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공학자가 풀어 쓴 삶의 단면, 그리고 경계
재료공학자가 풀어 쓴 삶의 단면, 그리고 경계
  • 강미영기자
  • 승인 2020.08.27 15:49
  • 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주 출신 최영용 씨, 첫 시집 발간
진주 출신의 물리학자 최영용 씨가 첫 번째 시집 ‘가는 오늘, 오는 오늘, 그 속에 끼인 나’을 지난 7월 출간했다.

‘봄 어느 날에’, ‘여름 어느 날에’, ‘가을 어느 날에’, ‘겨울 어느 날에’ 등 총 4개의 장으로 이뤄진 이번 시집에는 총 80편의 짧은 시들이 실려 있다.

시인이 대표적으로 꼽는 ‘가는 오늘님, 오는 오늘님’을 비롯하여 80편의 시 곳곳에는 학창시절부터 30여년동안 시인이 살아오면서 순간순간 마주한 삶의 단면, 그 단면들을 통해 마주하는 경계, 그리고 경계 속에 담긴 삶과 우주의 근원적인 의미에 대한 고찰이 쉬운 일상의 언어로 풀어진다.

최영용 시인이 독특한 시 언어와 세계관은 그의 이력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시인은 경상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도미했다. 테네시 주립 대학교에서 재료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귀국해 교직 생활에 전념하다 현재는 회사원에서 해외 영업을 맡고 있다.

“순전히 코로나19 덕입니다”시인은 시집을 내게 된 계기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올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무너지면서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다가 퇴근 후 하루하루의 삶과 인생을 반추하면서 적은 글들이 시로 이어졌다. 여기에 학창시절부터 유학시절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노트에 습관적으로 적어두었던 글들도 다시 모아서 다듬어서 더했다.

그렇게 두어 달 글들을 만지다보니 제법 그럴싸한 시들이 나왔고, 우연히 연락하게 된 출판사 대표의 소개로 시집을 내기에 이르렀다. 불과 4개월만에, 물리학자, 교사의 경력을 가진 회사원에서 시인이 된 것이다.

최 시인은 “살다가 마음에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리저리 흔들릴 때마다 저에게 다가오는 자연의 경계, 마음의 경계, 생각의 경계를 살펴 짧은 몇 마디의 소리로 흔적을 뿌려 놓아 봅니다”면서 “지구상의 단 한 사람이라도 저의 글을 읽는 이가 있다면 무한한 행복이라 여기고 복 받은 사람이라 감사히 여기며, 서로 같이 흔들리는 마음들을 보듬어 갔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시인이 밝히는 독자들에 대한 부탁이자 자신의 마음가짐이다.

아울러 “시집 출간을 준비하면서 시를 쓰는 것이 마치 내 운명인 것처럼 느껴졌다. 이번 시집에 포함되지 않은 글들도 벌써 20 편이 넘어선다. 좀 더 많은 시를 읽고, 생각을 다듬으면서 다음 시집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강미영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