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연습장 매너부터
아침을 열며-골프, 연습장 매너부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6.25 15:5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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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박익열/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골프, 연습장 매너부터

코로나19로 시작된 2020년이 벌써 반년이 지나고 있다. 25일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확진자가 다음 주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사망자만 47만명 이상 발생했다고 하니 우리나라 사망자 281명은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오늘도 방역과 확진자 치료에 여념이 없는 관계자들께 허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들 때 정세균 국무총리도 담화문을 통해서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개인위생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를 호소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삶이 위축되어서는 안 되겠다. 서로를 위하여 개인위생에 더욱 관심을 가진다면 일상생활을 누리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지금까지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나로부터 남을 보호한다고 생각하기보다 남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하여 마스크를 착용하였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나로부터 남을 보호하기 위하여 마스크를 착용해야한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이타주의(利他主義)의 시작이 될 것이다.

우리가 웃고, 즐기고, 슬퍼하고 그리고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아직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골프도 매너(manner)를 매우 중히 여기는 운동으로 남을 배려하는 운동이다. 골프장(필드)이나 연습장에서의 말 한마디와 소소한 행동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통적으로 골프는 ‘매너의 운동’이라고 알려져 있다. 왜냐하면 수많은 운동 종목 중에 유일하게 지켜보는 심판이 없는 종목이며, 자신의 양심(良心)에 따라 점수(스코어)를 적어내어야 하고 동반자(상대방)를 배려해야하기 때문이다. 만약 상대방이 공을 치려고 하는 순간 말과 행동으로 이를 방해한다면 정상적으로 공을 칠 수 없기 때문에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

최근 골프연습장에서도 동반자는 없어도 다음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시간을 지켜주었으면 한다. 물론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1초까지 공을 치고 싶은 게 당연하다. 경험상 그런다고 절대 골프 실력이 늘지 않는다. 다음 사람이 기다리고 있으면 최소한 3분전에는 가방을 정리하고 신발을 갈아 신으면서 마무리해 주었으면 한다. 둘째, 자신이 사용한 자리는 깔끔하게 정리했으면 한다. 무엇이 그렇게 급한 지 음료수캔, 종이컵 심지어는 땀 닦은 수건까지도 내팽개치고 가버린다. 참으로 정신없는 사람이다. 물론 치우지 않아도 관리자가 치워주기도 한다. 그러나 최소한 자신이 사용한 것은 치워주고 나가는 것이 기본이다. 셋째, 인근 골프장의 경우 여름이라 천정형 선풍기가 있고, 의자에도 스탠드형 선풍기 있다. 당연히 사용 후 자리를 비울 때는 둘 다 정지하고 가야한다. 그런데 이것마저도 그냥 지나친다. 더구나 운동 중에 스탠드형 선풍기는 앉았던 의자 방향으로 쉼 없이 돌아가고 있다. 아무도 없는 의자로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전기세 내지 않는다고 막무가내다. 전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 화석연료가 오염시키는 대기오염을 생각한다면 전기는 아껴야 한다. 넷째, 종이컵 사용문제다. 어떤 이는 물 먹을 때마다 새 종이컵을 사용한다. 완전히 1회용이다. 만약 60~90분 동안 3번 물을 마신다면 종이컵 3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러니 경우에 따라서는 쓰레기통에 우리가 딱 한번 사용하고 버린 종이컵만 수북하게 쌓여있다. 제발 하루에 1개씩만 사용하자. 가져갔다가 다시 사용하면 되지 물을 마실 때마다 종이컵을 찾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컵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가 베어졌겠는가! 언젠가 지구상의 나무는 다 없어질 것이다.

골프 운동은 매너의 시작이다. 이렇듯 몸에 베인 심원(深遠)한 매너는 자신뿐만 아니라 동반자도 즐겁게 만들고, 골프 타수도 줄어들게 만들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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