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전형
서류 전형
  • 한송학 기자
  • 승인 2012.08.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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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식/서울대 교육심리 박사

 
지원동기, 성장배경, 성격상의 장단점, 입사 후 포부 등을 쓰게 하는 지원서는 오래 전부터 사용돼 왔다. 이런 지원서들은 사실 누가 보아도 “채점하기 어렵다, 막막하다”는 말을 하게 된다. 요즘은 이런 식의 전통적 자기소개서를 사용하는 회사들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며, 사용한다 해도 배점을 매우 제한하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① 합리적인 채점 기준을 만들기 어렵고, ② 지원자들의 응답이 천편일률적이어서 변별력이 떨어지고, ③ 일일이 읽어가면서 채점하기에는 너무 많은 지원자가 몰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채점할 시간이 모자라는 점 등이 대표적인 이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세간의 취업 컨설턴트들 중에는 여전히 자기소개서 작성에 있어서 어법, 맞춤법, 논리성 등을 매우 강조하는 사람도 있는 듯한데, 실제 서류 전형 평가에서 이런 요소들을 중요하게 보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현재 많은 회사에서 서류전형에 사용하고 있는 지원서는 하이브리드형(역량기반지원서+지원동기)이다. 역량기반지원서에서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역량의 행동지표에 담긴 행동들을 지원자가 최근에 얼마나 많이, 강하게 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조직헌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에서는 “최근 3년 이내에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 가장 크게 기여한 바가 무엇인지, 본인의 어떤 행동을 통해서 조직에 기여했는지 구체적으로 쓰시오” 하는 문제를 낼 수 있다. 또는 성취지향성을 보려는 회사에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일에 도전해본 경험을 떠올려 그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가장 어려웠던 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했던 본인의 행동, 결과 등을 가능한 한 자세하게 기술하시오”라는 문제를 출제한다.
이와 같은 역량기반지원서를 작성할 때 지원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문항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경우 문항 안에 평가 기준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위의 성취지향성 문항을 보면 경험의 목표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여부, 그리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중요 평가 기준인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지원자는 이런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자신의 경험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역량기반지원서에서는 생각, 느낌 등을 평가하지 않고 구체적인 증거를 평가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열심히 했다. 많은 것을 배웠다’는 중요하지 않으며 ‘몇 시간을 투자했다. 업무 시간을 10일 단축할 수 있었다’와 같은 증거들을 지원서 내용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원동기를 작성할 때는 본인이 지원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구체적이고 명확한 지원동기가 무엇인지, 입사 후 어떻게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지와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그리고 중.장기적 Career Vision을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새로운 서류 전형 방법으로 부각되고 있는 방법은 바이오데이터(Biodata)로 외국의 구글, 국내의 S그룹, D그룹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바이오데이터’라고 하니까 무슨 생물학적 데이터와 관련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Biographical data’를 줄인 말인데 , 쉽게 생각하면 ‘생활사 자료(life history data)’라고 보면 좋다. 바이오데이터는 기업의 고성과자와 저성과자를 변별할 수 있는 문항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자동차 종류는 어떤 것입니까? ⓵ 일반승용차 ⓶ SUV ⓷ 스포츠카 ⓸ 경차’ 문항의 응답비율에서 고성과자가 일반승용차에 많이 응답하고, 저성과자가 경차에 많이 응답했다면 이 문항은 고.저성과를 잘 변별할 수 있는 문항으로 바이오데이터 시험에 포함된다. 물론 지원자는 일반승용차에 응답해야만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역량기반지원서와 바이오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 기업에서는 바이오데이터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역량기반지원서 점수에 상관없이 일단 다음 전형으로 합격시키고, 중단 집단에 대해서만 서류 내용을 보고 전형 합격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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