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사찰에서 적멸보궁 이란
진주성-사찰에서 적멸보궁 이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7.02 17:3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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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사찰에서 적멸보궁 이란

태백산맥의 오대산은 명산중 명산이다. 아름드리 거목들이 숲을 이루어 수림을 자랑하고 부드러운 토산으로 이루어져 크고 넉넉한 가슴을 간직하고 있다.

일찍이 일연스님은 “우리나라 명산중에서도 오대산이 가장 좋은 땅이요 불법이 길이 번창할 곳이다”라고 했다.

오대산의 한복판에 화룡점정처럼 떠 있는 적멸보궁(寂滅寶宮)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적멸보궁은 오대산의 비로봉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꽃봉오리처럼 피어오른 땅이다. 날으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 희롱하는 형국이라고 하며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하여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실곳을 찾아 헤맬 때 홀연히 새 한 마리가 날아와 이 자리를 일러 주었다는 전설이 전해 오는 곳이기도 하다.

적멸이란 모든 번뇌의 불이 꺼진 곳 본래의 마음자리인 고요의 상태로 돌아감을 말한다. 부처의 육신으로 인한 마지막 장애까지 훌훌 털어버리고 영원히 진리 그 자체로 돌아가면 곧 적멸인 것이다. 적멸보궁이란 그 깨달음의 성인인 부처의 뼈에서 나온 사리를 모시는 보배로운 궁전이란 뜻이다.

우리나라에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곳으로 5대 적멸보궁이 있는데 영축산의 통도사, 설악산의 봉정암, 사자산의 법흥사, 태백산의 정암사, 그리고 오대산 중대의 적멸보궁이 바로 그곳이다.

그 중에서 오대산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이마에서 나온 정골(頂骨)사리가 모셔진 곳으로 제아무리 백치라도 이곳에 이르면 지혜를 만나고 욕망에 눈이 먼 사람일지라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신령스러운 땅이다.

보궁의 법당에는 불상이 모셔져 있지 않고 불단(佛壇)만이 덩그러니 앉아 있을 뿐이다. 통도사의 경우처럼 금강계단과 사리탑이 있는 것도 아니다. 뒷뜨락에 석탑을 모각한 작은 판석만이 소슬하게 서 있다. 성스러운 이 산자락 어느 곳엔가 부처님이 머물러 계신다는 상징을 가르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이 오대산 적멸보궁의 큰 뜻이고 옛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인 것이다.

상원사 동종은 비천상 조각과 함께 울려 퍼진 그 소리가 우리나라에서 최고가는 아름다운 종으로 꼽힌다. 본래 이 종은 안동의 문루에 걸려있던 것을 세조가 상원사 문수동자에게 바친 것이다.

월정(月精)사가 들어선 자리는 본래 달의 형국이었고 달바위가 있었던 자리라 한다. 옛 선사들의 깨달음의 시에는 월정사의 달과 달빛에 관련된 많은 일화들이 등장하는데 오대산의 역사에서 달의 행로는 가장 심오한 종교적인 채취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므로 쏟아지는 달빛의 사연을 알고 싶은 구도자들에게 처녀지와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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