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남사예담촌 골목길을 거닐다
산청 남사예담촌 골목길을 거닐다
  • 양성범기자
  • 승인 2020.08.27 18:32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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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
기산국악당 국악공연…고즈넉한 한옥에서 느끼는 옛 정취
산청 남사예담촌 부부회화나무
산청 남사예담촌 부부회화나무

지리산 아래, 산청 단성면에는 옛 양반가의 한옥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제1호 남사예담촌이 있다.


잘 보존된 전통한옥마을로 고즈넉한 담장 너머 우리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산청군의 관광명소이다. 마을 입구에 주차장을 비롯해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차량을 이용한 가족여행에 제격이다. 우리 민족의 정서가 듬뿍 담긴 국악에 관심이 있다면 남사예담촌 내에 자리한 기산국악당은 반드시 들러야 한다.

마을이름에서 ‘예담’은 옛 담장이라는 의미다. 예를 다해 손님을 맞는다는 뜻도 함축하고 있다. 마을 전체가 고택들로 즐비하며 집 안뜰에는 수령이 300년이 넘는 회화나무의 녹음과 검은 기와지붕과 어울려져 마을 전체가 깊고 차분한 풍광을 나타낸다.

산청 남사예담촌 대나무 숲 까페
산청 남사예담촌 대나무 숲 까페

3.2km에 이르는 토석 담장은 국가등록문화재 제281호로 지정돼 있으며 대개 마을내 반가나 사양정사, 이사재 주위는 토담이 잘 남아 있으며, 마을안 서민들이 거주하는 민가에는 돌담이 많이 시용되어 전통사회의 신분에 따 담의 구조와 재료, 형식의 차이를 볼 수 있다.

담장의 높이는 2m로 영화나 사극에서 나오는 민가의 담장과는 달리 다소 높은데 골목을 걷는 사람이 아니라 말에 올라탄 사람 눈높이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곳에 쟁쟁한 반가가 많았다는 의미기도 하다.

도지정문화재 제118호인 이씨고가는 남사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집으로 1700년대 목조건물이다. 특히 집으로 향하는 골목 입구에는 부부사이의 영원한 사랑과 행복을 상징하는 부부회화나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가는 것은 남사예담촌의 필수 관광코스다. 최근에는 드라마 ‘왕이된 남자’ 촬영지로도 이름나 있다.

산청 남사예담촌
산청 남사예담촌

그밖에도 고택들을 개조해 만든 한방족욕체험장과 맛집들로 즐비하다. 마을 규모가 제법돼, 구경하다 보면 발이 아픈데 기와지붕 아래서 족욕을 즐기며 기와 사이로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면 폭염이며 피로도 확 풀리는 기분이 든다.

마을 골목길을 걷다보면 대나무로 둘러쌓인 특이한 카페가 눈에 띈다. 잘 정돈된 야외 대나무 숲 사이에 마련된 탁상에서 마시는 커피 맛이 남다르다.

남사예남촌의 전체 풍광을 보고싶다면 남학정으로 가보자. 제1주차장에서 남사육교를 통해 차 도로를 지나 올라갈 수 있다.


마을을 감싸 안 듯 돌아나가며 흐르는 남사천을 건너면 국악계 큰 스승으로 손꼽히는 기산 박헌봉 선생을 기념하는 기산국악당을 비롯해 백의종군하는 이순신 장군이 묵어갔다는 산청 이사재(경남문화재자료 328호)가 있다.

◆기산국악당 = 남사예담촌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기산국악당은 기산 박헌봉 선생의 업

박경랑류 교방소반춤
박경랑류 교방소반춤

적을 기리고 기념하기 하기 위해 2013년 개관했다. 복원된 기산 선생의 생가와 기념관에는 기산선생의 업적과 유품, 집필 서적, 국악기 전시 등 선생의 전기는 물론 우리 민속음악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야외무대에서는 기산 박헌봉 선생의 제자들을 비롯해 스타 국악인과 명무, 지역 전통문화 예술인들이국악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본래 이번 주 토요일에는 국악으로 이뤄지는 아카펠라 ‘두레소리’가 공연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23일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가 발령돼 안타깝게 취소됐다.

지난 22일에는 기산국악당에서 전통 춤사위로 하나되는 명무전이 공연됐다. 우리나라 전통무용의 핵심적인 춤으로 구성돼 ‘명무전’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사)궁중무용춘앵전보존회 박은영 이사장의 ‘춘앵무’에 이어 과천무동답교쇠놀이 오은명 예능보유자의 ‘이매방류 살풀이’ 춤이 공연됐는데 살풀이는 재난을 예방하거나 재난을 불러오는 액(厄)을 풀기 위한 무속에서 나온 제의적 성격의 춤을 뜻해 코로나19 사태와 큰 물난리를 격고 난 후라 의미가 남달랐다.

오은명 ‘이매방류 살풀이’
오은명 ‘이매방류 살풀이’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1호 주교방굿거리춤 1기 이수자 박경랑씨가 ‘박경랑류 교방소반춤’을 선보였다. 머리에 작은 접시와 물잔을 이고 물을 쏟지 않고 추는 춤은 사뭇 신기해 보였다.

또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김호동 교수의 ‘한량무’, 파주무용협회 김은희 지부장의 ‘최종실류 소고춤’, 삼성궁마고예술단 이영숙 예술감독의 ‘한영숙류 태평무’도 함께 공연됐다.

코로나19의 확산이 가라앉고 방역단계가 완화된다면 공연은 예정되로 11월까지 이어진다. 양성범기자·사진/이용규기자

산청 남사예담촌 한방족욕체험장
산청 남사예담촌 한방족욕체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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