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죽음의 환상에서 깨어나라
아침을 열며-죽음의 환상에서 깨어나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7.16 16:4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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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죽음의 환상에서 깨어나라

인생이 고통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 첫 번째 깨달음이며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 두 번째 깨달음이며 내가 없음을 아는 것이 세 번째 깨달음이다.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스스로 자신의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바로 깨달은 이의 삶이다. 이 세 가지의 자각은 일찍 깨달을수록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강건해진다. 유한한 육체의 세계에서 죽음은 생명의 소멸이며 모든 것의 끝이다.

그러나 무한한 에너지의 세계에서 죽음이란 환상이며 오직 생명의 순환만 있을 뿐이다. 삶의 본질에 대하여 사람들이 물어보는 가장 중요한 질문 중의 하나가 ‘내가 죽은 후에 어떻게 되는 가이다’ 탄생은 우리가 이미 경험해서 알지만 죽음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는 모두 언젠가 이 운명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우리의 삶이 영원할 그것으로 생각하지만, 육체의 삶은 유한한 경험임을 결국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람이 이상해진다. 죽음은 대부분 사람에게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우리 할아버지는 100세 가까이 사시다가 하늘로 돌아가셨다. 그래도 정신이 맑으신 날에는 내가 어릴 적에 보리타작을 같이하시면서 막걸리를 마시던 과거를 추억하시면서 웃음을 지으시곤 하셨다. 어떤 날은 몸이 너무 무겁다 하시면서 나를 보고 “이 몸이 어서 가야, 너희들이 편할 텐데, 잘 가지질 않는다”하시면서 무척 힘들어하시던 모습을 뵌 적이 있다. 코앞에 닥친 죽음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나를 투영해 보았다.

어떤 죽음을 나는 선택해야 하는가, 전기 코드를 뽑듯 순식간에 고통 없이 가는 것, 아름다운 음악 소리와 함께 아득한 잠으로 빠져들 듯 가는 것, 가족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으며 안녕이라는 말을 건네며 가는 것 등등이 상상된다. 어쨌든 죽음은 늘 우리 등 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손님이다. 눈에 보이는 죽음만을 생각하면 허무하고 서글프다. 손톱 하나도 금니 하나도 가져갈 수 없는 저 세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사는 알고 보면 큰 착각이다. 많은 사람은 탄생하는 순간에 삶이 시작되고 죽는 그 순간 생명이 끝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생명이 정확하게 길이가 잴 수 있는 나무토막처럼 명백한 시작점과 끝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육체의 관점에서 이 세상을 인지하고 경험하기 때문에 이것은 논리적으로 보인다. 우리가 인식하는 물질적인 세계가 전부이고 죽음과 함께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의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죽음은 또 다른 생명에로의 이동하는 과정일 뿐이다. 반복되고 순환되고 변화하는 기운의 흐름이고 과정이다. 우리가 죽게 되면 우리 몸은 기화수토로 분리된다. 먼저 몸의 온도가 떨어지고 온기는 허공으로 날아가며 열기도 사라지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70% 이상을 차지하던 수분도 서서히 달아나며 뼈도 오래되면 삭아진다. 근육은 부패하여 또 다른 유기물로 바뀌어 다른 생명체의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아마존 강의 사례를 한 번 더 들어보면 피라냐라는 물고기를 알 것이다. 이빨이 톱니처럼 날카로운 고기인데 호수 같은 곳에서 살면서 주로 목이 긴 새들의 새끼들이 호수 위 나뭇가지 위에서 놀다가 떨어지면 순식간에 달려들어 먹어치운다고 한다.

반면에 피라냐의 치어들은 주로 호수 위 나뭇가지 아래 수면 위에서 주로 노닐며 이때 목이 길며 부리가 날카로운 새들이 날렵하게 이 치어들을 먹어 치운다고 한다. 다른 종의 어미가 또 다른 종의 새끼를 먹는 것이지만 결국 자기가 자기를 먹는 셈이다. 우리 몸도 여러 가지 순환과정을 거쳐서 온갖 생명체들이 우리 몸에 들어온 것이다. 우리가 우리 몸을 벗을 때에는 그들에게 우리의 에너지를 돌려두어야 한다. 하긴 억지로 그리 안 해도 자연적으로 그리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영혼이다. 영혼은 순도에 따라서 그 위치가 결정된다. 당신은 당신 영혼의 순도를 높이기 위해서 오늘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생사란 켜졌다 꺼졌다 하는 전구와 같다. 불이 꺼졌다고 해서 전기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불이 꺼져도 전기 에너지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주의 생명 에너지와 분리된 생사가 있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생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그저 환상일 뿐이다. 생명 에너지가 무한하게 흘러가는데 그 에너지가 뭉쳤다가 흩어지는 경계가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생사라는 현상이다. 에너지가 뭉치는 것이 생이요 흩어지는 것이 사이다·정신의 에너지가 육체의 에너지와 만나서 뭉치면 생이고 분리되어 흩어지면 사인 것이다. 그렇지만 에너지는 사나 생에서나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는 것이다. 사실 죽는 것이 아니라 변할 뿐이다. 당신의 영혼은 생의 단계에서 부지런히 성장한다. 마지막에는 순도에 따라서 그 위치가 결정되며 이는 당신의 영혼이 거할 차원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밝고 맑은 순도 높은 영혼이 될 것인가 어둡고 탁한 영혼의 에너지로 남을 것인가는 순전히 당신의 선택사항이다. 지금부터 영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중에는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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