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라이온스협회 355-E지구 허경순 총재
국제라이온스협회 355-E지구 허경순 총재
  • 강미영기자
  • 승인 2020.07.09 18:02
  • 1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 만들겠다”
▲ 국제라이온스협회 355-E 허경순 총재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함께 돌봐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용규기자

어려운 유년시절 “어른이 되면 베풀며 살겠다” 다짐

장사하며 혼자 봉사활동 이어오다 라이온스와 인연
일생을 나눔의 정신으로 살아 온 ‘솔선수범 봉사가’

무료급식사업·위기가정아동·의료비 지원 등 활동
도움손길 미치지 못하는 다양한 계층 위한 사업 필요
함께하는 ‘따뜻한 지구, 아름다운 라이온’ 실천할 것


‘우리는 봉사한다(WE SERVE)’는 모토를 가진 국제라이온스협회는 1917년 멜빈 존스가 지역사회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창설한 국제 최대의 봉사단체로 대한민국은 현재 21개 지구 2100여 클럽에서 8만여 명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 중 355-E 지구는 서부경남 8개 시·군 58개 클럽으로 구성돼 4500여 명이 도움의 손길을 곳곳에 펼치고 있다.

향후 1년 간 새로이 국제라이온스협회 355-E를 이끌게 된 허경순(60) 총재는 남들에게 ‘가라’가 아닌 ‘가자’는 말을 하며 솔선수범하는 봉사활동가로 유명하다. 그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함께 돌봐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수십 년을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여전히 지치지 않은 그는 지역 사회의 소외된 이들에게 손을 내밀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어렸을 적 장사를 하는 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살았다는 허 총재는 힘겨운 유년 시절을 보내며 ‘어른이 되고 돈을 벌게 되면 꼭 남에게 베풀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 때의 다짐대로 자란 그는 진주 중앙시장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며 시장에 지내는 소외계층의 아이들과 노인들을 도왔다. 그 뚝심있는 선행이 주변으로 소문이 나 현재의 라이온스와 연이 닿게 됐다.

국제라이온스협회 355-E지구 총재에 당선된 허경순 총재를 축하하고 있다.
국제라이온스협회 355-E지구 총재에 당선된 허경순 총재를 축하하고 있다.

허 총재는 “그 당시 중앙시장에는 근근이 살아가는 어린아이들이 많았다. 김밥집을 운영하며 그런 아이들을 보살펴주고, 또 노인들을 위해 복지회관에 쌀을 기증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봉사를 하면 할수록 마음이 뿌듯해졌고 그 힘을 원동력 삼아 계속해서 어려운 분들을 도왔다. 그러다보니 소문이 나고 그걸 듣고 찾아온 주변 사람들이 혼자 봉사활동을 하지 말고 라이온스로 가서 함께 행동하자고 권유했다. 처음에는 라이온스라는 단체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면서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하는 봉사활동에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봉사단체로 들어가 봉사에 대해 배우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장미라이온스클럽에 입회하게 됐고 20년이 지난 지금 355-E 지구 총재의 자리까지 올라오게 됐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니 더욱 힘이 났다는 그는 “봉사활동이란 자칫하면 버티기 힘들 수 있다. 특히나 혼자서 하게 되면 재미도 없고 힘에 겨울 때가 많다. 나 역시 그랬는데 라이온스로 들어가 다 같이 활동하니 의욕도 나고 요령도 생기며 봉사 자체가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허경순 총재는 당선 후 총혼탑 참배로 업무를 시작했다.
허경순 총재는 당선 후 총혼탑 참배로 업무를 시작했다.

허경순 총재가 이끄는 355-E 지구의 슬로건은 ‘따뜻한 지구, 아름다운 라이온’이다. 누구나 ‘라이온스’라는 이름을 들으면 아름답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단 의미를 담았다.


슬로건을 설명한 그는 “지구와 클럽에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타 지역과 읍면동을 통해 소외된 계층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진주시복지재단에 성금을 기부했으며 이동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지역 내 복지재단에 승합차를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클럽에서 모은 기금으로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에 사랑의 밥차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점심을 챙기기 어려운 분들에게 든든한 한 끼를 챙겨드렸다”고 했다.

또, “지역사회의 장애인의 목욕을 도와주거나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한 위기가정아동 지원, 무료급식사업, 노인 백내장 수술 지원 등 수 많은 일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활동비용에 관한 질문에는 “모든 재원의 모체는 회원들의 회비와 국제라이온스재단 LCIF 기금이다. 따로 기업의 후원을 받지는 않는다.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으는 모금이 언제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진주시청을 방문한 허경순 총재가 조규일 시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진주시청을 방문한 허경순 총재가 조규일 시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찬바람이 소외 계층에게 불어 닥치며 라이온스협회의 고민도 커져가고 있다. 이미 상반기 정기행사들은 모두 취소되고 가을 코로나19 2차 유행의 우려가 나오자 앞으로 활동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관측도 나왔다. 허 총재 역시 그 부분에 대한 고심이 깊었다.

그는 “다수 인원의 모임이나 복지기관의 방문이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에도 많은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보다 더 한 타격을 입고 생활고를 겪는 분들이 있다. 이들을 도우기 위한 사업을 꾸준히 계획하고 있다”면서 “각 지구임원과 클럽회장을 소집해 회의를 열어 연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허 총재는 스스로가 느끼는 봉사활동의 힘든 점으로 다름 아닌 복지대상자들에게 혜택을 홍보하는 일이라고 꼽았다.

그는 “얼마 전 복날을 맞아 가마못 공원에서 100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했다. 그 때 어르신들 한 분, 한 분 모시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다들 연세가 있어 거동도 힘들고 행사를 안내하기도 어렵다. 거기에 차량 지원도 여의치가 않았다. 이처럼 봉사활동에서 가장 힘든 일은 복지를 받는 사람을 찾고 모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허경순 총재가 연차대회 입장을 하고 있다.
허경순 총재가 연차대회 입장을 하고 있다.

이어 “라이온스는 지자체나 회원들의 요청으로 어려운 계층을 찾아 도와준다. 하지만 그 사각지대에 놓인 채 손길이 닿지 않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다양한 계층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펼치는 게 목표다”면서 그들을 찾고 돕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긴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을 도운 그에게도 기억에 남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90년대 초반, 하동군 악양면에서 온 여자아이는 여전히 아픈 손가락이다.

그는 “어느 날 누가 ‘아들 2명을 키우고 있으니 딸도 키워보세요’라면서 아이를 맡겼다. 아이를 보니 몸에 흉터도 많았다. 그렇게 1년 동안 내 자식처럼 키웠다. 나를 이모라고 부르면서 참 잘 따르고 공부도 열심히 해 대학까지 갔다”면서 그 때의 기억으로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정기후원을 했다고 밝혔다.

이 아이 뿐만 아니라 숱한 아이들을 지원한 그는 “많은 아이들을 후원하며 키웠다. 그 모든 애들이 아직도 소중하다. 훌륭히 자라 편지를 써 보내는 애들도 있는데 그걸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계속 떠올리면 그리워져 아이들이 컸다 싶으면 마음에서 지우도록 노력한다”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미국 총재 연수 후 한국 지구 총재들과 함께한 모습.
미국 총재 연수 후 한국 지구 총재들과 함께한 모습.

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장소 마다않고 맨발로 뛰어나가는 그가 꿈꾸는 이상향은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라이온스와 함께 하고 있지만 사회의 그늘에 놓여 외면 받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허 총재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사람들에게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주저하지 말고 함께 봉사해 마음 따뜻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 그 정을 나누면서 지역의 사회복지 기반을 닦고 싶다.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라이온스 회원이 될 수 있다. 언제든지 찾아와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강미영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