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동기의 매력
학습동기의 매력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8.1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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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관광계열 교수

여름방학과 동시에 8주 기간으로 시작되었던 우리 대학 영어캠프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2010년부터 올해로 3년째 여름방학마다 진행되며, 4주 동안 영어회화과정, 나머지 4주는 토익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대학 재학생들이 그 대상이고, 첫 4주는 영국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의 학생들이 영어회화 교사로 참여하고 있다.

8주 과정동안 참가자들은 기숙사에서 합숙하며 하루 10시간 이상의 공부를 하기 때문에 캠프를 운영하는 우리 교수들은 학생들과 매우 밀착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학기 중에는 짜인 시간표와 다양한 업무로 인해 여유가 없어 보이지 않았던 부분을 알게 된다. 특히, 이번 캠프를 통해 영어 교수인 내가 새 학기부터 꼭 수업에 반영해야겠다고 느끼게 된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한꺼번에 많은 내용을 전달하는 것보다 학생들이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도록 학습동기를 주는 데 초점을 두자는 것이다. 즉, 나 혼자만의 목표를 세워 끌고 가지 않고, 함께 세운 목표를 달성해보려고 같이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8주간의 영어캠프를 통해 우리 운영 팀에서는 토익성적 평균점수 목표치를 세웠다. 작년의 경우 그 목표치 이상을 달성했고, 이번에도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점수가 계속 평균 미달인 일부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생기게 되었다. 원인을 파악해보니 영어 기초도 없는 학생들 때문이었고, 그들에게 토익은 넘기 어려운 벽과 같았다. 그 점을 해결하기 위해 성적이 하위권인 학생들을 따로 공부 시키자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하루 공부를 마친 후 야간에 별도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서로 문답하고 모르는 내용만 가르쳐주는 방식으로 진행해본 것이었다.
예상외로 그 학생들은 짧은 시간동안 스스로 만족할 만한 분량을 공부해냈다. 그리고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 전에는 졸려서 흐릿한 눈이었다면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변화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날 학습한 내용을 학생들 스스로 연습하고, 서로 가르쳐보고 다시 반복하도록 하니 공부에 흥미를 조금씩 가지는 모습이 보였다. 어떤 학생들은 영어단어를 어떻게 읽어야할지 모를 뿐 아니라 문장구성에 대한 개념이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그 동안 수업시간에 앉아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싶어 안쓰러운 마음조차 들었다. 이제 그들은 단어를 읽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우리말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새로 맞이하는 2학기가 기다려진다고 하였다.
그 학생들을 보며 내 개인적으로는 생각의 전환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학기 중 주어진 영어수업 시간동안 반복해서 설명해주는 내용을 왜 너희들은 이해하지 못하는가, 노력하지 않으니 발전이 없지 않느냐 라고만 가졌던 생각의 일부에 금이 가면서 학생들에게 좀 더 부드럽게 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건 나의 눈높이를 좀 낮추니 가능한 일이었다.
공부는 자기 주도적으로 해야 된다고들 말하지만 그 동안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할 시간적인 여유와 계기를 가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도의 반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중고등학교 시절 성적으로만 평가되어 자기 성취가 부족했기 때문에 '왜 이것도 이해 못하느냐'는 말에는 이제 내성이 생겨 자극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비록 이번 영어캠프에서 우리가 목표한 평균점수 이상을 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처음 느껴보는 학습동기에 매료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교수자로서 많은 것을 넣기보다 맛을 보여주는 전략을 세워볼 예정이다. 생텍쥐베리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배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에게 재료 준비를 시키기보다 넓고 푸른 바다로 나가는 꿈을 꾸게 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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