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주 칼럼-7월의 유일한 열쇠-법(法) 정신
장영주 칼럼-7월의 유일한 열쇠-법(法) 정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7.06 15: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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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7월의 유일한 열쇠-법(法) 정신

5월은 아름다운 효의 달이고, 6월은 엄정한 충의 달이다. 7월은 누구나 존중하여야 할 법의 달이다. 7월은 한해의 후반이 시작되는 첫 달이니만큼 법을 수호 할 것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각오하는 것이 마땅하다. 나라의 가장 큰 법은 헌법으로 오는 17일은 대한민국의 제헌절이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엄혹한 국제 질서 속에서 국민 모두 크고 작은 법질서 실현에 강렬한 각성으로 임해야 한다. 법은 물(水)이 흘러가는(去) 모습이니 자연스러움의 극치이다. 세상은 성공을 위한 투쟁으로 달려 온 결과 자연스러움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생명 법을 망각한 것이다. 그 결과 지구환경의 파괴와 바이러스에 의한 판데믹 현상으로 끝내는 모든 생명의 생존마저 위협 받고 있다.

축약적으로 발전을 이루어 온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는 성공중심으로 강하게 쏠려있다. 정치는 인간 본성을 회복시켜야 하는 본래의 사명을 잊고 패거리만의 성공에 머물고, 교육은 대개 학문과 인품고양은 멀리하고 지식과 기술을 주입하여 작은 성공에 나서고 있다. 종교 역시 아니라고는 결코 말 못할 것이다. 이제는 성공만을 위한 억지와 규제와 쏠림이 아닌 자연스러운 생명의 흐름을 되찾아야 한다. 각자의 내면에 살아 있는 원래의 법도를 되찾아 발견하고 이루면 마침내 성공을 넘어 완성의 삶에 이를 것이다.

고구려 선인들은 ‘먼저 온 것은 법이 되고 새로운 것은 존중받는다’고 가르치셨다. 그러므로 고구려는 ‘전통은 살리고 새로운 것을 존중한다’는 슬기롭고도 아름다운 생명의 법으로 나라의 정치의 규범을 삼아 오랫동안 동북아시아의 문화의 중심국이 될 수 있었다. 고구려인들이 구름처럼 모여 국가로 부르기를 기꺼이 법처럼 지켰다는 ‘다물흥방가(多勿興邦歌)’를 살펴본다.

‘먼저 간 것은 법이 되고, 뒤에 오는 것은 그 위에 쌓이는구나. 법은 나지도 죽지도 않고 비록 위에 있다 해도 귀함도 천함도 없도다. 사람은 천지 중에 하나이며 마음과 정신의 근본도 하나다. 그러므로 빈 것과 가득 찬 것은 같으며 정신과 사물은 둘이 아니다’(중략)
‘내 자손이 나라를 위하니 태백교훈이 내 자손의 스승이 되는구나. 모두를 고르게 가르치는 스승이 되니 그 가르침은 새롭지 않은 것이 없구나’(先去者爲法 後來爲上 故不生不滅 故無貴無賤 人中天地爲一 心與神卽本爲一 故其虛其粗是同 故惟神惟物不二 我子孫善爲邦兮 太白敎訓吾所師 我子孫故 通無不均 故無敎不新) ‘태백일사, 고구려국 본기’

꽃은 스스로 아름다움에 취하여 ‘꽃 피어남의 성공’에 머물지 않는다. 열매도 ‘열매 맺음의 성공’으로만 남아 있다면 어찌 과육을 제공하고 씨앗을 퍼트리는 나무라는 전체의 생명의 법으로 흘러갈 수 있겠는가. 홍익의 법, 완성의 법을 잘 알아야 전체라는 완성을 하나로 관통 할 수 있다. 고구려인들은 이러한 ‘완성의 법’을 이루는 인격의 힘과 철학을 고조선의 단군들로 부터 이어 받았다. 인격의 힘은 문화를 타고 무한하게 퍼져 나갈 수 있다. k-드라마, k-팝, k-뷰티, k-후드 등에 이어 k-방역까지 한류가 되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단군들의 홍익의 법도가 핵심을 이룬 한민족의 인격의 힘이 한류라는 문화로 번져 나가는 현상이다.

일상 속에 우주가 담겨 있듯이 딱딱하고 규격화 된 법이 아닌 평범한 상식(common sense)이 법 위에 존재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격의 힘이 국토, 인구, 국력 등의 보이는 물질의 힘을 압도하는 것은 상식이다. 누구나 어디서나 통용되는 법과 상식이 강물처럼 흘러 지구의 뭇 생명이 힘껏 숨 쉬고 어울려 약동하는 세상을 하루 빨리 이루어야 한다. 그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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