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남강댐 방류, ‘사천시민·사천만’ 멍든다
현장에서-남강댐 방류, ‘사천시민·사천만’ 멍든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8.17 14:4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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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권/제2사회부 국장(사천)
박명권/제2사회부 국장(사천)-남강댐 방류, ‘사천시민·사천만’ 멍든다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의 댐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7일부터 영호남에 내린 폭우로 댐 수위조절에 따른 댐 하류지역이 물바다가 됐다.

특히 전남 구례군과 경남 하동군, 사천시, 합천군 등은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피해에 대해 댐 하류지역 주민과 지자체는 수위조절 실패가 주된 원인으로 판단하고,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주에 위치한 남강댐 또한 반세기 이상을 이어온 방류로 사천만이 황폐화되고 시민들은 마음에 멍이 들고 있다.

남강댐은 지리산권을 비롯한 댐 상류지역에 폭우만 내리면 수위 조절을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을 사천만을 향해 쏟아 붓는다.

쓰나미를 방불케 하는 이 물은 진주시 내동면 유수리~사천시 축동면 반용 가산마을~사남면 방지리 방파제까지 가화천 좁은 수로를 통해 내리꽂는다.

방파제에 부딪힌 물은 사천만 전체를 휩쓸고 남해안으로 이어진다.

이 상황을 눈으로 직접 경험하면, 영화 해운대 ‘쓰나미’를 연상케 한다.

특히 방지리 방파제는 사천 경제의 중심축인 공단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항공 산업을 이끌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수많은 첨단 기업체가 상주하고 있다.

그러나 방파제 상층부와 공단부지의 높낮이가 없어 방파제 물이 넘칠 경우, 공단전체는 아수라장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5000여 톤의 물 방류에도 방파제 턱 밑까지 물이 차올라 이를 잘 반증하고 있다.

특히 남해고속도로를 끼고 있는 가산마을의 경우,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4개의 긴 교량(고속도로, 폐. 고속도로, 가산교, 제2가 산교)이 상존한다.

이들 교량 중 폐 고속도로와 1969년 준공된 가산교는 교각기둥 아래의 지반이 약해 붕괴 위험에 노출, 댐 방류 시 이 지역 주민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방류된 물은 사천만을 황폐화하고, 고스란히 사천시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이를 잘 반증하듯 지난 7일부터 지리산권을 비롯한 댐 상류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

이 폭우로 남강댐은 수위조절을 위해 사천만을 향해 초당 2000톤의 물을 방류했으나, 8일 오전 4시 30분부터 1250톤 증가한 3250톤을 방류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7시 초당 5000톤 이상으로 방류량을 또다시 늘려, 이 물은 사천의 곳곳 도로와 주택을 침수시키는 등 주민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용수마을 주민 10여 명은 119 보트에 의해 긴급 구조되는 등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

더 큰 문제는 급박한 상황에도 댐을 관리하는 관계자는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어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물 방류에만 혈안이 이들의 형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이제는 시민과 지자체가 나서 방류에 따른 대책을 세워야 하는 절실한 이유다.

남강댐은 1969년 3차 공사 준공 이후 반세기 이상을 사천만을 향해 물 폭탄을 쏟아 붓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

진양호에서 사천만까지 길이 11㎞의 방수로 지점은 폭이 좁아 수문 개방 시 엄청난 유속을 동반한 파도가 한국항공(KAI) 등 공단 앞 방조제까지 논스톱으로 쏟아진다.

남강댐이 최대치의 물을 방류할 경우, 공단 전체가 물바다가 되고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 날수 밖에 없다.

특히 댐 방류 물과 만조과 겹칠 경우, 군부대와 사천읍 지역의 침수피해는 더 심각할 수밖에 없는 재앙이 뒤따른다.

향후 이상 기온에 따른 폭우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반세기를 이어온 현 방수로에 대한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것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방수로 변경 대안으로는 댐 방류 시 사천만과 부딪히는 공간이 넓은 곳이 적합하다.

방류하는 엄청난 물이 바다와 맞닿을 시, 바다 폭이 넓을수록 댐 수위조절 또한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댐과의 거리도 염두해야 한다.

사천대교 인근이 그나마 바다 폭이 넓은 편이다.

유수리~곤명면~곤양면(장포리)~사천만으로 이어지는 방수로가 신설된다면, 댐 수위조절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물 피해 또한 축소될 것이며, 현재와 같은 쓰나미는 사라질 것이다.

대책은 빠를수록 좋다.

자칫, 타이밍을 놓칠 경우 엄청난 재앙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사천시와 진주시는 공동대응에 나서야 한다.

진주시가 나서야 하는 이유는 폭우로 방류되는 물을 차단해 상시 쾌적한 도시의 기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또한 목소리를 높여, 사천과 진주시민의 권리를 찾는데 선봉장 역할을 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폭우에 따른 댐 관리는 국민의 재산권과 생명보다 댐을 우선 시하는 아주 그릇된 운영방식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제는 시민 스스로가 물 폭탄에 따른 댐이란 2차적 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을 모아 대책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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