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진리는 그대 발밑에 있다
칼럼-진리는 그대 발밑에 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7.14 15:54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 문산 여래암 주지-진리는 그대 발밑에 있다

나의 선행을 타인의 행복으로 연결시켜가면서, 주변의 잘못은 바로 잡아주고 살아가야한다.

그냥 넘어가버리면 그 사람은 그런 잘못을 반복하게 되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된다.

아침이오면 해는 저절로 뜬다는 걸 믿고, 무슨 일이든지 조급증 내거나 서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면서, 버리고 버려서 버릴 것이 없을 때까지 버리면서 살아가자.

안씨 가훈에 출세와 재산도 중간쯤만 하라는 절재교육이 있다. 최고, 최종의 자리에 있을수록 책임은 더 크고 무거우며, 자신과 가정에 충실할 수 없고, 작은 잘못도 화산처럼 폭발하며, 비난은 쓰나미처럼 밀려오기 때문이다. 오늘도 우리는 그런 불행을 지켜보고 있다.

재물욕과 출세욕에서 한발 뒤로 물러설 줄 알고, 중간쯤의 자리에도 만족할 줄 알자.

불행은 욕심 크기 따라 찾아온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듯이 행복 없는, 명예와 재산 불리기에 총력을 하면 실패가 뒤따른다. 부처님은 처, 자식, 재산, 왕위까지 버렸다.

우리는 탐하는 것이 너무 많다. 안모 전대법관은 5개월 동안 16억원을 벌어들인 결과, 그 돈이 발목을 잡아, 국무총리 후보자에서 낙마하였다. 이모 전대법원장은 대법관을 지낸 후 5년간 변호사로 일하면서 60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명예가 실추되었다.

황모 전야당대표는 검사퇴임 후 17개월 만에 16억원의 고액수임료를 올려 전관예우 논란과 과태료 상습체납, 장남의 불법증여 및 증여세탈루의혹 등 크고 작은 비리의혹을 불러왔다. ‘임제록’에 풍전한(風顚漢)이란 말이 있다. ‘일상의 궤도에서 벗어나 비상식적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들은 돈 버는 도깨비 방망이를 가졌을까? ‘큰 재산은 큰 속박이다’

많은 보수를 받아서 재물만 축적 말고, 보수 없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살아보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재산이 적으면 근심도 적다’재갈공명은 부귀권세가 대단하였지만 사후엔 곳간에 쌀 한 톨 남지 않을 정도로 검소하였다. 욕심이 과하면 허망한 삶이 찾아온다.

재물은 정의롭게 벌어서 올바르게 모으고 ‘집착 없이 베풀며’ 살아가는 것이 옳은 일이다.

이런 일은 쉽다면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 쉽고, 어렵다면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

모든 것을 혼자 독차지 하려말고, 배려와 나눔, 상생의 마음으로 살아가자. 서민들은 하루 몇 만원 버는 것도 험난한 가시밭길이지만, 가난이 자존심을 타락시킬 수 없고, 많은 재물이 비열한 마음을 높여주지도 못한다. 함포고복(含哺鼓腹)이라, 잔뜩 먹고 배 두드리며 잘 먹고 잘사는 것만이 삶의 목적은 아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부드럽고 공손한 마음으로 만인에게 봉사하며 살아가자. 사람은 제 그른 것과, 제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모든 잘못의 원인을 남한테서만 찾으려는 습관이 있다. 자신의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욕심을 버린 자리가 행복의 자리다. 스님들은 법복이 낡으면 누더기로 만들고, 누더기가 낡으면 기워서 속옷을 만들고, 속옷이 낡으면 기워서 요를 만들고, 요가 낡으면 깔개를 만들고, 깔개가 낡으면 끊어서 걸레를 만들고, 걸레가 낡으면 썰어서 흙에 섞어 벽을 바른다.

요즘은 흙벽이 없어서 걸레까지만 만든다. 사람이 아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고위직이라고 세상을 꿰뚫은 것은 아니다. ‘묻고 또 물어라. 그곳에 길이 있고, 진리는 그대 발밑에 있다’

온갖 수단방법을 동원하여 최고최종의 자리에 오르고, 많은 재물을 모아봤자, 결국 아지랑이나 그림자 같고, 메아리 같은 것이다. 돈이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명예와 권력, 재물, 모든 걸 잘못 싹쓸이한 오명은 역사에 기록되어 후세로 전해지게 된다. 국민들도 옳고 그름을 분별할 줄 안다. 모든 것을 적당하게 누리면서 걸림이 없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살아가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