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재수하는 것이 서울서 하는 것보다 낫다
고향서 재수하는 것이 서울서 하는 것보다 낫다
  • 글 김봉철 · 사진 이용규 기자
  • 승인 2012.08.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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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간 진주에서 입시학원 운영 김재경 제일학원 원장

▲ 김재경 제일학원 원장(오른쪽)은 “성공적인 재수를 하기 위해서는 고향에서 부모님 슬하에서 학원에 다니면서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서부경남의 제일의 입시전문학원인 제일학원의 김재경 원장은 이 지역 입시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입시전문학원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있는 와중에서도 그 명성을 지켜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합격시킨 학생들 중 의과대학 진학생만 200여명, 서울대 80여명이다. 그가 제일학원을 창업하여 운영한 것이 1991년 1월 부터이다. 올해로 만 22년째이다. 이 기간 동안 서울대학교에만 80여명을 합격시켰으니 진주의 어느 고등학교보다도 실적이 좋은 셈이다.
매일 6시면 학원에 나와 10시까지 학원에서 일한다. 22년간을 이렇게 했다.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학생들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6시에도 학원에 나오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는 원장인 자신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 제일학원을 운영하는 22년동안 매일 아침 6시에 출근, 10시 퇴근하는 일정을 한번도 어겨 본적이 없다는 그는 학원, 집, 교회 세군데 외에는 가는 곳이 없이 지낸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밋밋하다고 평한다. 그러나 그를 따르는 학생들은 원장님 때문에 좌절한 인생이 성공인생으로 바뀌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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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이소은 양 수능 만점으로 서울대 의대 합격
2007년 정슬기 군 수능 397점으로 서울대 법대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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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만 놓고 보면 고향에서 하는 것이 서울등 대도시에 가서 하는 것 보다 더 낫다고 그는 확신을 가지고 말한다. 예전 본고사가 있을 때 처럼 입시가 무슨 어려운 문제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요즈음은 교과서만 잘 공부하면 되는 시절이라 진주의 학원 선생들이 서울선생들에 비해 가르치는 게 떨어지지도 않는다. 그런데 고향에서 하게 되면 아무래도 부모님 슬하에서 하게 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고 건강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타향에서 하는 것 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게 그의 경험이다. 그런데도 학부모나 학생들은 막연히 서울이 진주보다 낫겠지 하는 기대심리로 서울로 무작정 떠나게 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재수를 하고 난 후에 크게 후회를 하게 된다. 그래서 재수는 서울에서 하고 삼수를 고향인 진주에서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실제 서울에 가서 해 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실패를 하고는 진주에 내려와서 그의 학원에서 삼수를 하여 성공한 케이스가 많다. 그가 공부시켜 입학시킨 학생중에는 수능시험 만점으로 서울의대에 합격시킨 이소은양, 수능시험 397점으로 서울법대 합격한 정슬기군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많다. 제일학원에서 공부해 수능 만점을 받은 학생이 나올 정도이면 제일학원의 실력이 모자라 공부를 못한다는 말은 하기 어려운 게 사실로 보인다.
그는 그러나 입시학원은 이제 좋은 시절이 지나갔다고 말한다. 지방의 학원뿐 아니라 서울의 학원들도 마찬가지이다. 이유는 학원들의 실력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공교육이 점차 정상화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시 입시를 통해 64.4%를 뽑고 있기 때문에 재수를 통해 성공할 확률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럼에도 김재경원장이 입시전문학원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명감 때문이다. 자신이 포기하면 재수를 통해 성공하는 인생을 갈 수 있는 아이들의 장래가 막히게 된다. “지역사회에서 저같은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비록 경영환경이 변해도 그가 입시전문학원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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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경 제일학원 원장
입시학원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분야


△입시학원의 동향이 어떤가.
-가장 변화가 심한 분야중의 하나가 입시전문학원이다. 소위 말하는 재수전문학원 들은 지금 근본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변화가 심한 이유가 무엇인가.
-우선 공교육이 정상화 되고 있다. 그래서 입시학원의 존재이유가 많이 사라졌다. 현재 대학들은 수시를 통해 64.4%의 학생을 뽑고 있다. 그래서 재수를 통해 성공할 가능성이 많이 사라졌다. 학생들은 농어촌 전형이나 지역균형선발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학에 들어간다. 단순히 성적만으로 대학을 들어가는 비중은 크게 줄었다. 예전에는 예를들면 고대 법학과를 들어갔던 학생도 서울대 가려고 다시 재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요즈음은 중앙대 들어가도 재수하지 않는다. 재수를 통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를 학부모나 학생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재수를 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있을 것 아닌가.
-물론 그렇다.
△어떤 학생들이 재수를 하면 좋나.
-모의고사 보다 수능점수를 덜 받은 학생들은 재수를 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수능성적이 평소성적보다 좋게 나왔는데 재수를 하는 것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저도 상담을 할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이 모의점수 성적과 수능점수 성적이다. 이 둘을 비교해서 수능점수가 작게 나왔다면 재수를 권해 본다. 공부도 무작정 욕심만 가지고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진주출신으로 재수하는 학생 한해에 약 500여명

△진주에서 재수를 하는 학생은 얼마나 되나.
-한해에 약 500명 정도 된다고 보여 진다. 물론 정확한 통계는 아니다. 통계를 내는 기관이 없으니까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보면 그 정도는 매년 하는 것 같다.
△그 학생들 중 외지와 진주에서 하는 비율은 얼마정도 되나.
-서울로 가는 학생들이 100명 정도 되고 200명은 혼자서 하고 200명 정도는 학원에 나온다.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나.
-저는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데 진주학생들이라면 진주에서 학원에 나오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이다.
△학원을 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닌가.
-그렇지 않다. 학생들을 위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우선 서울에 가는 것을 이야기 해보자. 학부모나 학생들은 막연히 서울에 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서울에는 여러 가지 위험요소들이 존재하고 있다. 20대에 접어든 학생들을 유혹하는 환경이 많다. 나쁜 친구를 사귈 수도 있고 술과 담배등 이 나이 때에 접하기 쉬운 유혹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또 건강관리도 문제이다. 혼자서 생활하는 게 처음이라 건강을 관리하기가 어렵다.

혼자서 공부하는 것 보다 고향에서 학원 다니는 게 가장 좋다

△절이나 고시원등에 들어가 혼자 공부하는 것은 어떤가. 학원 오가는 시간등 시간의 낭비가 적다는 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과학적인 연구에 의하면 혼자서 집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하루에 15시간을 공부한다고 해도 집중하는 시간은 5시간을 넘지 못한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혼자서 공부하면 실제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것 같은데도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진주에 있는 학원을 다니는 것은 어떤 유리한 점이 있나.
-우선 체계적인 관리가 된다. 공부는 예습, 수업, 복습이 가장 좋은 방식이다. 9시에서 5시까지가 보통 수업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학원에 나와 그날 배울 것을 예습하고 수업이 끝난 다음에 복습을 통해 그날 배운 것을 마무리 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학습방법이다. 그러고도 남는 시간이 있으면 평소 부족한 것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중요한 것은 학원의 방침에 따라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다. 학원을 믿지 못하고 급히 서둘면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재수는 1년간이라는 장기간의 레이스이다. 혼자서 하는 것 보다는 함께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좋다. 제일학원은 학생들을 담임선생이 철저히 관리한다.

▲ 22년의 역사를 이어온 제일학원은 서부경남 제일의 입시전문학원이다. 이기간 동안 서울대학교에만 80여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강미주 학생 카톨릭 의대 합격후 재수해 서울의대 진학

△제일 기억에 남는 학생은 어떤 학생인가.
-2001년도 일이다. 거창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소은 이라는 학생이 있었다. 전국의 의대를 다 실패하고 나서 학원에 왔다. 상담해 보니 상당히 총명한 학생이었다. 제가 보기에 잘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서울의대를 목표로 나와함께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 본인이 감동해 정말 열심히 했다. 수능시험 400점 만점으로 서울의대에 진학했다.
△또 다른 학생은 없나.
-현재 서울대 병원의 췌장암 전문의를 하는 강미주 박사도 기억에 남는 학생이다. 이 학생은 카톨릭 의대에 합격한 후 재수를 하러 왔다. 일년간 열심히 해서 당시 서울의대가 200명 뽑을 때 4등 안에 들어서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합격했다. 석사,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의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런 얘기는 언제 들어도 감동적이다. 다른 예도 들어달라.
-이진욱 변호사도 특이한 케이스이다. 이 학생은 세 번 서울대학에 합격한 학생이다. 이 학생은 삼천포 출신인데 진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농과대학에 합격하고는 저희 학원에 왔었다. 97년이다. 재수를 하고 나서 자신이 원하던 서울대 전자전기공학과에 합격을 했다. 그런데 합격하고 나니 당시 서울대 공대가 고시를 하는 분위기 일색이었다. 당시 사회분위기가 IMF 직후라 공대생들의 마인드가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삼수를 하러 왔다. 삼수를 통해 서울법대해 합격을 했다. 지금 사법시험에 합격해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진욱 학생 서울대에만 세 번 합격해 서울법대 진학

△그외 다른 기억들은.
-사실 기억에 남는 학생은 셀 수 없이 많다. 꼭 좋은 대학에 간 학생들 뿐 아니라 재수를 통해 인생을 새롭게 시작한 학생들이 많다. 그런 학생들이 찾아와서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 그때가 가장 보람이 있다. 지금까지 의대, 치대, 한의대등 의과계열에만 200명이 넘는 학생을 입학시켰고 서울대에만도 80여명을 합격시켰다. 사실 제일학원의 좋은 점은 이런 실적 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한 학생이 많다는 게 정말 자랑스러운 거다.
△김 원장은 제일학원을 얼마나 했나.
-1991년 1월에 제일학원을 창업했으니 22년째 하고 있다.
△이렇게 22년간 입시 전문학원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나.
-진주에서는 가장 오래된 학원이다. 입시전문학원은 사실 5년을 넘는 경우가 드물다. 그만큼 변화가 심한 곳이다. 그런 곳에서 22년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사정은 어떻나.
-어렵지만 잘 경영해 나가고 있다. 그래도 우리 학원은 괜찮은 편이다. 서부경남에서는 입시하면 제일학원을 꼽아주는 학부모들이 있어 그 자부심으로 산다.

매일 아침 6시 출근 10시 퇴근하는 일상 반복

△좋아하는 취미는 있나.
-취미는 없다. 그냥 학원에서 일하는 게 전부이다. 하루 생활이 집에서 학원 일요일에는 교회가 전부다. 그게 22년간 해 온 내 생활이다.
△경영방침이 무엇인가.
-학생들에게 본을 보이면서 학생들을 지도하자는 게 경영방침이다. 학원이라 해도 원장이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따라오지 않는다. 그래서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해 10시에 퇴근하는 일을 22년 째 해오고 있다. 제일학원이 이 지역에서 그래도 롱런을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이같은 감동의 경영을 하는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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