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배꼽(옴파로스)
아침을 열며-배꼽(옴파로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8.24 15: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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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
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배꼽(옴파로스)

최근 뉴스에 브라질과 인도, 중국 북부의 곡창지대에서 수 억 마리의 메뚜기 때가 창궐하여 식량 자원을 먹어치우고 있다면서 각 정부에서는 비상대책의 골머리를 앓는단다. 또한 식량수출국들은 식량안보의 위기를 직감하고 수출 금지의 빗장을 채우려는 움직임이라면서 코로나 전염병 이후에 식량 위기가 세계에 몰아칠 거라는 UN의 전망이란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서 바닷물이 따뜻해지고, 기상이변이 속출해 어느 곳은 폭우가 어느 곳은 가뭄이 극심하다. 아프리카와 북부 중국, 몽골 등 사막화도 심해지다고 아우성이지 않은가? 과학자들만이 아닌 인류 전체의 골머리이다. 지진, 기근, 전쟁, 전염병, 방탕문화로 종말은 가속화 되고…과거의 지구 역사나 천체의 교훈과 수수께끼에서 해결책을 찾고자 부단하게 과학자들은 노력하지만, 자존심이나 내세우는 정치인들은 우주의 중심이나 지구의 중심점을 놓고 설전을 벌인다.

중심점을 인체에 비유하면 배꼽이다. 생명의 신비가 시작되었다거나 상징적인 곳. 중국인들은 지구의 중심이자 우주의 중심이 자국 중화민국이라 하고, 이스라엘인들은 예루살렘이라 한단다. 춘분과 추분에 태양이 예루살렘의 정동(正東)에서 떠올라 정서(正西)로 지기 때문이란다.

천문지리에 문외한인 필자도 지구가 속한 태양계만 해도 수 억 만개의 별이 있다고 주워들었는데 우주엔 그런 태양계 같은 성단이 또 부지기수라 하니, 천재들인 과학자라도 쉬이 우주의 배꼽을 찾을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달나라나 더 멀리 간다고 뻥뻥대지만 말이다.

코로나19 재앙은 선진국, 후진국, 상류층, 하류층에 차별을 두지 않았고 인간의 한계점을 드러나게 했으며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가를 깨닫게 해주었다. 기상학자들이 기상이변에 대책을 검토하고 수립하겠지만 이 시간에도 성장제일주의의 인간들은 곳곳에서 자연파괴를 일삼고 있다.

비근한 예로 청정에너지를 운운하며 산을 깎아서 태양열 전기 생산을 한다. 산림파괴의 해악을 일일이 설명 할 필요가 없다. 탯줄이 영양을 공급해 생명을 길러내듯 자연이야 말로 인간생명유지의 배꼽이 아닌가?

사회적 거리 유지는 인간미를 빼앗아 버렸다. 악수도 포옹도 못 하는 삭막함이 타인과의 관계를 서먹하게 만든다. 관계의 사회적 동물에게서 체온을 느끼고 쓰다듬으며 정을 나누던 친밀감. 이제는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건성건성 스쳐지나가야 하니 배꼽 빠지게 웃을 일도 없어져 버렸다. 북한과 남한의 거리 만큼이고, 소·닭 보듯 해야 한다.

불공정, 불의의 인간들이 호의호식하며 권력과 부와 명예까지 독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비난하거나 욕해본들 시정될 리가 없으며 오히려 득세하고 있는 그 놈들은 배꼽 빠진 놈의 헛소리라며 비웃는 오늘의 대한민국 사회다.

어린 아기의 배꼽, 젊은 남녀의 배꼽은 싱싱한 생명력을 상징하듯 아름답다. 한반도의 배꼽 근처였던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삭 죽어버렸듯, 쭈글쭈글 늙어버린 노병의 배꼽, 더 추해지기 전에 떠나야겠다. 자랑스런 우리 진주의 시민(이형기)이 노래한 것처럼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답다’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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