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진주성-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6.23 15:49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내일이 6·25 70주년이다. 70년이면 인생의 한 시대가 흘러갔다. 말로도 글로도 그 처절했던 전란의 산하를 짐작되게 설명하지 못하는데 전 국토가 전장이었던 포화 속에서 살아남은 열 살배기가 팔순이 된 지금 그 누가 6·25의 참상을 기억하겠나.

그나마 지금의 30대까지는 6·25의 노래를 그날이 되면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려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하고 학교 운동장에 전교생이 모두 모여서 선생님의 오르간 연주에 맞추어 힘차게 불렀다. 지방마다 예술제는 물론 축제가 아니라도 수시로 반공 포스터 그리기와 글짓기도 했으며 반공웅변대회도 곳곳마다 했었다. 그나마 그날이 되면 그렇게라도 상기했었는데 6·15공동선언 이후 노래마저 부르지 않아서 ‘아 잊으랴 어찌 이날을’ 하고 잊어서는 안 될 이날을 이제는 기억마저도 희미해지며 잊어가고 있다.

후렴의 가사처럼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하고 응징이라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다시는 그런 날이 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어떻게’다. 한 민족이고 한 핏줄이고 한 겨레이기에 부둥켜안으려고 부단히도 노력하였다. 식량과 물자도 지원했었고 금강산관광개발사업도, 개성공단도 만들었고, 판문점에서, 백두산천지에서 두 정상이 손도 맞잡고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건립하고 전기도 주고 도로도 철도도 만들어 줬다.

그런데 그들은 6·15공동선언 20주년 다음날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렸다. 이어서 대남 전단지를 대량 살포하겠다며 제작한 전단지를 공개했다. 우리 대통령의 얼굴에 담배꽁초로 훼손한 내용의 그림도 있다. 배신의 대가를 보여주겠다고 한다. 우리는 인내의 수위를 어디에다 맞추어야 하나. 문재인대통령도 전례 없던 강력한 메시지를 저들에게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 기념사를 저들이 폄훼한 것을 두고 ‘몰상식한 행위’라며 ‘북측의 이러한 사리분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라고 했다. 포용의 한계를 벗어난 저들의 만행에 대해 ‘몰상식하다’, ‘감내하지 않겠다’라며 ‘경고’라고 했다. 지금까지 참을 만큼 참아왔다며 이제는 더는 참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최후통첩이라고 봐야 한다. 인내의 한계점에서 부글부글 끓던 속이 그나마 좀 시원하다. 하지만 남북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핵무기에 상응하는 대비가 시급하다. 우리는 편 가르지 말고 뜻과 힘을 모와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