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에서 원폭피해자 추도식이 열리는 것은 원폭 투하 당시 희생된 한국인 가운데 합천 출신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1945년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로 피폭된 한국인은 각각 10만명이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모두 5만명으로 추산된다. 당시 한국인 피해자의 80%가 합천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합천이 ‘한국의 히로시마’로도 불리는 이유다.
원폭 피해자와 2~3세들은 오랜 기간 고통을 받으면서 소외되고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제대로 된 보상과 배상은 물론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생존 원폭 피해자 1세는 2200여명이며, 이 가운데 70∼80대가 가장 많다. 피해자들이 고령인 만큼 원폭 피해자에 대한 실태조사가 시급한데도 정부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 2017년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예산 부족으로 전수 조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으며, 2·3세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어려운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원폭피해자에 대한 유전체 분석 연구 계획을 발표했지만 결과가 2024년이나 되어야 나오게 된다. 따라서 원폭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지원 대책과 연관되는 사업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