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김여정의 대남담화
진주성-김여정의 대남담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6.16 14:5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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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김여정의 대남담화

풀지 못한 원한이야 절통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응징의 대상인 주적으로 대치해서도 안 될 우리의 민족이요 방관할 수도 없는 우리의 겨레이기에 평화통일을 이룰 그 언젠가를 학수고대하며 저들이 배고파할 때 우리는 허리띠를 조이면서도 식량도 보냈고 증산하여 배곯지는 말라고 농기계도 보냈고 비료도 보냈으며 씨앗도 보내고 종묘도 보내면서 아프지도 말라고 의약품도 보냈고 일자리를 만들어주려고 개성공단도 만들었고 외화벌이라도 하라며 금강산 관광사업개발도 했었고 잘 좀 살아보라고 소도 실어 보냈다.

그래서 우리는 선제 총질 한번 하지 않고 NLL 한번 넘어가지 않았는데 저들은 뻔질나게 넘나들며 구실을 만들고 잠수정을 보내는가 하면 무인기도 보내고 서해해전 일으키고 천안함 폭파에다 연평도 포격도 했었고 GP를 향해 총질도 예사로웠으나 우리는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무던히도 참아왔다.

원한 맺힌 과거사도 풀고 평화통일의 기틀을 마련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번영을 위해 함께하자던 6·15 공동선언과 문대통령과 김정은위원장의 판문점 만남과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맞잡았던 의미도 엊그제 김여정의 대남담화문 발표로 산산조각이 났다. 겉으로는 대북전단지 살포에 대한 보복이지만 속내는 진전이 없는 북미 간의 협상이다.

우리는 대북전단지 살포를 더는 못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였으나 이는 묵살하고 북미 간의 속앓이한 분풀이로 ‘남측과 확실하게 결별할 때가 왔다. 다음 단계로 행동할 것이다. 공동연락사업소가 무너지는 광경을 볼 것이다. 다음 대적 행동행사권은 군에 넘겨줄 것이다’라며 우리와는 사실상의 결별 선언을 했다. 담화를 엄포로 듣지 말라느니 한반도 비핵화라는 개소리 말라느니 하는 막말도 나왔다.

그러나 김여정은 김정은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의 행사로 ‘대적 행동행사권을 군에 넘겨줄 것이다’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며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대남무력도발이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남북 및 대미협상의 판은 깨지 않으려고 김여정에게 권한 일부를 위임하였고 김여정 또한 악역을 군에 맡기고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까지 덮쳐 극도로 어려워진 북한으로서는 절박한 상황인데 트럼프미대통령마저 느긋해져버렸으니까 그 분풀이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북한군은 그 어떤 액션을 치할 것은 분명하다. 6·15선언 20주년을 맞아 우리는 더 냉철한 인내심으로 이 고비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하여 그들이 감춘 마지막 카드를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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