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갈등지수
사회갈등지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8.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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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택/동진초등학교장

 
갈등(葛藤, conflict)의 갈은 칡, 등은 등나무라는 뜻으로, 일이나 사정이 서로 복잡하게 뒤얽혀 화합하지 못함의 비유, 서로 상치되는 견해ㆍ처지ㆍ이해 따위의 차이로 생기는 충돌, 정신 내부에서 각기 틀린 방향의 힘과 힘이 충돌하는 상태 등을 나타내는 말이다. 갈등은 개인은 물론 사회도 겪는 현상이다. 갈등상태는 두 개 이상의 상반되는 경향이 거의 동시에 존재하여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을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갈등으로 인하여 개인은 정신생활이 혼란스럽고, 내적 조화가 파괴되며, 사회는 불안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소득불균형 정도, 민주주의 성숙도, 정부 정책의 효율성’ 등을 지표로 하는 사회갈등지수를 개발한바 있다. 민주주의 성숙도와 정부효율성이 낮을수록, 소득불균형이 높을수록 갈등지수가 높아진다고 한다. 사회갈등지수가 10% 하락할 때 1인당 GDP가 7.1% 증가, 한국의 갈등지수가 OECD 평균 수준으로 완화될 경우 1인당 GDP는 27% 증가한다고 한다. 1인당 GDP의 27%라는 경제적 손실 즉 사회적 비용은 개인들의 주머니에서 나가지 않음으로 인해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직사회도 비정규직, 교직단체 등 구성원간의 갈등, 인권조례, 교권조례, 성취도평가, 학교폭력, 성과급, 교원평가, 급식, 보육 등등 정책이나 제도, 혹은 운영방법을 두고 갈등과 경쟁이 적지 않다. 예를 들면 학습지도와 정책수립의 자료로만 사용하면 좋았을 성취도 평가결과를 공개함으로서, 시도, 시군, 학교, 학생을 줄 세워 불필요한 경쟁과 갈등을 낳았고,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는 대책수립이나 생활지도에만 활용하였으면 좋았을 것을 공개함으로서 폭력학교라는 낙인을 찍었으며, 목표도달을 따지는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적 줄 세우기로 학교, 교사 성과급을 지급함으로서 적지 않은 갈등을 가져왔다. 각종 교육사업에서 공모 혹은 평가라는 말이 일상화되었다. 공정해 보이지만, 여건이 천차만별인데, 결과만을 놓고 경쟁하는 것은 불공정 쪽에 가깝다. 교직사회도 무한 경쟁사회, 갈등지수가 높은 사회라는 것을 실감한다. 혹자는 남 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들도 자기경쟁력을 높이는데 몰두하는 현상을 일러‘자기착취’라고 부르며, 이런 사회를 '피로(한) 사회'라고 부르고, 이런 무한 경쟁사회에서는 승자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런 물결 속에서 교사들은 방학 중에도 쉬지는 못한다. ‘철⋅밥⋅통’이라는 교직에서 명예퇴직 신청자가 급증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경쟁,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안배와 배려가 갈등지수를 낮추고 교육역량을 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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