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농업기술원의 우수 연구사례-(3)작물연구과 이성태 연구원
경남도농업기술원의 우수 연구사례-(3)작물연구과 이성태 연구원
  • 황원식기자
  • 승인 2020.08.11 17:32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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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서 키우는 큰징거미새우로 농가소득 증가 효과”
▲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이성태 연구원이 큰징거머새우를 선보이고 있다.

쌀값 하락에 벼 대체작물 또는 생태양식

수산과학원서 ‘큰징거미새우’ 양식 개발
식용관상용 등 인기…6차산업화도 가능
벼 단작 대비 5배 소득 시비량 50% 감축
풀사료 ‘피’ 재배 개발로 연 2~3회 수확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쌀 생산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쌀 재고량 역시 증가해 많은 관리 비용으로 농가가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에 경남농업기술원 작물연구관 이성태 연구원(공동 연구원 성덕경·남진우·김영광·박진영)은 논에 벼만 심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큰징거미새우를 논에서 함께 키우는 생태양식농업을 실용화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벼 대체작물로서 ‘피’를 풀사료로 개발했다.

◆쌀 공급 과잉 위한 생산조정 기술 필요
1970년대 녹색혁명의 성공으로 굶주림을 해결하고 산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쌀 자급이 큰 역할을 했다. 쌀은 똑같은 쌀이고 지금은 맛과 기능성, 품질도 좋아졌지만 세월의 변화로 쌀의 가치와 이미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먹거리 다변화와 식습관 변화로 국민들의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1990년 120kg에서 30여년이 지난 2019년에는 59.2kg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농업의 기계화, 기반시설 확충, 다수확 품종의 개발로 쌀 생산량은 계속 증가되어 왔다.

그리고 쌀 과잉 공급량에 따른 매입의 확대로 정부의 쌀 재고량 역시 증가하여 막대한 관리 비용이 발생했고 시장에서 쌀값은 하락되어 벼 재배농가의 고민은 날로 늘어갔다.

또한 국가는 국정핵심과제로 농업생산액 1위인 ‘쌀’ 문제를 해결하고자 벼 대체작물로 풀사료 작물과 콩, 고구마, 고추 등 밭작물, 경관작물 재배, 휴경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노력하여 왔다.

쌀 생산조정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벼 재배 농업인은 논에 벼만 심어야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하고 또 농업연구자와 농정에서는 논 이용을 다양화 하는 새로운 기술과 정책 개발이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

큰징거미새우 생태양식 농업 모습.
큰징거미새우 생태양식 농업 모습.

◆큰징거미새우 활용 생태양식농업 개발
생태양식농업은 논에서 농산물과 수산물을 동시에 생산하는 농법으로 논 기반을 유지하면서 자원을 공유하고 친환경 안전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득까지 높이는 융복합농업이다.

생태양식농업에 사용된 큰징거미새우는 동남아에 서식하는 아열대성 민물새우로서 질병에 강하고 잡식성이며 빨리 성장함으로써 벼를 재배하는 단기간 동안에 상품화 가능한 담수어이다.

2016년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양식연구센터에서 큰징거미새우 양식기술을 개발했으며 이것은 생태양식농업으로 산업화하는데 좋은 소재로 판단했다. 이에 경남도농업기술원은 2018년부터 국립수산과학원 협조로 생태양식농업을 실요화하는 연구를 추진했다.

생태양식농업 방법은 논에 큰징거미새우가 서식할 수 있도록 논 면적의 20~40%를 60cm 깊이로 땅을 파서 수로형 둠벙을 조성했고 나머지 면적에는 일반적인 벼 재배방법으로 논을 이용했다.


큰징거미새우는 벼 논으로부터 먹이가 되는 작은 곤충, 물벼룩, 동물성과 식물성 플랑크톤을 공급받아 2개월 동안은 별도의 사료공급 없이 양식할 수 있었다. 그리고 큰징거미새우 배설물은 벼의 양분 공급원이 되어 시비량을 50% 감축할 수 있었으며 농약을 사용할 수 없어 친환경안전농산물 생산도 가능했다.

또한 논 면적의 40%를 둠벙으로 조성하여 생태양식농업을 하였을 때 벼 단작 대비 5배 소득 증대 효과가 있었다. 현재 경남에는 20여 농가 정도가 큰징거미새우를 활용한 생태양식농업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확대 될 전망이다.

큰징거미새우 체험 및 시식 행사.
큰징거미새우 체험 및 시식 행사.

◆생태양식농업의 과학기술적 파급효과
생태양식농업 소재가 된 큰징거미새우는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양식기술을 성공했기에 농업분야에서 산업화할 수 있었다.

큰징거미새우를 활용한 생태양식농업 기술 개발은 지난 2019년 한국작물학회에서 학술발표 우수상을 수상하여 작물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도 생태양식농업을 소개하는 계기가 됐다.

큰징거미새우와 함께 생태양식 가능한 경제성 있는 작물은 벼와 연이었다. 관행 벼 논의 논물 대비 생태양식농업 논물에서 미소 수생생물과 플랑크톤이 풍부함을 구명했고 둠벙 내 물의 온도변화를 조사하여 남부지역에서 큰징거미새우 입식 가능 시기와 수확 한계 시기를 구명하여 생육기간을 늘려 새우 수량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큰징거미새우 낚시체험.
큰징거미새우 낚시체험.

◆생태양식농업의 경제사회적 파급효과
그동안 생태양식농업이 활성화 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벼가 재배되는 짧은 기간(5개월 정도)으로는 미꾸라지, 붕어, 메기 등과 같은 담수어가 상품화될 만큼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반면 큰징거미새우 활용 생태양식농업은 벼 재배기간에만 새우를 양식해도 상품화가 가능하며 소득은 393만3000원/10a으로 벼 단작 대비 5배 정도 소득을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큰징거미새우는 식용, 관상용, 실내낚시로 인기가 좋아 6차산업화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 이러한 생태양식농업은 국가적으로도 별도의 쌀 생산조정 예산 투입없이 생산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큰징거미새우 활용 생태양식농업은 2021년 경남지역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성태 연구원은 생태양식 농업개발 이외에도 논 이용 다양화를 위한 벼 대체작물로 ‘피’를 풀사료로 개발했다.
이성태 연구원은 생태양식 농업개발 이외에도 논 이용 다양화를 위한 벼 대체작물로 ‘피’를 풀사료로 개발했다.

◆대체작물 사료용 피 개발
이성태 연구원은 생태양식농업 개발 이외에도 논 이용 다양화를 위한 벼 대체작물로 피를 풀사료로 개발했다. 피는 벼 논에서 잡초로 뽑아내어야 하는 대상이지만 피의 장점을 살려 풀사료로 부활시킨 것이다.

피의 장점으로는 C4 식물로 생육이 빠르고, 밭작물 재배가 불가능한 배수 불량지 논에도 잘 자라며 사료가치가 좋아 풀사료 자원으로 적합했다. 또한 하계작물 풀사료인 총체벼에 비해 사료가치가 뒤떨어지지 않으며 총체벼보다 재배기간이 짧아 연 2~3회 수확도 가능하여 다양한 작부체계에 가능한 장점이 있다.

사료용으로 우수한 피는 국립유전자원센터로부터 50종의 종자를 분양받아 사료수량과 가치가 우수한 피를 선발하고 직파재배에 적합한 피를 개발할 수 있었다. 사료용 피 활용 기술 연구 역시 2018년 한국작물학회에 학술발표 우수상을 수상하여 피에 대해 연구자들의 관심을 유발시켰고 일반적으로 총체벼 재배기간 110일 대비 피는 70일 정도에 수확 가능했다.

또한 사료용 피는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1ha에서 농가실증사업을 하고 있으며 사료용 피 1만ha 재배 시 옥수수 알곡 수입 200억원의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80% 수준인 국내 조사료 자급률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료용 피 농가 실증 수확 모습.
사료용 피 농가 실증 수확 모습.

◆연구진의 소감
국정 핵심과제인 쌀 수급안정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많은 노력을 했으나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아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고도로 기계화된 벼 재배농가의 마음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어려운 것도 쌀 과잉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고소득 생태양식농업을 보여줌으로써 논의 이용을 다양화 할 수 있다는 벼 재배 농업인의 작은 인식변화가 큰 물결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벼 대체작물로 사료용 피 개발 등 꾸준한 연구기관의 노력과 유능한 농정가가 합심한다면 쌀 수급안정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연구개발 성과
벼와 큰징거미새우 생태양식에서 사용된 치하 크기별 수량과 소득 비교 등 4건의 영농기술정보와 징거미새우를 활용한 생태양식농업 기술 개발(2019 한국작물학회 학술발표 우수), 사료용으로 적합한 피 유전자원 선발과 이앙시기별 사료수량(2018 한국작물학회 학술발표 우수)의 학술성과가 있다. 황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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