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3)
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8.17 14:4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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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죽음의 의미와 종류(3)

다음은 도교(道敎)에서의 죽음에 대하여 알아보자. 유교와 더불어 중국에서 발생한 도교 역시 내세보다는 현세에 중점을 둔 종교이다. 유교가 내세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의 죽음을 천명으로 받아들이고 자자손손(子子孫孫) 대(代)를 이어 감으로서 영속성을 유지하려 했다면, 도교 역시 내세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죽는 것이 너무도 허무하여 영원히 죽지 않는 장생불사(長生不死)와 신선이 되는 성선(成仙)의 길을 택한 것이다.

최초의 도교이론서인 <포박자(抱朴子)>를 쓴 진나라의 갈홍(葛洪, 281~341)은 불교처럼 삶과 죽음을 같은 차원으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유교처럼 죽고 사는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한다. 죽음을 피하고 수명을 늘리는 일에 힘써 궁극적으로는 신선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하지만 천지는 다함이 없고, 사는 것은 반드시 죽는다고 하지만 거북과 학(鶴)은 오래도록 산다고 했는데 어찌 사람이 오래 살지 못하겠느냐?’고 갈파한다.

그래서 초기에는 외단(外丹)으로 불로초(不老草)나 불사약(不死藥)같은 것을 추구했지만 끝내 실현하지 못했고, 뒤에는 내단(內丹)으로 방향을 바꾸어 정신적인 수양으로 이를 해결하려 했지만 인간은 여전히 현실적으로 죽음에 봉착한다. 그래서 도교에서의 인간의 죽음에 대한 해석은 독특하다. 도를 닦아 신선이 된 사람은 죽은 체하고 평범한 의식에 따라 땅에 묻히지만 자기의 옷이나 지팡이에 시체의 모습을 담아 관(棺)속에 남기고, 정작 자기는 무덤에서 빠져나가 영생하는 사람들이 사는 신선세계로 간다고 한다. 이것이 도교에서 말하는 시해(尸解)요, 시해선(尸解仙)이다. 은밀히 하는 이유는 범인(凡人)들의 일상사회를 혼란시키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니 과연 신선다운 배려라 할 것이다.

다음은 불교(佛敎)에서의 죽음에 대하여 알아보자. 불교에서는 인간의 태어나고 죽음에 대하여 창조를 말하지 않고 만물이 생겨나고 발전하는 연기론(緣起論)을 말할 뿐이다. 석가모니 붓다가 성도(成道) 직후 그 제자들에게 가르쳐준 연기법의 내용은 ‘이것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김으로 말미암아 저것이 생긴다. 이것이 없음으로써 저것이 없고, 이것이 멸(滅)함으로써 저것이 멸한다’고 했다. 현대 의학에 따르면 죽음이란 호흡이 멈추고 심장박동이 멈추고 나서 몇 분 안에 두뇌기능이 멈춘다고 한다.

그러나 불교에서 설명하는 바로는 그 다음에도 네 단계를 더 거처야 한다는 것이다. 외부적인 증상은 더 이상 없지만 내면적인 조짐이나 느낌이 있다. 각 단계마다 당신은 다른 색깔의 빛을 보게 된다. 처음에는 흰빛을 보고 그 다음에는 붉은 빛, 그 다음에는 검은 빛, 마지막으로 무한한 공간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을 ‘명료한 빛’이라고 부른다. 낮은 차원의 의식은 사라졌지만 명료한 의식은 아직 육체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 의식이 ‘명료한 빛’속에 머물 수 있는 능력은 높은 경지에 오른 수행자만 가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때로는 일반 사람들이 우연히 그 빛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명료한 빛’속에 머물렀던 수행자 중에서 가장 유명한 예는 티베트의 정신적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1935~)의 스승이었던 링 린포체(1903~1983)였다.

그는 그 상태에서 13일 동안 머물렀는데 그 동안 그의 육체는 광채가 나고 생기를 유지했다. 또 중국의 육조 혜능대사에서 청원행사로 내려오는 동운종(洞雲宗) 법맥(法脈)을 이은 관정(寬淨, 1924~ 현재96세)스님은 복건성 맥사암사 좌선 수행 중, 관세음보살의 인도를 받아서 구선산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구선산이 하늘 가운데 나한동으로 변하였는데, 그곳에 육신을 두고 정신만 빠져나와, 천상의 도리천, 도솔천과 극락세계 구품연화를 두루 참관하였다. 그곳 극락세계에서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로부터 정토선(淨土禪) 수행법을 부촉(付囑) 받고, 다시 인간 세계로 내려왔는데 본인이 느끼기에는 20시간쯤 생각되었으나 이미 6년 5개월(1967년 10월 25일~1974년 4월 8일)의 세월이 흘러가 버렸다. 스님의 증언으로 경전(經典)에 나와 있는 불국정토(佛國淨土)로서의 극락세계가 실존함을 스님의 저서 <극락은 있다>에서 자세하게 밝히고 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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