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이 된 부산 해수욕장
쓰레기장이 된 부산 해수욕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8.1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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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제2사회부

 
부산의 해수욕장은 '마시고', '먹고', '버릴' 줄만 아는 얌체 피서객들의 쓰레기와 함께 버린 그들의 양심이 나뒹굴고 있다. 흔히 말하는 "모래 반 쓰레기 반"이다.
매년마다 이야기가 나오지만,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휴가철이 절정에 달하면서 피서지 쓰레기더미도 급증하고 있다. 더군다나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인해 부산의 해수욕장들은 낮 뿐만 아니라 야간에도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과 피서객들로 불양성을 이룬다.
너도나도 더위를 식히려고 시원한곳을 찾는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백사장에서 피서를 즐기고 각종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몸만 빠져나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해마다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20-50클럽'(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에 가입한 국가로 성장한 것이 맞는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어둠이 내리는 밤에는 낮보다 이목이 쏠리지 않고 음주를 하는 경우가 많아 쓰레기를 마구 버리게 된다. 버리는 것도 문제지만 담배 꽁초, 술병 등 쓰레기를 모래에 파묻어버리기까지 한다.
이들이 떠나며 버린 쓰레기를 치우느라 환경미화원들은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또한 아주 깊숙히 파묻은 쓰레기들은 보물찾기하듯 갈퀴로 긁고 트랙터를 동원해 백사장을 갈아엎어 쓰레기를 거두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이 쓰레기들로 인해 모래 속까지 오염이 되고 있다.
그럼 낮에는 괜찮을까? 입욕마감시간이 되면서 백사장에 설치된 파라솔을 걷어내면 피서객이 버린 쓰레기가 그대로 드러나며, 눈쌀을 찌프리게 한다.
여름 극성수기에 해당하는 7월말부터 8월초까지 해운대해수욕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쓰레기 발생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여름에만 1000만명이 다녀갔으며 파라솔 최다 설치 기록으로 이미 기네스북에 오른 해운대해수욕장은 많은 외국인도 찾는 국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성수기에는 환경미화원과 자활근로자 등 100여명이 하루평균 8톤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해운대해수욕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피서지로 세계적인 명소가 된 지 이미 오래됐다. 하지만 이에 걸맞는 지자체와 시민들의 노력이 없다면 그 명성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피서객이 쓰레기를 되가져 가거나 지정된 장소에 버리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설마 혼자 쓰레기를 치워 가져간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겠냐"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가정에선 생활쓰레기 분리수거가 정착되고 있는 단계인데 피서지의 쓰레기 수거는 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일까.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은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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