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예술촌의 꽃들
원예 예술촌의 꽃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8.1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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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삼희/창신대학 소방방재학과 외래교수ㆍ시인

 
태양이 뜨겁게 느껴질 때는 시원한 파도소리가 그립다.
푸른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옥빛 남해 바닷가로 가다보니 삼동면에 위치한 원예 예술 촌이 나온다. 원예 예술촌은 전문가 중심으로 20명의 원예인이 이룬 마을이란다. 로마시대 정원을 관리하던 한 정원사가 자신이 만들 정원의 나무에 다듬는다는 뜻의 라틴어 이니셜 토피아(topia)를 새겨 넣어 유래한 곰돌이 토피어리, 정원에 문을 두드리면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소인국 사람들이나 꼬마 요정이 마중 나올 것 같은 작은 집도 있다.
그리고 풍차 정원은 바람이 세게 불면 불수록 더 힘차게 도는 멋쟁이 풍차로서 역경을 이겨가며 사는 지혜를 말해 주는 모습이기도 하다. 한 삽, 한 삽 정성을 들려 정원을 가꾼 시간이 이제 삼년 이란다. 철따라 꽃을 피우고, 그늘을 만들어주는 이국적 풍경이 거제 외도를 보는 듯 닮아 착각 속에 빠진다.
위풍당당 큰 수령의 메타세콰이아숲 아래 아스틸배(노루오줌)이라 불리는 꽃은 고사리 과의 꽃으로 습기와 물을 좋아하는 습성을 가져 촉촉이 젖어있다. 올망졸망 한 꽃과 벌개미취(국화과)는 제주도와 경기 이남의 산간계곡에 자라는 한국 특산 식물이다. 그리고 체리세이지는 허브종의 하나로 작고 빨간 꽃이 드레스를 입듯이 앙증스럽다. 모퉁이마다 줄줄이 늘어선 빨갛고 노란 한련화, 방패 같은 입과 투구 같은 꽃이 핀다하여 한련화다. 허브 식물이라 항생, 방향제로 많이 활용된다. 색깔별 수국은 6-7월 장마철에 핀다하여 수국의 이름을 가졌다.
다음은 회양목(사철나무)은 어떠한가. 꽃말이 참고 잘 견뎌 냄 이라고 되어있다. 사시사철 기특하다. 인내하지 못하고 성질 급한 인간들에게 주는 메시지 같아 보여 눈길 한 번 더 주고 돌아서 나온다.
이글거리는 태양은 뜨거워도 이국적 특색을 지닌 스물 한 채의 특색을 살린 집을 돌아 나오는데 나무 목판 하나 외로이 서서 망부석 같은 애절함을 전한다.
네가 내게 기대었는가. 내가 너를 안았는가. 두 몸인 듯, 하나 몸인 듯 서로 품은 그 모습이 사랑하는 아들의 형상을 닮아 기품어린 그 사람 배우러 나무아래 앉아 보네. 한 소절 한 소절 다 찡해 눈물겹다. 인생별거 있나 백년도 못살고 가고 어여쁜 꽃 아무리 고와도 잠깐 세월 속에 속절없이 지나니. 모든 부질없는 인간사 천년 살 것 같이 해본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건강할 때 좋은 곳으로 여행도 다니면서즐겁게 사는 것도 인생의 낙이고 기쁨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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