠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열 자체에 대한 공포심으로 열을 내리기 위해 과다하게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은 더욱 해로우며, 이보다는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진료실에서 많이 해주는 말로는 다음과 같다. ‘밥 잘먹고 물 잘 마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머니. 지켜보시다가 많이 걱정되시면 언제든 병원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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