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5)
칼럼-죽음의 의미와 종류(5)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0.08.31 16:0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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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죽음의 의미와 종류(5)

다음은 힌두교에서의 죽음에 대하여 알아보자. 힌두교라면 우리에게는 매우 생소한 종교이지만 인도라는 나라 이름이 ‘힌두’와 같은 어원(語源)이라는 점부터가 그의 유구한 역사를 짐작케 한다.

인더스 문명과 함께 기원전 2500년경에 발생하여 후에 바라문교와 융합하고 불교를 파생시킨 인도의 토착종교로서 4000여 년이 지난 오늘에도 인도 10억 인구의 83%가 이를 신봉하고, 네팔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많은 신도를 가진 종교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종교이다. ‘마치 사람이 계절에 따라 헌 옷을 벗어 버리고 다른 새 옷으로 갈아입듯이 이 몸속에 살고 있는 아트만(atman:자아·혼·의식)도 낡은 몸뚱이를 벗어 버리고 다른 새 몸뚱이로 옮겨 가는 것이다’, ‘풀벌레가 풀잎 끝에 다다르면 다른 풀잎을 잡고 건너가듯이 이 아트만도 지금 머물고 있는 이 육신을 벗어 버리고 다른 육신으로 건너간다’이와 같은 인도의 고대 경전(베다와 우파니샤드)에서 힌두교의 일관된 정신과 불교 윤회사상의 원류를 보게 된다. 사람의 신분을 이른 바 ‘카스트제도’라고 하는 사성계급(四姓階級)으로 나누어 철저하고도 가혹한 영구불변의 차등을 두고 있지만 그들은 비록 자기가 하층천민계급(下層賤民階級)으로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전생(前生)의 업보(業報)라고 믿기에 불만 없이 이를 감수한다.

동시에 현세에서 선업(善業)을 쌓아 내세에는 상층계급으로 태어나도록 준비하고, 나아가서는 지배계급으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그것은 윤회를 거듭하는 영겁(永劫)속의 한 찰나에 불과한 것이어서 궁극적으로는 윤회(輪廻)의 사슬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해탈(解脫)을 추구한다. 그러기에 ‘삶은 삶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있는 것이다.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은 곧 잘 죽어야 한다는 말이요, 잘 죽어야 한다는 것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곧 해탈이다’라는 철학이다. 인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생명의 물인 갠지스 강이 흐르는 성스러운 곳에서 화장한 유골의 재를 뿌린다. 그렇게 되면 화장한 유골의 주인은 더 이상 이 고통의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기독교와 가톨릭에서의 죽음에 대하여 알아보자. 기원전 4세기 아테네법정에서 피할 수도 있었던 처형을 스스로 자초하여 태연히 독배를 마셨던 소크라테스는 ‘인생이란 고귀한 영혼이 비천한 육신(肉身)안에서 옥살이하는 질곡(桎梏)이요, 죽음은 고귀한 영혼이 비천한 육신의 감옥(監獄)에서 풀려나는 경사’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그러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그리스 철학자들이 믿었던 영혼불멸설(靈魂不滅設)이 기독교에 들어와 정통교리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요한복음 11장 25, 26절에 나오는 이것은 예수의 말씀이요 이처럼 영생과 부활을 믿는 종교가 기독교이다. 성경에서는 죽음을 준비하는 것을 ‘지혜로운 사람의 바람직한 태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유한성과 죽음의 불가피성에 이렇게 충고하고 있다.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창세기 3:19). 지혜 있는 사람도 죽고, 어리석은 자나 우둔한 자도 다 죽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평생 모은 재산마저 남에게 모두 주고 떠나가지 않는가? 사람들이 땅을 차지하여 제 이름으로 등기를 해두었어도 그들의 영원한 짐. 그들이 영원히 머물 곳은 오직 무덤뿐이다. 사람이 제아무리 영화를 누린다 해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으니, 미련한 짐승과 같다.(시편 49:10~12). 하나님을 믿고 그 가르침에 따라 살다가 죽으면 육신은 썩어 사라지지만 영혼은 하늘나라에 올라가 영원히 산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들은 시신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고 오직 죽은 자를 하나님 곁으로 보내기 위하여 경건한 마음으로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한다. 또한 우주공간에 오직 한 분인 유일신인 하나님 이외의 그 어떤 신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조상의 제사(祭祀)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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