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장사가 좋으냐?
진주성-장사가 좋으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8.10 16:3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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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장사가 좋으냐?

장사가 잘되는 집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음식 맛만 좋아서는 결코 오랫동안 장사를 할 수 없고 화려한 인테리어만으로 손님을 끌어 모을 수 없다.

예비창업자 대부분은 음식만 맛있게 하거나 실내외 인테리어만 잘하면 성공하는 줄 착각하고는 무리하거나 성급하게 개업날짜에 맞춰 급하게 진행을 한다.

더 많이 준비하고 배워야 할 일들이 사람 쓰는 일이고 스스로 마음 다스리는 일임은 모르고 오픈하고 한두달이 지나서야 후회를 한다.

음식을 만드는 주방장과 보조와 홀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무단결근이나 집단 투쟁, 영업중에 끊어지는 전기나 수도 인터넷, 단체예약 후 펑크 내는 노쇼나 고의적인 악성 민원으로 영업정지 당하는 일들로 하루에도 수십 번 그만둘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손실이나 긴 장마로 인한 매출하락 엎친 데 덮친 여름휴가로 인한 도심 곳곳이 사람의 흔적조차 없어지고 찾아오는 것은 국세며 카드고지서만 꼬박 꼬박 들어온다.

직장 사표 던지는 날이 행복 끝.

장사 시작하는 날이 불행 시작으로 가장 행복한 기간이라면 사표 던지고 개업전날까지 가장 행복한 날들이었을 것이다.

장사 시작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자랑했으나 막상 접으려니 더 막막하다.

모아둔 적금이며 보험해약은 이미 다 해버린 상태이고 사업자 담보로 소상공인 대출까지 받아두었으니 폐업은 언감생심이다.

그렇다고 장사가 늘 힘들지만은 않다.

일주일에 한 두 번씩 찾아주는 단골분도 계시고 맛있다며 사다와서 건네주는 마음고운 손님도 계시고 음식재료를 장만으로 아침 일찍 시장의 활기찬 사람들을 볼수 있고

맛있게 먹고 고맙다고 인사하며 나갈 손님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장사는 할 만한 일이다.

벌이는 월급쟁이 급여보다 못할 수도 있지만 조금씩 늘어나는 단골로 어느 날 대박 나는 희망에 포기할 수 없으며 눈치 안 보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고 상사의 업무지시에 스트레스 받을 일 없으니 그나마 마음 편한 일이다.
직원과 사장의 생각은 같을 수 없고 처리하고 결정 내려야 할 업무 또한 다르다.

직원 같은 편안하게 장사를 하려거든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나을 일이고 부지런한 몸과 마음 다짐으로 장사를 하면 로또같은 대박 매출은 바로 가까이에 있다.

힘들어도 장사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라면 한 분이라도 찾아와 맛있게 마시고 즐기고 돌아가는 모습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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