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꿀벌을 보호하지 못하면 지구는 망한다(5)
도민칼럼-꿀벌을 보호하지 못하면 지구는 망한다(5)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8.06 15:3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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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꿀벌을 보호하지 못하면 지구는 망한다(5)

얼마 전에 진주에 사는 40년 지기 친구와 잔화통화를 하면서 들은 얘기다. 친구는 어렸을 때, 시내 남강 물에서 지금의 섬진강포구 솔밭에서처럼 여름이면 개구쟁이들이 멱을 감고 겨울이면 썰매를 타고 노는 모습을 보았었다. 요즘은 남강에 멱 감는 아이들 모습도 보이지 않고 남강물이 결빙하는 모습은 아예 볼 수 없다는 말을 진주에 토박이 친구에게 들었다. 이런 현상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은 현상을 보고 사람들은 대기 오염으로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이라 한다. 이를 통틀어 환경오염이라 하는 것도 타당할 것 같다.

환경오염으로 꿀 생산이 적어지므로 양봉업자들은 생활이 어려워지니, 설탕 꿀을 만들게 되고 소비자들은 이제는 아예 진짜 꿀은 없다고 단정 지어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진주 중앙시장에서 침구류 가게를 운영하는 고향친구가 있다. 아내에게는 하지 못했던 얘기도 우리는 서로 가슴속에 있는 속내를 털어 낼 수 있도록 친한 친구였다. 내가 양봉을 하는 줄 알고 꿀을 한 말 부탁을 했다. 앞에서도 밝혔듯 소비자들이 아카시아 꽃이 필 때는 100% 진 꿀을 살 수 있다고 밝혔었다. 아카시아가 한창일 때 꿀을 채취해 친구에게 가져갔더니 진짜 꿀이 맞느냐고 의심스럽다며 몇 번이나 말 했다. 나는 친구에게 맹세코 진짜 꿀이라고 말했지만 꿀은 부자지간에도 못 믿는 다며 탕 꿀이 아니냐고 말을 하는 것이었다. 나의 진실을 믿어 주지 못한 친구 말이 지금까지 잊혀 지지 않는다.

여기서 탕 꿀이란 꿀벌에게 설탕을 먹여 생산하는 꿀을 말한다. 내가 짧은 기간 양봉을 했던 때에 들어서 아는 단어이다.

일반 사람들은 양봉장에 와 보고는 설탕포대가 쌓여 있는 모습을 보고, 꽃에서 딴 것이 아니고, 설탕물을 먹여 가짜 꿀을 만들고 있구나 하고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옛날에 설탕을 구하기 힘들었을 때는 조청과 물엿을 만들어서 먹이다가 설탕이 나오고부터는 양봉인 들이 한결 수월해졌다. 설탕은 꿀벌에게는 없어서는 아니 될 양식이 되는 것이다.

아카시아 꽃이 피는 늦은 봄을 제 하고는 꿀벌은 주인에게 설탕물을 얻어먹고 산다. 겨울만 빼고 항상 꽃이 피어 있으니 꿀벌은 이런 꽃들에서 꿀을 따오고 새끼를 치고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꿀벌에게는 우리나라 주 꿀밭인 아카시아 꽃이 필 때 외에는 제아무리 다른 꽃들이 만발할지라도 이들 꽃에서는 꿀벌들이 먹고 살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꿀벌들은 일 년 내내 자기들이 생산한 진짜 꿀만 먹고 살지 못한다. 인간의 도움을 받고 살아간다. 아카시아 꽃이 피고 질 때 외에는 일 년 열두 달 꿀을 강제로 빼앗지 않는 것이 옳다. 꿀벌들이 필요로 하고 남는 꿀만 얻는 것이 꿀벌을 제대로 보호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를 보더라도 우리는 산과 들에 자라고 있는 아카시아나무를 허투니 생각해서는 아니 될 줄로 안다. 꿀 얘기는 잠시접어 두고 아카시아얘기를 해보자.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아름답던가. 그리고 향긋한 꽃 냄새는 어떻던가. 어렸을 때 추억도 많다. “아카시아 흰 꽃이 바람에 날리니 고향에도 지금 쯤 소 몰고 가겠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이런 동요를 부르며 등하굣길에 지루한 신작로길 오가면서 아카시아 잎자루를 따서 친구들과 가위 바위 보를 하면서 한 잎씩 따다 보면 어느새 집에 다 오곤 했었다.

아카시아 잎은 토끼나 염소들이 제일 좋아하는 나뭇잎이며 꽃이 피기 전 버선발 모양으로 맺어 있을 때 꽃을 따다가 기름에 튀겨먹으면 과자가 귀하던 시절에 뿐 아니라 요즘에도 그 맛은 말로 해 뭣하랴!

나는 지난날에 체험했던 꿀벌 키우는 얘기를 하면서 요즘은 환경보호와 환경지킴이로 우리 모두 살아가야 한다고 글로 표현했다. 꿀벌이 우리에게 주는 고마움을 표현했고, 아카시아가 꿀벌과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얘기했다. 우리가 꿀벌에게서 얻은 교훈은 아카시아나무와 꿀벌을 보호해야 하며 환경을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도 없다고 본다.

꿀벌과 아카시아는 서로 뗄 수 없는 공존관계이다. 다음 이어지는 얘기는 아카시아에 얽힌 얘기를 몇 회에 걸쳐 연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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