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4)
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8.24 15:5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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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죽음의 의미와 종류(4)

같은 동양권이면서도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는 유교나 도교와 달리 내세관(來世觀)이 뚜렷하다. 죽음은 곧 다른 삶의 시작이요 종말이 아니라고 본다. 전생의 업보(業報)에 따라 금생에 태어나서 다시 업(業)을 짓고 죽으면 그 업과(業果)에 따라 내세가 열리지만 반드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불경에 험래과(驗來果)란 말이 나온다. 그 사람의 죽는 모습을 보면 내세의 과보를 미리 증험(證驗)한다는 뜻이다.

선업(善業)을 쌓으며 좋은 일 많이 한 사람이 죽을 때는 체온이 발바닥부터 식어서 배꼽에 이르며, 상체가 따뜻한 채로 죽으면 인도환생하고, 발바닥부터 식어서 머리까지 이르고, 정수리가 따뜻한 채로 죽은 사람은 천상의 세계에 태어난다 하였다. 악업을 쌓으며 나쁜 일 많이 한 사람이 죽을 때는 체온이 위로부터 떨어져서 배꼽에 이르고, 허리아래가 따뜻한 채 죽으면 아귀로 태어나며, 위로부터 식어서 무릎에 이르고, 무릎 아래가 따뜻한 채 죽으면 축생으로 태어나고, 머리부터 발까지 식어서 발바닥이 따뜻한 채 죽으면 지옥에 태어난다고 한다. 즉 각자 자기가 지은 업(業)에 따라 윤회유전(輪廻流轉)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선업(善業)을 닦고 내세를 예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삶의 형태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사바세계(娑婆世界)에서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사고(四苦)를 면할 수 없기 때문에 윤회(輪廻)의 고리를 끊고 그 사슬에서 벗어날 것을 추구한다. 그것이 곧 해탈(解脫)이다. 그래야 비로소 극락세계에 가서 부처가 되는 성불(成佛)이 필요한 것이다. 이와 같은 윤회사상은 정업(淨業)을 닦으면 서방정토(西方淨土)에 왕생한다는 대승불교의 정토신앙(淨土信仰)으로, 마음이 맑으면 대지가 맑아진다는 선종(禪宗)의 자성미타(自性彌陀) 신앙으로 발전한다. 그리하여 삶과 죽음이란 둘이 아니요 하나라는 생사일여(生死一如)의 미학으로 승화시킨다.

불교의 교리에 따르면 죽음은 생명력이 차단된 상태, 물리적인 몸과 마음의 기능이 완전히 멈춘 상태로 규정된다. 그러나 생명력은 몸의 죽음과 함께 완전히 파괴되지 않고 또 다른 형태로 바뀌어 그 기능을 계속 유지해나간다. 그러므로 사실상 모든 탄생은 환생이다. 불교에서 환생은 죽음 직후에 일어난다고 믿기도 하고, 49일간의 ‘중간 상태(Bardo)’를 거친 후 환생한다고 믿기도 한다. 이 중간상태에 대해서는 <티벳 사자의 서>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즉 죽음이란 이승에서 저승으로 이사를 가고 저승에서 또 다시 이승으로 윤회하는 것이다.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지는 것이요, 삶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불교에서 죽음은 천명을 누리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와석종신(臥席終身) 즉, 반듯하게 누워서 편안하게 죽는 것이 최상의 죽음이라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은 아주 잔인하게 묘사되고 있다. 이것은 힌두교의 지옥과 매우 유사하다. 죄지은 자에게 형벌을 주는 방이 즐비하게 있는데, 먼저 묻는다? 너는 깊은 물에 다리 놓아 월천공덕(越天功德)하였느냐? 배고픈 사람 밥을 주어 급식공덕(給食功德)하였느냐?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어 급수공덕(給水功德) 하였느냐? 벗은 사람에게 옷을 주어 착복공덕(着服功德) 하였느냐? 부모에게 효도하였느냐? 함정에 빠진 사람 건져주고 길 막은 사람에게 길을 터주었느냐? 웃어른의 말에 불손하게 답했느냐? 남의 눈을 속였느냐? 제 남편 놓아두고 남의 남편 우러러 보았느냐? 결과에 따라 형벌이 주어진다. 푸줏간의 고기처럼 살을 찢는 형벌, 불기둥에 묶어놓는 형벌, 얼음 연못 속에 잠겨놓는 형벌, 무릎을 으깨고 심장과 혀, 눈을 뽑는 형벌, 발과 손을 자르는 형벌, 큰 바위와 대들보 밑에서 으스러지고 곡 하는 형벌, 톱으로 썰고 껍질을 벗기는 형벌, 메뚜기와 쥐들이 살을 갉아먹게 하는 형벌, 돼지가 내장을 핥아먹게 하는 형벌, 거름더미 속에 빠지게 하는 형벌, 맷돌로 온몸을 가는 형벌, 말벌·개미·전갈·뱀들이 와서 쏘고 물어뜯는 형벌 등이 나열되고 있다. 21세기 초인 오늘날 전 세계 6억6000만명이 독실한 불교의 독실한 신봉자가 되어 불교라는 종교이자 생활방식을 따르고 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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