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전신 건강에 영향 주는 치주염
도민보감-전신 건강에 영향 주는 치주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8.30 15:4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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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전신 건강에 영향 주는 치주염

감기 다음으로 발병률이 높은 질환이 바로 치주 질환이다. 무려 전 국민의 85~90%가 한 번 이상은 경험한다. 치아를 둘러싼 주위 조직들 즉 잇몸이라고 불리는 치은, 치주인대, 치조골 등 치주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치주 질환이라고 하고 치은에만 염증이 국한되면 치은염, 염증이 치은과 주변 뼈까지 진행된 경우를 치주염이라고 한다.

건강한 치주 조직은 치아를 지탱하고 단단한 음식물도 씹어 먹을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음식 섭취 후 생기는 세균, 타액, 음식물 찌꺼기 등으로 형성된 끈끈한 얇은 막인 치태 즉 플라그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치태가 점점 쌓이고 딱딱하게 석회화되어 거친 표면의 치석이 되고, 세균은 이런 치석에 쉽게 부착하고 번식하여 잇몸에 염증, 즉 치은염을 일으킨다. 이 염증이 반복되면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조골이 파괴되어 치주염을 일으킨다.

가벼운 치은염의 경우 잇몸이 빨갛게 붓고 출혈이 발생한다. 이때 염증이 더 진행되어 치주염으로 발전하면 구취가 나고 고름이 나오고 씹을 때도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치아가 흔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치주염은 치아의 건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입속에는 수 조개의 세균이 존재하고 잇몸 주변에는 미세 혈관이 발달해 있다. 따라서 잇몸에 작은 염증만 있어도 세균이 혈관 속으로 들어가 전신을 돌며 감염을 일으켜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세균이 직접 침투되어 동맥경화, 심장병, 뇌혈관질환 등의 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세계 건강 기구들도 치주 건강에 주목하고 있다. 치주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칫솔질이다. 칫솔질을 통해 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식사 후에는 칫솔질을 하고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사용하여 치아 인접면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치주염을 풍치라고 한다. 주로 노화나 질환이 만성화된 경우는 신장의 기운이 약해져서 발생하는 허증으로 구분하고, 염증과 통증이 심한 급성의 경우에는 위와 대장의 과다한 열로 인해 발생하는 실증으로 구분하여 치료한다. 약해진 잇몸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염증과 부기, 통증 등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약재를 달인 물을 이용하여 가글을 하는 등 외치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내복하는 한약을 처방하기도 한다. 침 치료 또한 잇몸질환에 효과적인데, 특히 염증으로 잇몸이 붉고 열이 나거나 화농이 된 경우에 침 치료가 탁월한 효과가 있다.

치주염에 도움이 되는 식재료로 시금치를 추천한다. 한의학에서는 시금치를 파릉이라고 부르며, 아주 오래전부터 치주 질환 치료제로 사용해왔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시금치는 지혈작용을 하고 피를 식혀주며 장을 윤택하게 하고, 음을 수렴시키는 작용이 있어 잇몸에 피가 날 때, 괴혈병이 있을 때, 당뇨로 입이 마를 때 효과적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시금치에는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잇몸의 부기를 가라앉히고 지혈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세균번식도 억제해 준다. 또 시금치에 풍부한 철분과 칼슘은 골격 발육에 효과적이어서 치아의 밀도를 높여주고 치아 표면에 치석이 형성되는 것을 예방해주므로 시금치를 섭취하면 치주염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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