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윤달(閏月)에 가사(袈裟)짓는 세시풍속
도민칼럼-윤달(閏月)에 가사(袈裟)짓는 세시풍속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7.29 16:0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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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윤달(閏月)에 가사(袈裟)짓는 세시풍속

2020년 경자해 음달 5월은 2달 있는 해다. 따지고 보면 평소 음력 12개월 보다 1개월이 많아 13개월이다, 윤달(閏月)은 태음력(太陰曆)에서 1달을 29일, 30일 번갈아 사용하는데 1년을 12개월로 환산하면 태음력 354일. 태양력 365일을 기준하면 11일 차이를 조정한 것이다.

선대들은 윤달을 ‘공달’, ‘없달’, ‘썩은 달’로 부른다. 윤달에 ‘송장을 거꾸로 메달아도 탈이 생기지 않는 해'라고 했다. 조선 후기 동국세시기(後期東國歲時記 홍석고 작)에 ‘귀신이 모르는 달’부정을 타지 않는 달, 액(厄)이 끼지 않는 달이라 하여 남녀가 만나 결혼하면 복되고 자식이 풍부하여 잘 산다는 훈명의 해, 과부와 홀 남자가 혼인하는 달이라 했다. 근래까지 불가사의한 혼인을 위한 세시풍속이 전한다.

삼국시대는 왕이 친히 나와 행하였던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 셋 사찰 순방, 승려에게 가사를 만들어 증여했다. 현 위치의 자신과 과거의 모든 일을 반성하고 미래를 잘 보내겠다는 뜻으로 생전예수재를 행하고 모두에게 베풂. 나눔, 배려의 의미를 넓이고 사후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고 현재 잘못을 반성하는데 큰 의미가 모두 포함된 전통에 호기심을 느낀다. 이런 생활 풍속에 혼입되어 전통을 이어 온 가사불사는 부처님 당시부터 시작으로 본다. 음식, 가사, 약, 침구는 재가자가 출가자에게 올리는 사사공양(四事供養)이 기본 의식주이고 가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옷이자 출가자의 위의(威儀)를 나타내는데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가사(袈裟)란 부처의 가르침을 상징하는 법복, 위대한 용맹심의 징표, 가사를 입는 출가자는 해탈복. 더없는 복전(福田)공덕의 옷으로 가사 만들기 하는 사람을 최고의 봉사자, 최고의 나눔 자로 천만가지 재앙이 소멸되고, 무쇠를 녹이는 원력을 함께 받는 사람이며 무제한의 복됨이 구름처럼 일어난다고<불설가사공덕경>에 이미 설 했다. 불교가 들어온 초기부터 가사를 지어드리는 불사는 고려 때 왕실의 가사시주 풍속도와 1356년 공민왕 부부가 봉은사에 보우스님의 설법을 청해 듣고 은발 우와 수놓은 가사를 시주한 내용이 <고려사>에 전하며 조선 태종은 1408년 빈전(殯殿)에 화엄삼매참(華嚴三昧懺) 법회를 열고 108명 승려에게 가사와 발우를 시주한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수차례 전한다.

특히 윤달에 차(茶)와 가사불사는 왕실의 백좌도량재, 대장경을 경찬 행사 및 윤달 공덕다제에 행하였다. 삼보(三寶, 불·법·승)를 지키는 승려를 보호하고 베풂, 나눔, 배려의 연꽃이 환히 피워 나게 서원의 윤달로 불교 세시풍속 의례에 대표적 행사이며 사람들은 가사불사로 부처님을 정중히 맞는다는 의미가 오랜 전통행사로 자랑스러워한다.
일반 사람이 승려로 입문하는 수행정신에 욕됨 없는 최소 소유물이 가사(일명 전방현가사, 방포가사 方袍袈裟), 삭발(削髮), 스승의 법(法)을 이어받는 의발(衣鉢, 식기) 대표적 상징적이다. 아울러 무소유, 청빈의 상징, 출가정신을 지키기 위한 엄정한 규범이 가사에 중심을 두었다. 가사는 아름답지 않고 탁한 색깔을 쓰는 색천(色賤), 옷감 조각으로 만드는 도천(刀賤), 낡고 쓸모없는 옷을 입는 체천(體賤), 논밭 모양의 조각으로 만들었던 할절의(割截衣) 형이 원칙이다. 가사 만들기에 참여하는 사람 숫자에 따라 옷감 조각이 다르고 옷을 짓는 것도 불법의 평등정신. 베풂, 나눔, 배려정신을 이어 붙어 가사를 완성하는 과정이 다르고 삼의(三衣)라 하여 행사에 따라 다르게 입는다.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등 남방불교는 평상복이고 중국·한국·일본 등 북방의 추운지역은 내의 옷을 입고 의식용 법복으로 그 전통이 전한다.

윤달에 가사 만들기 풍속이 민간 풍속으로 전하여 윤달에 부모를 위한 잔치 베풀기와 죽음을 대비하는 옷을 만드는 풍습과 만든 옷을 궤짝에 보관하면 부모가 장수한다. 경사스러운 분위기였고 우리의 전통이므로 잘 가꾸어야 한다. 이 전통 풍속을 좀 더 넓게 살린다면 노인요양병원, 무의탁 시설에 수용된 노인들에게 선물 봉사를 행하면 큰 재수가 생긴다고 세상에 널리 알리면 너나 없이 외로운 노인 시설을 찾을 것 아니겠는가. 복권당첨이 될 재수를 얻는다고 예언이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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