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2)
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8.10 16:1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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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죽음의 의미와 종류(2)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었다면 누구나 죽음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어떤 종교를 가졌던지 혹은 가지지 않았던지 우리 나름의 생사관(生死觀)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죽음이 없었더라면 종교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 종교들은 죽음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인가? 끌려 다닐 문제인지? 선택의 문제인지? 사후보상을 위한 삶인지? 희생을 위한 죽음인지? 우리는 깊이 사색(思索)해 보아야 할 일이다. 여러 종교의 기원이 무엇이며, 각 종교 전통의 뿌리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를 알아보고, 죽음의 궁극적인 의미를 찾아보아야 한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의 죄종 목표는…죽음을 극복하는 기술 개발이다. 유전자 가위·줄기세포·광유전자·브레인 업로딩…, 기술을 통해 육체의 노화를 방지하거나 뇌의 정보를 읽고 보존하겠다는 것이다. 대부분 아직 충분한 과학적 검증이 안 된 기술이지만, 실리콘밸리 재벌들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만약 그들이 영원히 살 수 있다면 그들은 영원한 권력을 꿈꾸지는 않을까? 그래서 영생(永生)은 어쩌면 사회 전체에는 가장 큰 불행일 수 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우리는 영혼을 갖고 있다 즉, 인간은 육체 이상의 존재다. 살과 뼈로만 이뤄진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의 한 평생에 위선이 없을 때가 꼭 한 번 있다고 한다. 또 시름에 돈다는 그 한평생에 시름을 잊을 때도 곡 한 번 있다고 한다. 바로 숨을 거둘 때이다. 그래서 이때 한 말은 위선 없고 시름없는 ‘참말’이다. 고대 이집트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사람이 죽어서 저승에 도착하면 망자의 심장은 저울에 올려 지는데, 저울 한쪽에는 깃털이 올려 져 있다. 깃털보다 무거우면 입장(入場)이 거부된다. 심장이 깃털보다 가벼워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심장은 마음을 상징한다. 그러니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곧 이승의 한(恨)과 미련을 모두 내려놓고 오는 것이 ‘생전에 얼마나 착하게 살았는가?’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라는 의미이다.

다음은 종교적이고 의학적이고 철학적인 죽음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첫 번째 유교(儒敎)에서의 죽음이다. 유교에서는 천지만물이 음양오행(陰陽五行)이라 기(氣)의 집합으로 생겨나고, 또한 그 기의 흩어짐으로 없어진다고 한다. 인간도 예외는 아니어서 기의 모임으로 태어났다가 기의 흩어지는 현상이 바로 죽음이라는 것이다. 다만 기에는 맑고 흐리고, 깨끗하고 더럽고, 순수하고 잡된 것이 있는데 인간은 그 중에서 맑고 깨끗하고 순수한 것만을 받았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 되었지만 그 기의 모이고 흩어짐에 따라 생겨나고 없어지는 생성소멸(生成消滅)에 있어서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같이 자연현상의 일부라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혼(魂)은 날아가고 넋은 흩어진다고 보았다.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날아가는 혼을 불러들이려고 망인의 체취가 배인 옷을 들고 지붕에 올라가 흔들면서 혼을 부르는 초혼(招魂)의 절차를 밟는 것이다. 죽은 뒤에도 바로 없어지지 않는다고 믿는 혼백(魂魄) 역시 음양의 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세월이 지나면 마침내 흩어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기는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유교에서는 내세(來世)를 믿지 않는다. 한 번 죽으면 그만이기 때문에 자손을 통하여 대(代)를 이어 감으로써 그 허무함을 달래고 영생(永生)의 욕구를 대신하려 한다. 대가 끊어지는 것은 영생이 단절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들을 낳지 못하면 다른 여인에게서 아들을 낳아 오는 씨받이 같은 풍습이 생겨나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러나 생사를 천명에 따른 기의 집산(集散)으로 볼 때 인간의 죽음 역시 자연의 기로 돌아감이다. 자연은 인간의 모태(母胎)요, 본래의 고향이다. 따라서 죽음은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감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우주자연과의 영원한 합일로 본다. 우주는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므로 우주와의 합일인 인간의 죽음은 변형된 존재의 시작이라 할 것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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