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소설가
강영/소설가-방심사람에겐 예외 없이 여러 가지 단점들이 있다. 시기질투, 욕심, 집착, 게으름, 방심, 등속이 그것이다. 이를 우리는 인간의 속성이라 말한다. 방심에 대해 잠시나마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설마 괜찮겠지 뭐. 나 하나쯤 어쩌려고. 귀찮아서. 몰라서. 아무튼 많은 사소한 이유로 방심해서 낭패를 본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만다. 나중엔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데까지 간다.
지난 목요일에 우리 동네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세 명의 일가족이 모두 확진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전주 토요일부터 가족 중 한 명이 기운이 없고 숨이 가프고 설사를 하는 증상이 발현됐다고 한다. 코로나에 감염되면 열이 난다는 정보에만 집중, 코로나19가 아닌 줄 알았던 모양이다. 방심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이 가족들은 6일 동안 관련기관에 신고 없이 집안에서 머물렀다.
이미 우리 동네엔 벌써 약 다섯 달 전에 확진자가 한 사람 나왔다. 신천지 교육생이었고 완치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또 몇 달이 흘렀고 사람들이 방심하기 시작한 것 같다. 아직 나라 안팎으로 확진자가 끈질기게 나오고 있었지만 그것은 남의 동네의 이야기로 여겼기 때문이다. 손소독제 사용도 소홀했고 누군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에게 쓰라고 조언하면 “너나 잘 하세요”라며 비꼬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주에 일가족 확진이 우리 동네에서 발생했다. 밀착 접촉한 마트 주인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어쩔 수 없이 그 마트엔 손님이 줄어 한산하다. 마트 맞은편에 위치한 우리 카페도 한산하다. 확진자 동선에 카페가 포함되어 우리가게가 아닌데도 오해를 받고 있다. 동네사람들은 새하얀 마스크를 철저하게 쓰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파자마바람으로 나오면서 마스크는 쓰고 나온다.
누군가는 이 지독한 코로나19 는 이제 지구상에 붙어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불길하게 말한다. 바이러스라는 게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다 보니 그럴만도 할 것이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방심 없이 개인방역이 생활화되어야 한다. 또한 진정 깊이 바라기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백신이 하루 빨리 개발되었으면 좋겠다. 말대로 불철주야 백신개발에 애쓰는 연구진들에게 깊은 격려와 박수를 보내자. 그리고 방심은 절대금물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