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살은 불명예(不名譽)이다
칼럼-자살은 불명예(不名譽)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7.20 15:58
  • 15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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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자살은 불명예(不名譽)이다

전 세계 인구의 80%가 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를 자살로 떠나보내는 경험을 한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평균 40여 분마다 1명꼴로 자살을 하며, 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는 부유층의 자살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 또 연봉이 10억 원 안팎인 사람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나머지 우울증을 호소하다가 자살하기도 한다. 이런 사례를 보면 경제적 궁핍 때문만으로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잘 나간다는 검사·의사·변호사·승려·목사 등 자살자의 직업은 실로 다양하다. 어느 언론 매체에 따르면 미국 직종별 자살률 1위는 의사로 나타났다. 의사는 스트레스가 높은 직종이다.

그러나 정신장애나 우울증에 걸려도 외부에 소문나는 것이 두려워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인체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자살 방법을 쉽게 찾는 것도 한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외에도 금융업 종사자·변호사 등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법학도의 40%는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자살은 한 개인이나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다. 한국은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이며 하루 평균 40여 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자살 고위험군 선별, 항우울제 같은 약물 투여를 이용한 우울증 치료, 자살자 위기 개입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연예인 등 유명인이 자살하면 모방 자살이 크게 증가한다.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이다. 반면 ‘파파게노 이펙트’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파파게노는 모차르트가 작곡한 오페라 〈마술피리〉에 등장하는 인물인데, 연인을 잃고 자살을 시도하려다가 세 요정이 들려주는 노래를 듣고 다시 삶을 선택한다. 여기서 생긴 말이 ‘파파게노 이펙트’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9월 10일 ‘자살 예방의 날’을 맞이하여 보건복지부에서 ‘자살 보도 권고 기준’을 발표하였다. 즉 언론에서 자살보도를 미화하지 말라는 권고내용이다. 예를 들면 1994년 록그룹 너바나의 리드 싱어였던 커트 코베인(1967~1994)이 자살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모방 자살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죽음은 정말 헛되고 비극적인 일이며 그의 자살은 잘못된 선택이었다”라고 말했다. 가족이 자살에 대해 이렇게 부정적으로 이야기한 것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모방 자살 충동을 일으키지 않게끔 영향을 주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본 어느 바닷가에 세워진 팻말에는 ‘잠깐, 당신의 하드디스크는 삭제하셨습니까?’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남아 있을지 모를, 남에게 숨기고 싶은 자료들을 정리했는지 묻는 질문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팻말을 바닷가에 설치한 뒤로 자살자 수가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팻말을 본 자살 시도자가 ‘아뿔싸!’하고 다시 돌아가 컴퓨터를 정리하는 사이 어느덧 자살을 하겠다는 생각이 사라져 버려 자살 시도를 멈추게 된다는 것이다. 몽골의 칭기즈칸이 젊은 시절 사냥을 나갔을 때의 일이다. 목이 말라 사냥터 근처에 있던 샘물을 표주박에 떠 마시려 하자 평소 사냥용으로 훈련시킨 매가 표주박을 후려쳐 물을 엎질렀다. 물을 뜰 때마다 매는 계속 같은 짓을 반복했다. 화가 난 칭기즈칸은 칼을 뽑아 매를 죽이고는 샘물을 떠 마시려 했다. 그런데 샘물 바로 위에 맹독을 품은 독사가 죽어 있었다. 매는 주인을 살리기 위해 돌출 행동을 했던 것인데 칭기즈칸은 그것을 알지 못하고 매를 죽이고 만 것이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칭기즈칸은 자신의 행동을 크게 후회했다고 한다. 격정적인 마음 상태에는 충동적인 행동이나 실수를 할 가능성 크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살로 세상이 시끄럽다. 가족이 그의 자살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절규하고…유언에 나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으니 부끄러워 고향 선산에 조상님들을 뵐 면목이 없으니 한강물에 산골(散骨) 해 달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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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3-06-18 21:05:17
토목답게 해결방법이 참 일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