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현장을 찾다(18)-진주 ‘정직한 벌꿀농장’ 이재훈·이수지 대표
강소농 현장을 찾다(18)-진주 ‘정직한 벌꿀농장’ 이재훈·이수지 대표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07.22 17:54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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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천연벌꿀 과학적 증명…정직한 생산·유통”
▲ 이재훈·이수지 대표는 결혼한 후 함께 ‘정직한 벌꿀농장’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결혼 후 머리맞대 브랜드 탄생…생산 증가

온오프라인·판촉 행사 등 적극 홍보 판매
탄소동위원소비율 과학 검사로 100% 천연
건강 혼합가공품 개발 등 다양한 시도 노력


진주시에서 10년째 양봉을 하고 있는 이재훈 대표는 20대 후반에 진로문제로 고민하다 아버지를 도와 양봉전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결혼한 후 아내와 함께 브랜드를 만들고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홍보를 해오고 있다. 특히 과학적인 방법으로 100% 천연벌꿀을 증명해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신뢰를 얻고 있다. 경남농업기술원 등 전문적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안녕하세요. 본인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부부는 현재 아버지와 함께 벌 400여군을 사육하고 있으며 꽃이 피는 시기에 이동을 다니며 아카시아, 밤꿀, 야생화꿀, 헛개꿀 등을 연간 15t 이상, 벌화분은 1.5t 정도 생산합니다. 내년부터는 인력을 추가 고용하고 봉군수도 조금 늘려 생산량을 증가시킬 예정입니다.

그리고 농장은 부모님으로부터 의지를 이어받아 ‘정직한 벌꿀농장’이라고 이름을 지었으며, 농장이름 그대로 정직하게 벌꿀을 생산하여 유통·판매하고 있습니다.

-양봉을 시작하기 전에는 무엇을 하셨나요
▲대학에서는 교육 분야를 전공했는데 제게 맞는 옷이 아니었는지 직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아내도 마찬가지로 교육이 전공인데 결혼 후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고 저와 함께 꿀 생산과 유통에 함께 힘쓰고 있습니다.

벌꿀작업을 하고 있는 이재훈·이수지 부부.
벌꿀작업을 하고 있는 이재훈·이수지 부부.

-대학 전공이 교육이신데, 양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바쁜 시기가 되면 부모님 양봉 일을 돕고 벌에 쏘여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을 정도로 적응이 되어 있었는데요. 대학생활이 끝나는 20대 후반 무렵 진로문제로 힘들어하고 고민하던 때에 시간을 내어 아버지 옆에서 1년 동안 양봉 일을 도왔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떨어져 있던 자신감이 생기고 무엇이던 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매일같이 부모님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벌을 키우고 이곳저곳 이동하면서 힘들었지만 보람찬 1년을 보냈구나 하는 뿌듯한 생각이 들고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 지내며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지금껏 내가 살아온 것보다 행복할 수 있구나. 행복한 삶은 멀리 있는 게 아니구나’를 깨닫고 그때부터 양봉전업을 함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양봉을 시작하고 4년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머님과 장모님께서 부녀회 활동을 하시며 친한 언니동생으로 지내시다가 저희를 주선해 주셨습니다. 마음이 맞았던 저희 두 사람은 빠른 시간에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혼한 이듬해 머리를 맞대어 탄생한 브랜드가 ‘정직한 벌꿀’입니다. 그 후 온라인으로 농산물직거래 카페, 맛꾼푸드, 스토어팜 등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오프라인으로는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유등축제, 명절맞이 직거래장터 등의 직거래 판촉행사를 빠짐없이 다니며 홍보 판매하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납품을 시작하였는데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습니다.

-양봉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리고 대표님은 현재 어떤 활동을 하는지
▲보통 생산시기인 4~7월 동안은 새벽이나 아침 일찍 움직입니다. 꽃피는 4월 도토리 화분 생산시기에는 벌들이 일하러나가기 전인 이른 아침 해뜨기 전 채분기를 설치합니다. 그리고 하루 2~3번 가량 화분을 채취하고 채취한 화분은 오후에 건조기에 넣어 건조를 시키거나 냉동 창고에 보관합니다.

5~7월 천연벌꿀 생산시기에는 이동을 합니다. 아카시아꽃을 따라서 작년 기준으로 진주에서 경기도 안성, 강원도 철원까지 벌통을 싣고 이동을 다니며 새벽 일찍 해뜨기 전에 꿀을 채밀합니다.

생산시기를 제외한 나머지 관리기에는 집사람을 도와 오전에는 택배발송 작업을 하고 농장에 나가 벌들을 관리합니다.

그리고 진주시강소농연합회, 한국양봉협회진주지부, 진주시벤처농업협회 등의 단체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부터는 진주시벤처농업협회 총무 겸 부회장이 되었습니다. 마음 맞는 농업인들과 얼마 전 싹담다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게 되어 주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며 친목도모 및 발전방향에 대해 의논하고 있습니다.

-양봉사양관리에 있어 성공적으로 현재 잘 관리하고 계시는데요. 주변에서 기술경영을 지원해 주신분이 있다면
▲감사하게 생각하는 분은 오랜 기간 벌꿀만 생산해 오신 정신적 지주이신 부모님과 경남도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의 정두균 전문가입니다. 시기별 컨설팅으로 생산과 경영기술, 유통, 브랜드, 고객확보 등 많은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양봉관련 경영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컨설팅을 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존경합니다.

-특별히 좋은 꿀을 생산하는 노하우가 있습니까
▲4월이 되면 양봉의 수확기가 시작되고요. 그 전까지 벌을 잘 관리해서 좋은 자격군으로 육성을 시켜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봄에 벌들의 활동상태, 질병유무 등을 잘 관찰하여 꿀벌 응애나 석고병 등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질병에 감염된 벌들은 육안으로는 구별되지 않지만 일을 잘 하지 못하고 사납기만 합니다.

40년이 넘게 양봉을 하신 아버지께서는 세세한 벌들의 움직임이나 벌통내의 온도나 습도 등을 쉬지 않고 잘 관찰하십니다. 잠시만 방심하면 질병과 해충피해 때문에 벌들이 망가지기 쉽기 때문에 봄에 벌을 키울 때는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4월이 넘어서 강군으로 육성이 되면 그 후부터는 벌들과 좋은 날씨가 한해 농사의 모든 걸 좌지우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난 2018년 진주 10월 축제 유공자 표창을 받은 이재훈 대표.
지난 2018년 진주 10월 축제 유공자 표창을 받은 이재훈 대표.

-현재까지 농업활동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언제였나요
▲초기 주위사람들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 같아 많이 신경 쓰였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데도 다른 사람들이 ‘저 친구는 왜 저러고 있나’라고 의아해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힘들고 두려웠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그런 사람들도 없고 혹시나 그런 사람이 있을지언정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강력한 정신력을 되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꿀을 생산하여 납품해서 높은 등급을 받았을 때, 4년 전부터 시작한 직거래로 소비자분들의 좋은 상품평과 재구매, 그리고 진주시에서 주관하는 유등축제 직거래장터에 꾸준히 참여하여 2018년에는 실적도 좋고 열심히 했다며 표창패도 받았는데 정말로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혹시 좋은 꿀을 판단하는 기준은

▲꿀이라고 다 같은 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꿀속에 설탕성분이 들었는지, 아니면 꽃에서만 채밀했는지 기준에 따라 천연벌꿀과 사양벌꿀로 나뉩니다.

웬만한 미식가가 아닌 이상은 꿀 속에 설탕성분이 있는지 얼마나 들었는지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는 탄소동위원소 비율을 측정하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감별이 가능한데 현재 식품법상으로는 -22.5퍼밀 이하의 꿀을 천연벌꿀이라고 규정하고 이보다 절대값 수치가 낮게 나오면 사양벌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양벌꿀은 반드시 라벨에 표기하도록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으니 꿀 구매시 반드시 라벨을 확인을 하고 구매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밀원에 따라 아카시아꿀, 밤꿀, 때죽꿀, 헛개꿀 등으로 나뉘며 여러 밀원의 꿀이 섞였을 때는 잡화 또는 야생화 꿀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카시아꽃과 밤꽃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두 밀원이 거의 주를 이룬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카시아꿀은 향긋하면서도 달콤해서 음식에 넣어 드시거나 꿀 차로 적합하며 밤꿀은 쌉싸름한 맛이 있지만 건강(특히 위장)에 좋은 꿀입니다.

-정직한 벌꿀농장만의 판매 노하우가 있나요
▲저희는 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판매하는 모든 꿀들을 검사기관에 의뢰해 탄소동위원소비율 뿐만 아니라 농약, 잔류항생제 유무 등의 항목을 검사합니다.

‘정직한 벌꿀’이라는 저희 브랜드의 근거가 되는 것이 이 같이 과학적인 증명을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검사를 진행할 때 어디서 검사를 해주는지, 그리고 어떤 검사를 하는지, 검사기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등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아 조금 번거로운 작업이지만 과학적으로 100% 천연벌꿀이라는 것을 증명하여 꿀에 대한 신뢰성을 구매자들에게 줌으로써 불신을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천연벌꿀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일주일에 한두 번 판매가 되던 것이 품질이 좋다는 평가와 함께 매일매일 판매되기 시작하고, 직거래판매 4년이 지난 현재는 한정적인 판로 속에서도 꾸준히 전국적으로 택배물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네이버 스토어팜을 오픈해서 판매를 시작했는데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네이버에 정직한 벌꿀 혹은 이재훈의 정직한 벌꿀이라고 검색하시거나 웹주소 https://smartstore.naver.com/no1_honey로 저희 스토어팜에 접속하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는 이수지 대표.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는 이수지 대표.

-최근 국내 경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어떠신지
▲경기침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전반적인 경기흐름이 너무 어렵습니다. 경기둔화현상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안타까운 현재입니다. 단골고객들도 드시던 양을 줄인다든가 아예 사드시기를 포기하시는 고객 분들도 늘고 있습니다. 지금은 양봉산물을 이용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디자인개선, 사이즈의 다양화 포장단위 개선 등 젊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만들어 백화점이나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해 판로를 넓히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강소농이나 후배 농업인에게 한마디
▲저는 사실 벌 키우고 꿀 판매하는 일을 빼고는 농사의‘농’자도 잘 모르는 초보농부로서 무엇이든 열심히 배워 차츰차츰 성장하고 있습니다.

농업이라는 것이 꼭 농사를 잘 지어야만 시작하거나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농사를 잘 지어 농작물 풍작을 만드는 것도 농업을 잘하는 하나의 방법이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생산량과 품질을 증가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 생산된 농작물을 다양한 마케팅방법으로 판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모두 다 잘 하면 좋겠지만 그 중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특화시켜 굳게 마음먹으신다면 남부럽지 않은 삶을 보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혼자는 힘듭니다. 저의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고 손을 내밀면 양봉 선배님들과 농업기술센터, 강소농 민간전문가 등 많은 분들이 계시며 또한 농업인을 위한 전문교육과정 등 여러 가지가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계획은
▲당장은 올해 벌들을 잘 키워서 품질 좋은 양봉산물(꿀, 화분, 프로폴리스 등)을 많이 생산하는 것이 당면한 목표이자 과제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좋은 양봉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고생하는 농가들이 많은데요. 생산은 되었지만 판로가 잘 확보되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싼값에 겨우 납품하거나 재고로 창고에 쌓아두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유통경로를 늘여주고, 판로확보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그리고 천연벌꿀에다가 건강에 좋은 원료를 혼합 가공한 건강식품을 개발 중에 있는데요. 빠르면 올해 말에서 늦어도 내년 초쯤에 판매가 될 예정입니다.

간단하게 하나만 소개하면 숙취해소와 간에 좋은 헛개 열매와 헛개 잎, 위장에 좋은 밤 꿀을 혼합 가공한 제품입니다. 헛개 꽃과 밤꽃이 동시에 피는 시기에 헛개밤꿀을 생산하여 판매하였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특수밀원의 꿀들은 생산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차라리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헛개잎과 열매, 그리고 밤 꿀을 혼합가공하면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개발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좋은 제품 만들어 출시 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뚝심을 가지고 ‘정직한 벌꿀 농장’잘 키워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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